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소설 컴퍼니 2018/06/28 17:16 by 오오카미




서울문화사에서 지난 5월에 출간한 일본소설 컴퍼니(カンパニー)를 읽었다.
여성작가 이부키 유키(伊吹有喜. 1969-)가 2017년 5월에 발표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일본에서 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작을 손에 들 수 있다는 것은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즐거운 일이다.

소설 컴퍼니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아오야기 세이이치(青柳誠一)
- 아리아케(有明) 제약회사 근속 25년차의 총무과 만년과장이고 총무과에서만 20년을 넘게 일했다.
47세가 된 올해에 아내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았고 회사에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었다.

세가와 유이(瀬川由衣)
- 아리아케 제약회사가 후원하는 여자 마라토너를 담당하는 트레이너였으나 해당 선수의 은퇴 선언으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만다. 20대 후반이고 근속 7년차다. 학생 시절에는 배구선수였다.

타카노 하루카(高野悠)
-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프린시펄(수석 무용수). 시키시마 발레단(敷島バレエ団) 출신이고
흑발의 귀공자, 세계의 연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타카사키 미나미(高崎美波)
- 시키시마 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차석 무용수). 참한 외모와 온순한 성품의 여성. 실력은 출중하나
무대에서 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는 타입이라서 16세에 해외 유학을 갔다가 포기하고 돌아온 전력이 있다.

아리아케 사라(有明沙良)
- 시키시마 발레단의 프린시펄. 아리아케 제약회사 회장의 외동딸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성.

시키시마 미즈호(敷島瑞穂)
- 시키시마 발레단의 단장. 유명한 무용수였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요즘에도 혈기는 젊은이 못지않다.

타나카 노아(田中乃亜)
- 미즈호 단장의 비서이자 30대의 현역 무용수. 시키시마 발레단의 최고참.

하세야마 소타(長谷山蒼太)
- 시키시마 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 차세대 유망주.

미즈카미 나유타(水上那由多)
- 인기몰이 중인 남성그룹 바바리안 J(バーバリアン・J)의 2군 소속이고 모든 춤에 능통한 20세 청년.



주인공 아오야기는 토쿄 초후시(調布市) 초후(調布)역 인근에 살고 있고 
동네 인근에는 타마(多摩)강이 흐르고 있다.
시키시마 발레단은 신다이지(深大寺) 쪽에 위치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명이 실재 지명일 때에는 지도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아오야기 세이이치가 재직 중인 아리아케 제약회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 다른 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아리아케 F&P(Food & Pharmaceuticals)로 사명을 바꾸고 Breakthrough(전진, 도약)를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아울러 합병을 계기로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골라서 커리어창조지원실이라는 신설부서로 이동시킨다.
이곳은 따로 정해진 업무가 없는 허울뿐인 부서로서
새로운 사업아이템 등 획기적인 기획안을 내놓지 못하면 6개월마다 급여가 삭감된다.
즉 이곳으로 발령이 난다는 것은 점점 줄어드는 급여를 받으면서라도 회사에 남아있고 싶으면 남아있고
그게 싫으면 알아서 회사를 나가라는 무언의 좌천인 셈이다.
전직 상관이었던 와키사카(脇坂) 이사에게 호출을 받고 달려간 아오야기는
커리어창조지원실로 부서이동이 결정났다는 통보를 받는다.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좌절하는 아오야기에게 이사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회장님의 따님이 소속된 발레단에서 회사 창립과 합병을 축하하는 공연을 연말에 무대에 올릴 예정인데
발레단에 파견을 나가서 일을 돕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면 회사의 대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거라고.

한편 아리아케 제약회사에서 스폰서를 맡고 있는 연예인급 인기의 여자 마라토너를 전속 담당하고 있던
세가와 유이는 선수의 갑작스런 은퇴 발표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커리어창조지원실 발령을 받게 된다.
유이의 입사를 도왔던 야마다(山田) 이사는 라이벌인 와키사카 이사 측에서
발레단을 지원할 트레이너 파견을 요청하자 이젠 남아도는 인력이 되어 버린 유이를 발레단에 파견한다.

40대 후반의 아오야기와 20대 후반의 유이는 연령차는 나지만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위기에 봉착했다.
좌천 부서로 발령이 남과 동시에 발레단 파견근무를 하게 된 이들에게 발레단 연말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마치기만 한다면 기사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당면한 문제는 이들이 발레와는 그동안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발레 문외한이라는 것이었다.



소설의 제목인 컴퍼니는 발레단원들이 발레단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이다.
컴퍼니(company)에는 '회사'라는 뜻도 있지만 '단체'라는 뜻도 있다.
물론 아오야기나 유이가 아리아케 F&P의 사원이니
회사라는 의미의 컴퍼니 역시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소설 컴퍼니는 무척 재미있었다.
발레단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가는 아오야기와 유이의 이야기와
평생 발레만을 해온 발레단장과 단원들의 이야기가 겹쳐지니
일반인과 예술가, 비전문가와 전문가가 어우러져 재미있는 상황들이 연출된다.

시키시마 발레단이 연말에 올리기로 하는 공연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로 결정된다.
왕자, 악마의 마법에 의해 낮에는 백조로 변하게 되는 아름다운 처녀 오데트,
악마 로트바르트, 그리고 로트바르트의 딸인 흑조 오딜이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는
4막으로 구성된 차이코프스키의 대표 발레곡이자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이 백조의 호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리고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연말 공연장의 상황을 바라보며
독자의 발레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증폭되어만 간다.
소설 컴퍼니를 손에 잡은 독자는 자연스레 발레 공연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발레단을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소소하게나마 발레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고 특정 장면이 언급되기도 한다.
백조의 호수 3막에서 흑조가 제자리에서 32회 턴을 하는 그랑 푸에떼(grand fouetté)가 언급되는 대목에서는
유튜브에서 공연 영상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아오야기와 유이 만큼이나 작품 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닌 인물은 타카노 하루카다.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선 발레리노인 하루카는 아리아케 F&P의 광고모델로 기용되어
고용주의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연말 발레공연에서도 무대에 반드시 서야만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실제 몸 상태는 은퇴를 생각해야 할 정도로 전성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상태다.
아오야기와 유이가 파견생활에 적응해가며 자아를 성장시켜가는 과정만큼이나
하루카가 정점에 선 고독한 일인자의 모습에서 서서히 주위에 마음을 열며 변화해가는 모습 또한 작품의 볼거리다.



발레단에 파견된 아오야기가 매료되고 마는 발레리나가 있으니 타카사키 미나미다.
그녀는 연습시간 때 아오야기 앞에서
라 바야데르(La Bayadere. 인도의 무희)의 여주인공 니키야의 춤을 선보인다.
소설 컴퍼니 때문에라도 백조의 호수와 라 바야데르는
공연장에서 직접 보지 못하면 유튜브 영상으로라도 찾아서 봐 볼 생각이다.

소설 컴퍼니는 유월부터 십이월까지 달 이름이 각 장의 제목으로 되어 있다.
발레단에 파견이 명해진 달부터 연말공연이 이루어지는 달까지의 이야기가 달 단위로 기술되는 것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이들 장을 탄탄하게 감싸고 있어서 발단에서 마무리까지 이야기가 깔끔하고 산뜻하다.



티켓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홍보전략으로 플래시몹이 계획될 때 등장하는 장소가 신주쿠의 알타 건물이다.
건물 중앙에 알타비전이라는 커다란 전광판이 있어서 눈에 잘 띄므로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건물이기도 하나
신주쿠역이 워낙 거대한 미로 같은 곳이라서
일본인 친구와 알타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나갔으나 이 건물을 찾으려고 한참을 헤맸던 기억이 있다. 






플래시몹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독일 베를린 역에서 발레단이 행했던 플래시몹이 언급되었기에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베를린 하우프트반호프(Hauptbahnhof) 역에서 2011년 3월 오즈의 마법사 공연 홍보를 위하여
베를린 국립발레단(Staatsballett) 단원들과 일반인들이 함께했던 플래시몹 영상이다.

소설 컴퍼니는 좌절을 경험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응원했고
남녀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싹트는 애틋한 감정을 마음속으로 지지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이 가득해서
이들의 후일담을 다룬 속편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질 정도로 마음에 든 소설이다.



소설 컴퍼니는 여성단원만으로 구성된 세계적인 극단 타카라즈카(宝塚)가극단에서
올해 2월부터 3월에 걸쳐서 뮤지컬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이부키 유키 소설가가 원작소설을 손에 들고 공연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이다.
뮤지컬에선 주인공 이름이 세이이치에서 세이지로 바뀌고 이혼이 아니라 사별한 것으로 바뀌는 등
설정에서 원작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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