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 2018/06/07 17:54 by 오오카미




지난 일요일에 경향아트힐에서 넌버벌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을 관람했다.



키위미디어그룹이 제작했고 배우이자 음악감독인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다.
2017년 11월부터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고 공연시간은 70분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은은하게 수놓고 있다.
이 공연에선 다채로운 CG 영상이 사용되어 시각적 효과를 더하고 있는데
CG 영상이 무대 뒷면 벽뿐만 아니라 무대 앞면에 내려진 투명한 커튼에도 비추어져 입체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작년 봄에 관람했던 체코 뮤지션들의 내한공연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콘서트에서도
무대 뒷면과 앞면을 동시에 스크린으로 활용함으로써 입체적 효과를 발하는 무대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가야금 연주에 박나현,



아쟁 연주에 김보은,



대금 연주에 김한송이,


 
해금 연주에 오나연,



장구 연주에 선소이,



무용에 노원혜 배우였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오고무에서는 여섯 명의 배우가 모두 출연하여 신명나는 북춤을 선보인다.



썬앤문은 넌버벌 퍼포먼스, 즉 대사가 없는 공연이라서 외국인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언어의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난타, 점프 등 다양한 넌버벌 퍼포먼스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썬앤문은 국악을 토대로 하되 서양의 사운드를 접목시켜서 퓨전국악의 묘미를 잘 살려낸 공연이다.



발현악기(손으로 뜯는 현악기)인 가야금과
찰현악기(활로 켜는 현악기)인 아쟁이 듀엣으로 연주하는 첫 번째 노래에서는
두 연주자가 청바지와 힐과 같은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데다가
배경음으로 클럽에서 들을 법한 전자음이 사용되고 있어서 초반부터 퓨전음악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각 노래가 끝난 후에는 연주자들이 한 명씩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나와서
악기를 연주하는 방법과 악기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짤막하게 시연하는 순서가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한국인조차도 국악을 따로 공부하지 않은 이상 우리의 전통악기에 관하여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악기별로 모양을 보고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외국인의 경우는 내국인보다 감흥이 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순서 때 배우들이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넌버벌 퍼포먼스라고는 해도 악기의 이름 정도는 말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오나연 배우의 해금에 특히 주목했다.
해금은 이번 공연을 통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는데
딸랑 줄이 두 개뿐인데도 바이올린처럼 다양한 음역에서 매력적인 음색을 내는 것이 놀라웠다.
라벨의 볼레로를 전통악기로 합주하는 코너에서는 당당히 주멜로디를 연주하기도 했다.
가야금의 경우에도 피아노의 글리산도(건반훑기) 주법처럼
물 흐르는 듯한 손가락 놀림으로 빠르게 현들을 훑으며 만들어내는 영롱한 소리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공연 중간에는 관객이 참여하는 코너가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경상도 민요 '쾌지나 칭칭 나네'였고 또 하나는 폴리(foley) 무대였다.
쾌지나 칭칭 나네는 무대 위의 배우가 선창하면 객석의 관객이 후창하는 식이었는데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노래하기도 하여
배우와 관객의 친밀감을 높이는 무대이긴 하였으나
같은 후렴구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았다.

재미있었던 것은 폴리 무대였다.
폴리 무대란 미국의 음향기술자 잭 폴리(Jack Foley. 1891-1967)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구를 이용하여 다양한 소리를 창조해내는 무대를 의미한다.  
그는 영화에 사용되는 수많은 효과음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폴리 무대에서는 배우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도구로 효과음을 만들어냈고
여섯 명의 배우들이 객석에서 각각 한 명씩 관객을 무대 위로 데리고 나오면
관객들도 배우들이 했던 것처럼 똑같이 도구로 소리를 만들어보는 코너였다.
라면 봉지, 비디오테이프의 필름, 갈퀴, 접이식 부채, 함석판, 팥이 든 채를 이용하여
빗소리, 바람소리, 천둥소리 등의 효과음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채를 이용한 새의 날개 퍼덕이는 소리였다.
손을 살짝 오무려서 반원 모양을 만든 후 엄지손가락과 네 손가락 사이의 공간에
부채의 날개를 집어넣고서 부채를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어주면
부채의 날개면과 손가락이 부딪혀서 새의 날개가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재현된다.
솔직히 폴리 무대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대 뒷면에 비바람이 불고 새가 날아다니는 CG 영상이 상영되고
이 영상을 보면서 각각의 관객이 손에 들고 있는 도구로 효과음을 만들어내니
선입견과는 달리 멋스러운 무대가 연출되었다.
무대 위에 올라간 관객에게는 스마트링이 선물로 주어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고무였다.
퓨전국악인 만큼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사진 속 현대적 느낌의 의상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화려한 율동이 압권인 오고무의 특성과 비교해볼 때 의상의 색상이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채로운 컬러가 들어간 의상이 현란한 오고무엔 보다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오고무 코너에선 오히려 전통 한복이 보다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한복에는 고운 색상이 들어가서 화려한 색감이 더해지는 데다가 
풍성한 치맛자락이 움직임을 보다 크게 보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의상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을 언급하긴 했지만 어쨌든지 간에 오고무는 정말 좋았다.
여섯 배우가 일사불란하게 북을 치며 화사하게 춤을 추는 모습은
관객들을 황홀경으로 이끌며 한국의 멋과 예술의 극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넌버벌 국악 퍼포먼스 썬앤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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