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도그파이트 2018/07/03 08:13 by 오오카미




지난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뮤지컬 도그파이트를 재관람했다.
6월 23일부터 7월 1일까지 커튼콜 데이가 진행되어서 이번에는 커튼콜 영상을 담아올 수 있었다.



낸시 사보카(Nancy Savoca. 1959-) 감독의 동명영화 Dogfight(1991)가 이 뮤지컬의 원작이다.  
2012년에 미국에서 뮤지컬로 제작되었고 국내 공연은 올해가 초연이다.
뮤지컬의 음악과 가사는 1985년생 동갑내기인 저스틴 폴(Justin Paul)과 벤제이 파섹(Benj Pasek)이 작업했다.
파섹 앤 폴(Pasek and Paul) 듀오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2016)에서 작사,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 2017)에서 작곡과 작사를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는데
이들 영화보다 앞서는 도그파이트에서도 파섹 앤 폴이 창조한 매혹적인 음악이 청중을 사로잡는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버드레이스 역에 손호영, 로즈 역에 정재은,
볼랜드 역에 김보강, 번스타인 역에 김태규, 멀시 역에 백주연,
로즈 엄마 역에 유보영, 술집주인 역에 임춘길, 라운지가수 역에 최성원, 웨이터 역에 김정열 배우였다.



앙상블 역으로는 김수정, 김하나, 남궁민희, 박진상, 김준용, 이준호, 김형찬,
이종영, 이민규, 문장미, 백명한, 이다경, 강샤론, 김안젤라 배우가 출연했다.
노우성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부 65분, 인터미션 20분, 2부 65분이다.



1961년 1월에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 대통령은
남베트남의 공산화를 저지할 목적으로 미군 정규군으로 구성된 군사고문단의 파견을 결정한다.
동년 5월에 게릴라전과 군사훈련에 특화된 육군특수부대 그린베레(Green Berets)를 파병하는 것을 시작으로
1962년 5월에는 미해병대(United States Marine Corps)의 파병이 결정되었다.
1975년까지 약 20년 간 지속된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은 210만여 명의 병력을 파견했는데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의 자료에 의하면 이 중 58220명이 사망했고 그 중 해병대의 수는 14844명이었다.

뮤지컬 도그파이트는 베트남 파병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게 된
해병대 신참 군인들이 해병대에 대대로 내려져오는 '도그파이트' 게임을 벌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싸움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도그파이트는 진흙탕 싸움과도 같은 추잡한 게임이다.
게임 참가자들에게 인당 50달러씩을 걷어서 술집을 하룻밤 빌리고 파티를 연다. 남은 돈은 우승자의 상금이다.
참가자들은 데이트할 여성을 구해서 술집으로 데리고 온 후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춰야 한다.
춤을 추는 동안 숨어 있던 심사위원들이 데이트 상대의 외모를 심사하여 우승자를 결정하는데
가장 못생긴 여자를 데리고 온 참가자가 우승자가 된다.
도그파이트는 젊은 군인들에겐 장난 삼아서 벌이는 게임일 수도 있겠으나
멋진 데이트를 기대하고서 따라나섰던 여성에겐 잊을 수 없는 치욕이자 상처가 될 수 있는 잔혹게임인 것이다.



번스타인 역의 김태규 배우.

버드레이스와 볼랜드, 번스타인은 훈련소에서부터 5개월 간 함께한 친구들이다.
셋 다 이름이 B로 시작하여 이들에겐 벌 세 마리(Three Bees)라는 별명이 붙었다.
번스타인은 셋 중에서 가장 여린 친구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든 동정 딱지를 떼고 싶어서 안달하는 그의 모습에선 처량한 서글픔이 느껴졌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전장으로 떠나기 전에
여자를 한 번 품어보고 싶다는 원초적 본능을 그 누가 욕할 수 있겠는가.
또한 후반부의 전쟁 시퀀스에서는 아이처럼 겁에 떨며 울부짖음으로써 전쟁의 공포를 대변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볼랜드 역 김보강 배우.

볼랜드는 벌 세 마리 중 가장 강인하고 영악한 인상을 주는 캐릭터다.
멀시와 거래를 청산하는 장면에서는 남자다움은 사라지고
악당스러운 모습만 남아서 찌질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리기도 하지만 
벌 세 마리의 대장을 자처하며 행동력을 과시하는 모습에서는 역시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라고 하겠다.
김태규 번스타인과 김보강 볼랜드는 각자가 맡은 배역과 이미지가 잘 맞았다.



버드레이스 역의 손호영 배우.

환한 미소가 매력포인트인 손호영 배우는 순수하면서도 유쾌한 청년 버드레이스를 매력적으로 연기했다.
버드레이스는 도그파이트 게임의 파트너로서 로즈를 점찍고서
유창한 언변으로 그녀를 꼬드겨서 파티에 동행하게끔 만드는 선수급의 작업 실력도 보여주지만
로즈의 순수함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서 사과의 마음을 담아서
다시 한번 데이트를 신청하는 젠틀하고 순수한 내면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룻밤 이후 4년 만에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오는 그의 모습은 전쟁의 참혹함과 비참함을 고발하는 한편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향하는 그의 용기 있는 모습을 통하여
인간은 좌절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로즈 역의 정재은 배우.

로즈는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가게 일을 돕고 있으며 가수를 꿈꾸는 아가씨다.
파티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그녀에게 파티에 함께 가자고 데이트 신청이 들어왔으니 얼마나 설렜을까.
로즈는 외모가 못난 것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껏 화려하게 꾸밀 수 없다는 점에서
배역의 외모면에선 여배우에게 아쉬움이 있는 배역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리숙한 반면 한없이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다는 점에서
로즈는 겉보기와는 달리 매력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정재은 로즈는 멋진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여인의 마음을 여리고도 감미롭게 노래했다.



뮤지컬 도그파이트는 후반부의 전쟁터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전쟁의 잔인함을 군인들이 장난 삼아서 자행했던 도그파이트 게임으로,
전쟁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들을 도그파이트에 의해 모욕을 당한 여성들에 비유함으로써
극 전반에 걸쳐서 전쟁의 허무함과 잔혹함을 간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반전(反戰) 뮤지컬이다.

파섹 앤 폴이 만든 뮤지컬 넘버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순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도그파이트에 들뜬 해병대원들이 군복에서 사복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이 노래를 부르는데
부대 밖으로 외박을 나가는 군인들의 설렘과 기대감이 흥겨운 멜로디에 잘 담겨져 있고
치기 어린 청년들의 허세가 노랫말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너무나도 매력적인 넘버라고 생각한다.

술집에 모여서 춤을 추는 남녀들을 위하여 라운지가수가 부르는 댄스곡
'오 나의 천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연상시키는
다소 느끼하지만 감미로운 보이스와 은은하게 흐르는 멜로디가 잘 어울리는 넘버다.

도그파이트의 실체가 밝혀진 후 멀시와 로즈가 톤을 높여서 열창하는
'Dogfight'는 작품의 제목과 같은 타이틀의 넘버인 만큼
개싸움과 이런 추잡한 게임을 벌이는 남자들을 대놓고 비난하는 직설적인 가사와
분노를 담아서 폭발시키는 파워풀한 창법이 돋보이는 넘버다.

남녀주인공의 순수한 마음을 담아낸 듀엣 러브송 '첫데이트, 하룻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지만 아직은 서툴고 그래서 싱그러운 풋사랑을 노래한다.
멋지고 사랑스러운 넘버가 가득한 뮤지컬 도그파이트다.


- 1부 -

Prelude : 날 감싸줘(Take Me Back) - 로즈, 버드레이스, 앙상블
어떤 순간 그전(Before Some Kinda Time) - 볼랜드, 번스타인, 버드레이스
어떤 순간(Some Kinda Time) - 해병대원들
영원하라 벌 세 마리(We Three Bees) - 버드레이스, 볼랜드, 번스타인
헤이 걸 잠깐(Hey Good Lookin') - 해병대원들, 여성앙상블
길을 보여줘(At the Dinner)(Give Way) - 로즈
함께 가자 파티(Come to a Party) - 버드레이스, 로즈
Oh My Gosh(Nothing Short of Wonderful) - 로즈
함께 가자 파티(Reprise)(Come to a Party) - 로즈, 멀시, 해병대원들
Oh My Gosh(Reprise)(Nothing Short of Wonderful) - 로즈
파티 시작 전(Before the Party) - 로즈
춤을 춰(Blast Off) - 라운지가수
오 나의 천사(That Face) - 라운지가수, 번스타인, 볼랜드
함께 즐겨요(It's a Just Party) - 라운지가수
Dogfight(It's A Dog Fight) - 멀시, 로즈
웃기는 하루(Pretty Funny) - 로즈, 로즈 엄마, 여성앙상블


- 2부 -

Entr'acte(간주곡) : Hey, Good-Lookin'
우린 전쟁 영웅(Hometown Hero's Ticker Tape Parade) - 버드레이스, 번스타인, 볼랜드, 해병대원들
첫데이트, 하룻밤(First Date/Last Night) - 로즈, 버드레이스
Fancy Restaurant Music(Underscore)
첫데이트, 하룻밤(Reprise)(First Date/Last Night) - 로즈, 버드레이스
우린 전쟁 영웅(Reprise)(Hometown Hero's Ticker Tape Parade) - 볼랜드, 번스타인
Golden Gate Bridge(Underscore)
더 늦기 전에(Before It's Over) - 로즈
Before It's Over(Underscore)
길을 보여줘(Give Way) - 로즈, 앙상블
어떤 순간(Reprise)(Some Kinda Time) – 볼랜드, 번스타인, 버드레이스
War Sequence - 해병대원들
Transition : Take Me Back
대답해봐(Come Back) – 버드레이스
Finale : 날 감싸줘(Take Me Back) – 모든 배우 





뮤지컬 도그파이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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