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하녀들 2018/07/03 15:07 by 오오카미




지난주 서초구에 위치한 소극장 씨어터 송에서 연극 하녀들의 첫날 공연을 관람했다.



무대는 하녀들의 주인인 마담의 방으로 설정되어 있다.
무대의 좌측에는 화장대, 우측에는 옷장과 침대가 놓여져 있고
객석과 가까운 무대 앞에는 전화기가 놓여 있는 협탁과 신발장이 위치하고
무대 곳곳에는 만개한 꽃이 장식되어 있다.
무대 중앙에는 커다란 원형 물체가 놓여져 있는데 이 물건의 정체는 극 결말부에 밝혀진다.



하녀들(Les Bonnes / The Maids)은 프랑스의 극작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가
1947년에 쓴 희곡이고 그의 대표적 부조리극이다.
창녀에게서 태어난 장 주네는 한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버려져서 양부모에게 입양되었으나
절도, 마약밀매, 탈영 등 각종 범죄를 저질러서 소년원과 교도소에 수감되어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30대가 되어서 형무소에서 쓴 시가 문단에서 인정을 받게 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뻔하였으나 작가의 재능을 아낀 문인들의 탄원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고 사회로 복귀한다.
장 주네는 노년에 베트남전쟁을 반대하고
흑인해방운동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지지하는 등 정치적 활동을 활발히 하였는데
하녀들에서도 마담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하녀들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억압과 탄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지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막이 오르면 마담(Madame)이라고 불리는 여자가 끌레르(Claire)라고 불리는 하녀를 닦달한다.
마담은 구두를 가져오라는 둥 옷을 가져오라는 둥 끌레르에게 이것저것 명령을 내릴 뿐만 아니라
네 몸에선 썩은 하수구 냄새가 난다고 말하면서 발로 걷어차는 등
하녀의 인격을 짓밟고 모욕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끌레르는 부당한 처우에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마담의 지시를 따른다.
하녀를 학대하는 마담이나 주인에게 학대받는 끌레르나 상황은 정반대이지만
두 사람 모두 각자가 처한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비추어지기도 해서
마치 사디즘(sadism) 성향의 주인과 마조히즘(masochism) 성향의 하인의 유희처럼도 보여진다.

그러나 억압과 종속의 한바탕 플레이는 시계 알람이 울리면서 분위기가 일변하게 된다.
마담이 오기 전에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면서 두 여자가 수선을 떨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마담과 끌레르는 사실은 둘 다 하녀이다.
마담 역을 했던 것이 동생 끌레르이고 끌레르 역을 했던 것이 언니 쏠랑주(Solange)다.
쏠랑주와 끌레르 자매가 마담을 모신 지는 수 년이 되었다.

두 하녀는 마담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마담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쏠랑주는 마담의 목을 끈으로 세차게 졸라서 교살하고 싶어하고
끌레르는 치사량의 수면제를 차에 타서 마담을 영원히 잠재우고 싶어한다.
두 하녀는 마담이 집에 없을 때 마담의 방에 잠입하여 마담의 옷과 장신구를 옷에 걸치고서 
마담과 하녀라는 역할극을 즐기면서 동시에 마담을 살해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병행했다.

두 하녀의 마담살해계획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마는데 일이 이렇게 될 것은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역할놀이를 즐기며 행했던 예행연습 때에도 살인은 실패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연습에서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던 것을 실전에서 완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익명의 고발로 인해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마담의 애인이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된
마담은 수면제를 탄 차를 마시지 않고서 애인을 만나러 외출을 해 버린다.

무대 중앙에 놓여 있던 원형 물체의 정체는 제단이었다. 마담 독살계획이 실패로 끝나자
마담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서 절망한 끌레르는 스스로 제물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마담을 위해서 준비했던 차를 들이킨 끌레르는 제단에 누워 눈을 감으며 쏠랑주에게 유언을 남긴다.
내가 못다한 꿈을 언니가 이루어 달라고.
언니가 시베리아의 감옥으로 향할 때 내가 언니의 가슴 속에서 함께할 거라고.

오세곤 번역, 정지현 연출의 하녀들의 공연시간은 95분이다.
마담 역에 황연희, 끌레르 역에 송인성, 쏠랑주 역에 이혜진 배우였고
현진, 김정은, 김진솔 배우가 소리마녀 역으로 출연하여
듣기 꺼림칙한 소리를 발성하며 기이한 효과음을 연출했다.
마지막 장면은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의 의식으로 볼 수 있겠다.
인신공양을 해서라도 억압에서 풀려나 자유를 찾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송인성 끌레르는 기대했던 대로 열정이 넘쳐흘렀다.
황연희 마담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감칠맛 났고
주눅 들어 있던 모습과는 달리 마담의 목을 조를 때 쾌감을 분출하는 이혜진 쏠랑주도 개성 있었다.

마담이 극 중반에 쏠랑주와 끌레르의 이름을 혼동하여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의 실수가 아니라 원래 대사가 그렇다.
몇 년 간 함께 지냈으면서도 하녀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불러주지 않는
마담의 무관심을 대변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마담이 과연 하녀들에게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극 중반에 등장하는 실제의 마담은 자매의 역할극에서 보여졌던 괴팍하고 난폭한 여자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극단의 하녀들을 포함하여 이번이 세 번째 접하는 하녀들이었는데
하녀들의 주장처럼 마담이 사형에 처해질 정도의 폭정을 행했는가에 관하여는 관극할 때마다 의구심이 커져만 간다.
어찌 보면 연극 하녀들은 쏠랑주와 끌레르의 과도한 방어기제를 보여줌으로써
지나친 피해의식이나 현체제에 대한 무모한 반발을 경계하고 있는 작품일 수도 있겠다.





연극 하녀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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