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햄릿 디 액터 2018/07/10 01:29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햄릿 디 액터를 관람했다.




연극 햄릿 디 액터는 하모니컴퍼니가 제작했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각색/연출을 성천모, 음악을 이혜린이 담당했고 
배경음악의 피아노 3중주는 이다솜, 차명선, 정지윤이 연주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햄릿 역 류지완, 사라 역 서지유, 캠벨 역 김형균 배우였다.



무대는 고풍스럽게 꾸며졌다. 높게 솟은 뾰족한 장식에서 고딕 양식의 색채가 느껴진다.
무대 중앙에 설치된 계단은 2층 높이, 무대 우측 계단은 무려 3층 높이에까지 이르고 있어서
3층 높이로 구성된 자유소극장의 공연장 특징을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무대 우측 급경사의 계단에서는 홍일점인 서지유 배우가
계단과 계단 사이의 공간으로 상반신을 빼내고는 계단 위에 수평으로 누운 채 
요염하면서도 위태로운 자세로 대사를 하는 등 극적인 효과를 낳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3층 높이의 계단을 무대에 설치한 것부터가 연출의 대담성을 보여준다.
3층 계단은 그 크기만큼이나 관객을 압도했고 무대에 무게감을 더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왕궁을 방문한 남자배우 캠벨 역의 김형균 배우.



왕궁을 방문한 여자배우 사라 역의 서지유 배우.

선왕의 죽음 후 우울증에 걸린 아들 햄릿을 보다못한 왕비 거투르트는
마침 왕궁에 찾아온 유명한 배우 캠벨과 사라를 왕자의 거처로 보낸다.
두 배우가 멋진 연기로 햄릿의 근심을 잊게 하고 원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햄릿은 두 배우의 연기를 본 후
왕과 왕비에게 보여줄 연극을 상연하고 싶으니 두 배우에게 함께 무대에 올라 달라고 부탁한다.

실은 선왕의 유령이 어젯밤 햄릿 앞에 나타나 자신은 독사에 물려서 죽은 것이 아니라
동생 클로디어스에 의해서 독살당했다며 아들에게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는 형의 뒤를 이어서 덴마크의 새 왕이 되었고 형수 거투르트를 왕비로 취했다.
햄릿은 살인자인 숙부와 정절을 지키지 않은 모친의 죄를 고발하고 비난하기 위해서 
왕이 혈족에게 독살당한다는 내용의 연극 '곤자고의 암살'을 무대에 올린다.
햄릿이 연출한 연극의 의도를 알아차린 클로디어스는 연극을 보다 말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독살 장면에서 불쾌한 표정으로 퇴장하는 클로디어스의 모습을 보고서 햄릿은 유령의 말이 사실임을 확신한다.



햄릿 역 류지완 배우.

클로디어스가 퇴장하자 캠벨과 사라는 연극을 중단할 것인지 햄릿에게 묻는다.
햄릿은 연극을 속행하여 선왕을 암살하고 왕위에 오른 자의 악행을 고발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그리고 이 장면부터 연극 곤자고의 암살이 아니라
햄릿 자신이 각본을 쓰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극 햄릿으로 내용이 바뀌게 된다.
햄릿은 상상한다. 왕을 노하게 했으니 왕비가 자신을 호출할 것이라고.
사라가 왕비 거투르트를 연기하며 왕자를 부르자 햄릿은 모친의 처소로 향한다.
거투르트는 햄릿을 나무라지만 도리어 햄릿은 정숙하지 못한 모친을 비난한다.
그런데 방 안에는 왕비와 왕자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더 있었다.
햄릿은 커튼 뒤에 숨어있는 그 자가 클로디어스 왕일 것이라 생각하고 검을 휘둘렀으나
둘의 이야기를 엿듣다가 죽게 된 자는 왕이 아니라 재상 폴로니어스였다.

햄릿에 의해 연출되는 극중극 햄릿은 우리가 알고 있던 햄릿의 스토리와 다르지 않다.
내용이 똑같이 전개된다.
연인 햄릿의 칼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충격으로 오필리어는 미쳐 버리고
들판을 떠돌다가 발을 헛디뎌서 시냇물에 빠져 죽고 만다.
친구 햄릿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게 된 레어티즈는 복수를 위해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왕은 햄릿을 죽이라며 레어티즈에게 독을 묻힌 칼을 내어준다.
하지만 결투 중에 칼이 바뀌어 정작 독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은 레어티즈였고 
햄릿을 위해서 왕이 준비해 놓았던 독배는 왕비가 대신 마셔서 숨이 끊어지게 된다.
햄릿은 결국 클로디어스를 죽임으로써 복수를 완수하지만
레어티즈와의 결투에서 베인 상처로 독이 퍼져서 그 역시 절명하고 만다.

원작 햄릿은 주요등장인물 모두가 죽음으로써 셰익스피어 비극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연극 디 액터는 그렇지 않다.
원작의 내용과 똑같이 이야기가 전개되었음에도 비극으로 끝나지를 않는다.
왜냐하면 왕비가 햄릿을 호출하는 장면부터는 현실이 아니라 연극이었기 때문이다.
햄릿의 상상력에 의하여 쓰여진 대본대로 무대 위에서 펼쳐진 연극이었을 뿐
실제로는 그 누구도 죽지 않은 것이다.
연극이 끝나고 햄릿 역의 햄릿, 왕비 역의 사라, 왕 역의 캠벨이 무대에 쓰러져 있을 때
햄릿을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무대 밖에서 들려온다.
왕비가 햄릿을 호출하는 것이다.
아마도 햄릿이 상상했던 대로 연극 곤자고의 암살로 왕을 화나게 만든 것에 관하여 나무라기 위해서일 것이다.
무대 밖으로 달려나가는 햄릿을 보여주며 연극 햄릿 디 액터는 막을 내린다.

과연 햄릿은 본인이 연출한 연극에서 행했던 것처럼 현실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까?
커튼 뒤에 누군가 숨어 있다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칼을 찔러 넣을까?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햄릿 디 액터는 연극이 지닌 힘을 간접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공연이었다.
연극으로 만들어 사전에 무대에 올려봄으로써
햄릿과 그 주변인물들에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을 예방한 것이다.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 연극을 통한다면 보다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극중극이라는 요소을 추가함으로써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극
햄릿 디 액터는 웅장하고 장엄한 정극의 느낌과
역동적이고 생기 넘치는 현대극의 느낌을 잘 조화시켜 센스가 돋보이는 햄릿이었다.





연극 햄릿 디 액터 커튼콜.

서지유 배우는 2011년 4가지 빛깔 햄릿 프로젝트 때 연극 햄릿으로 만나봤다.
당시에도 매력적인 오필리어를 연기했는데
이번 연극에서는 사라, 오필리어, 거투르트 등을 연기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었다.
오필리어가 시냇물에 빠져 익사하는 장면은 이 연극의 백미라 하겠다.
천장에서 장미잎을 연상시키는 빨간 종이가루가 우수수 흩날리며 찬란한 비장미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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