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미인 2018/06/23 12:50 by 오오카미




지난 토요일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올해 초연하는 창작뮤지컬 미인을 관람했다.
홍컴퍼니 제작, 이희준 작, 정태영 연출, 신중현 작사/작곡, 서병구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1부 60분, 인터미션 15분, 2부 55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강호 역 정원영, 강산 역 이승현, 병연 역 허혜진, 두치 역 권용국, 마사오 역 김태오,
오사장 역 이정선, 후랏빠 시스터즈 역 박시인, 백예은,
앙상블 역 김수영, 박도경, 이민재, 신호빈, 장보람 배우였다.



뮤지컬 미인은 1930년대 경성의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륜관은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는 영화관일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쇼가 행해지는 유흥업소이기도 했다.
조선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강호는 하륜관에서 무성영화가 상영될 때에는 변사로 활약하고
무대에서 쇼가 행해질 때에는 가수로 노래를 부르는 변사가수였다.
하륜관에서는 강호 외에도 시인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여자가수 병연과
후랏빠 시스터즈라는 백댄서 겸 코러스가 인기가 있었다.
하륜관은 예전에 건달패 두목이었던 오사장이 경영하고 있고 그의 행동대장이었던 두치가 일을 돕고 있다.
노래하고 춤추고 영화 보며 룰루랄라 평안할 것만 같던 하륜관에
위기의 바람이 불어오게 되는 것은 강호의 형 강산이 찾아오면서부터이다.

강산은 일본유학파 엘리트다. 오랜만에 한국에 온 형을 강호는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강산이 하륜관에 온 이유는 단지 동생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강산은 독립운동조직에 가담하고 있었고 운동 자금을 전달하는 접선장소로 하륜관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강산과 두치는 어려서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기에 두치가 도움을 준 것이다.
그러나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어 접선 당일에 하륜관에 일본경찰이 들이닥친다.
일본인 형사 마사오가 경찰들을 이끌고 있었다.
강호는 마사오와 음악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 사이였기에 형의 석방을 탄원하러 경찰서를 찾아간다.



명희와 명경으로 구성된 후랏빠 시스터즈는 극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꾸며주는 일등공신이었다.
박시인과 백예은 배우는 우아한 춤사위와 풍성한 화음으로 쇼가 진행되는 무대를 화려하게 밝혀 주었다.
후랏빠 시스터즈의 코러스가 매력을 발하는 '알 수 없네', '기다려주오' 넘버를 추천하고 싶다.

후랏빠는 영어단어 flapper의 일본식 발음이다.
1920년대 신여성을 의미하는 플래퍼는 날개를 퍼덕거리는 모습을 나타내는 flap이란 단어에서 유래했고
기존의 관습에 반발하여 짧은 치마, 소매가 없는 드레스, 단발머리로 치장한 젊고 쾌활한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허혜진 배우가 연기한 시인이자 여가수 병연은 시대를 앞서가는 모던걸을 상징한 캐릭터이다.
프로그램북을 보니 병연은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을 모티브로 창조했다고 하니
자유로운 영혼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인 셈이다.
남성 정장과 똑같은 차림으로 등장하는 병연은 남녀평등, 여성해방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당찬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그녀가 집안의 과거를 알게 된 후 잠적해 버리는 장면에서
강하고 주체적인 캐릭터의 이미지는 여지없이 깨어져 버리고 만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미완의 캐릭터라고 하겠다.

두 시간 분량의 뮤지컬을 한 명의 작곡가가 기존에 발표했던 노래들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인지도는 있는 노래들로 채워져야 하니
그 작곡가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미인은 기타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 아티스트
신중현의 작곡가로서의 일면을 새롭게 확인해볼 수 있는 무대였다.

수록곡의 대부분이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발표된 노래들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겐 아무래도 조금은 낯설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의 음악들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김완선의 '리듬 속에 그 춤을(1987)'과
원곡은 1975년에 신중현과 엽전들이 발표하긴 하였으나
이선희가 리메이크한 '아름다운 강산(1988)' 이외에는 세대차이가 느껴지는 음악들로 여겨졌으니까.

가장 아쉬웠던 점은 내용이다. 굳이 일제강점기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을 필요가 있었을까.
작품의 제목 미인은 시대적 배경과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독립운동을 내용으로 할 거라면 차라리 아름다운 강산 쪽이 제목에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억압에 저항하고 항거하는 이념적인 주제보다는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이성과의 밀고 당기는 연애를 그린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 쪽이 신중현 작곡가의 음악과 보다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강호가 변사로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흑백무성영화가 무대 위 스크린에 상영되는 점은 참신했다.
영화를 상영하는 대신에 다른 배우들을 활용하여 
무대 위에서 영상과 똑같은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 보다 뮤지컬답긴 했겠지만.


뮤지컬 미인 수록곡

- 1부 -
1. 알 수 없네
2.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Inst.)
3. 떠나야 할 그 사람
4. 커피 한 잔
5. 떠도는 사나이
6. 봄비
7. 빗속의 여인
8. 소문났네
9. 꽁초
10. 떠도는 사나이 rep.
11. 문이 열릴 때
12. 싫어
13. 늦기 전에
14. 기다려주오
15. 님아
16. 거짓말이야
17. 봄비 rep.

- 2부 -
18. 간다고 하지 마오
19. 꽃잎
20. 나뭇잎이 떨어져서
21. 빗속의 여인 rep.
22. 님아 rep.
23. 인형
24. 미인
25. 리듬 속에 그 춤을
26. 미련
27. 늦기 전에 rep.
28. 아름다운 강산





뮤지컬 미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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