文化ライフ 뮤지컬 이블데드 2018/07/26 17:09 by 오오카미




어제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뮤지컬 이블데드를 관람했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캐나다산 뮤지컬이다.
쇼보트 제작, 조지 라인블랫(George Reinblatt. 1977-) 대본/작사,
크리스토퍼 본드(Christopher Bond. 1977-) 등 작곡, 손지은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부 75분, 인터미션 15분, 2부 60분이다.
2003년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의 트랜작 클럽(Tranzac club)에서 초연했고
한국 초연은 2008년이었다.
작년에 재연이 이루어졌고 올해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 뮤지컬 이블데드는
원작이 동명의 공포영화인 만큼 여름에 잘 어울리는 뮤지컬이라 하겠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애쉬 역 서경수, 스캇 역 유권,
애니 및 셀리 역 김려원, 린다 역 김히어라, 셰럴 역 김리,
제이크 역 육현욱, 에드 역 문장원, 루돌프 및 멀티 역 손지환,
앙상블 역 이태준, 유다해 배우였다.



뮤지컬 이블데드의 원작은 샘 레이미(Sam Raimi. 1951-) 감독의 동명영화 이블데드 시리즈다.
감독은 1편 The Evil Dead(1981), 2편 Evil Dead II(1987). 3편 Army of Darkness(1992)을 연출했다.

S마트에서 일하는 주인공 애쉬는 여동생 셰럴, 회사동료이자 사랑하는 여인 린다,
절친한 친구 스캇, 스캇의 새 여자친구 셀리와 함께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유일한 출입구인 깊은 숲 속에는 누군가의 오두막집이 한 채 있었다.
이 집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걸 사전답사로 확인했던 애쉬는 이곳을 숙소로 정한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오두막 지하실에서 일행은 오래된 책과 녹음기를 발견하는데
녹음기 안의 카세트테이프에는 집주인인 듯한 남자의 음성이 녹음되어 있었다.
고고학자라고 자신을 밝힌 남자는 딸과 조수와 함께했던 여행지에서 이 책을 발견했고
책의 제목은 죽음의 책이고 인간의 가죽으로 만들어졌으며 인간의 피로 쓰여졌다고 했다.
조용히 연구하기 위해서 이 오두막으로 책을 가져왔고
연구결과 책에 쓰인 주문을 외우면 악마의 영혼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도 밝혔다.
테이프의 내용은 남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주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원작영화 1편에는 애쉬, 셰럴, 린다, 스캇, 셀리가 등장한다.
1편의 리메이크 및 보강판인 2편에서는 1편의 등장인물 외에
고고학자인 아빠를 찾아서 오두막을 방문하는 애니, 고고학자의 조수이자 애니의 남자친구 에드,
오두막으로 향하는 다리가 끊어져 있어서 당황하는 애니와 에드에게
돌아가는 다른 길을 안내해주는 제이크와 바비조 커플이 추가됐다.
3편은 애쉬가 죽음의 책의 힘에 의하여 중세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되나
그곳에서 악령들을 물리치는 활약을 하고 현재로 다시 돌아온다는 스토리인데
S마트에서 일하는 애쉬가 고객들에게 영웅담을 자랑하는 뮤지컬의 마지막 장면이 3편의 엔딩 장면이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호러를 가장한 코믹뮤지컬이다.
2부 후반부에는 배우들이 1층 객석으로 내려와 우의나 MD 티셔츠를 입고서 피를 묻힐 준비를 하고 있는
앞열 객석의 관객들에게 핏빛 물감을 묻히거나 뿌리는 블러드 쇼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두막의 거실 벽에 걸려 있던 사슴 박제 루돌프.
부활한 악마의 영혼은 인간뿐 아니라 사물에도 빙의되어 주인공들을 위협한다.



제이크 역 육현욱 배우.
그는 단단한 근육질 몸매로 파워풀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B급 코미디를 내세우는 뮤지컬 이블데드이기에 다소 황당한 설정이 많이 보인다.
원작에서는 제이크와 바비조 커플이 애니 일행에게 길안내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뮤지컬에선 제작자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서
제이크 역의 남자배우에게 바비조 역할까지 시키는 걸로 설정되어 있다.
여자배우가 남자 역을 겸하는 것이 보다 재미있을 것 같으니
바비조가 제이크 역을 겸하는 걸로 바꾸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내용면에서는 애니가 오두막으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대사 한 문장만 넣어 줘도 제이크와 바비조라는 캐릭터 자체를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겠다.



셀리 및 애니 역 김려원 배우.

김려원 배우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 보았는데 큰 키가 우선 인상적이었다.
셀리를 연기할 때에는 백치미 가득한 푼수였으나
애니를 연기할 때에는 야무지고 말 많은 똑순이여서
같은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이미지를 잘 표현한 점도 칭찬하고 싶다.
개인적으론 이날 공연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우였다고 손꼽고 싶다.



앙상블 역 이태준, 유다해 배우.

이블데드는 앙상블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1부에서는 악령들에 의해 숲이 살아움직일 때 나무 분장을 하고서 등장하고
2부에서는 주문에 의해 오두막으로 결집한 좀비들이 블러드 쇼를 할 때 가세한다.



스캇 역 유권 배우와 셰럴 역 김리 배우.

이블데드는 1부와 2부 공연 시작 전의 장내 아나운스 멘트가 위트 있었다.
날씨 이야기도 하고 배우 소개도 하여 공연에 대한 친근감을 더해 주었기 때문이다.
2부 공연 시작 전 멘트에서는 김리 배우에 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녀는 일본의 유명한 극단 중 하나인 시키(사계)에서 3년 간 활동했다고 한다.
1부에서 셰럴이 종종 내뱉는 일본어(셀리는 중국어로 인식함)의 연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리 배우는 극 중에선 가장 나이 어린 막내 역할이지만 실제로는 출연 여배우 중 가장 연장자라고.

셰럴은 이 공연의 여성 캐릭터 중 가장 비중 있는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다섯 명의 주인공 중 가장 먼저 악령에게 빙의되어 좀비가 되는 인물이기도 하고
좀비가 된 후로는 입이 걸레가 되어 오빠와 언니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 센 캐릭터다.
파워풀한 좀비를 연기한 김리 셰럴은 스캇의 그곳을 가리키며 작아서 잡히지도 않는다는 등
방울 두 개를 뽑아서 저글링을 해 주겠다는 등 음담도 서슴지 않는다.

스캇은 여자들이 모두 좀비가 되어 버린 후에서야 친구 애쉬의 품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보통 공포영화에서는 여자주인공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에 비하여
이블데드에서는 그나마 남자들이 후반부까지 버틴다는 점이 독특하다.
스캇이 자신의 창자를 끄집어내는 장면은 대표적인 웃음포인트다.

뮤지컬 이블데드의 넘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애쉬와 린다가 달콤하게 사랑을 노래하는 에스마트 하모니인데
커튼콜에서 이 사랑스러운 넘버를 원수지간인 셰럴과 스캇이 노래하며 코믹한 무대를 선보였다.



린다 역 김히어라 배우.
사실 이날 공연을 선택했던 이유가 애쉬 역 서경수 배우 외에 린다 역 김히어라 배우 때문이었지만
의외로 린다보다는 셰럴과 애니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날 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노래할 때 갈라지는 듯한 음색이 들리기도 했다.

공연 중 재미있었던 점 중 하나는 후라이팬 놀이다.
애쉬, 린다, 스캇, 셀리 네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게임을 펼치는데
따로 벌칙을 받을 사람을 정하지 않고 정말로 실전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이날 공연에선 김히어라 배우와 김려원 배우가 자기 차례에서 틀려서
이마 맞기 벌칙을 받았는데 벌칙 받으면서 보이는 여배우들의 리얼한 반응이 웃음을 자아냈다.



애쉬 역 서경수 배우.

키가 크고 개그 연기가 좋아서 좋아하는 배우다.
그는 뮤지컬 오! 캐롤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느끼하면서도 섹시한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었다.

그는 이날 공연에서도 매력 넘치는 애쉬를 연기했다.
좀비화된 자신의 오른손과 1인극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한 손 덤블링를 선보여서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훤칠한 키와 탄탄한 몸매가 매력적인 데다가 코믹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에드 역 문장원 배우.
에드는 대사가 거의 없다. 에드가 하려는 말을 애니가 가로채서 전부 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등장했던 제이크처럼 굳이 내용면에선 없어도 되는 캐릭터이나
B급 코미디를 지향하는 뮤지컬 이블데드에서는
대사 없는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에드에게 솔로곡을 한 곡 맡기고 있다.

커튼콜 때 재미있었던 점이 배우들이 개별 인사를 할 때에
극 중에서 다른 캐릭터가 부르는 넘버를 불렀다는 것이다.
애쉬의 넘버를 에드가 부른 탓에 보통 주연이 맨 마지막에 무대 위에 등장하지만
이날 공연에서는 에드가 마지막 주자로 개별 인사를 했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피가 낭자하지만 유쾌한 코믹뮤지컬이다.
좀비가 등장하지만 비명 대신 웃음이 가득한 공연이다.
호러 분위기를 띠고 있기에 무더운 여름에 또한 잘 어울리는 뮤지컬이다.



뮤지컬 이블데드 수록곡

- Act One -
1. 숲 속의 오두막 "Cabin in the Woods" - Ash, Linda, Scott, Shelly, and Cheryl
2. 에스마트 하모니 "Housewares Employee" - Ash and Linda
3. 우린 끝났어 "It Won't Let Us Leave" - Cheryl
4. 누가 좀빌까 "Look Who's Evil Now" - Cheryl and Shelly
5. 조낸 퐝당해 "What the Fuck Was That?" - Ash and Scott
6. 투게더 "Join Us" - Cheryl, Moose, and House Spirits
7. 확실한 사나이 제이크 "Good Old Reliable Jake" - Jake, Annie, and Ed
8. 에스마트 하모니 "Housewares Employee (Reprise)" - Ash and Linda
9. 난 킬러가 아냐 "I'm Not a Killer" - Ash

- Act Two -
1. 난 킬러가 아냐 "I'm Not a Killer (Reprise)" - Ash
2. 엑스트라 좀비 "Bit-Part Demon" - Ed
3. 개죽음 당해 "All the Men in My Life Keep Getting Killed by Candarian Demons" - Annie, Ash, and Jake
4. 젠장 망할 년 "Ode to an Accidental Stabbing" - Jake and Annie
5. 네크로노미콘 "Do the Necronomicon" - Demons
6. 좀비와의 전쟁 "It's Time" - Ash and Company
7. 우린 안 죽어 "We Will Never Die" - Demons
8. 박살내 줬어 "Blew That Bitch Away" - Company





뮤지컬 이블데드 커튼콜.
이번 주는 커튼콜 촬영이 가능한 커튼콜 데이가 진행된다.










2017년 7월에 관람했던 뮤지컬 이블데드 커튼콜.
캐스팅은 김대현, 우찬, 정가희, 신의정, 송나영, 이훈진, 안영수, 김은총, 이종찬, 정예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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