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소설 프린테라 2018/05/29 14:44 by 오오카미




소현수 작가의 SF소설 프린테라를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진'이고 직업군인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일본만화 에어리어88(エリア88)의 주인공 카자마 신(風間真)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진이 아니라 '신'이지만 KBS에서 '지옥의 외인부대'라는 제목의 특집애니메이션으로
한국어 더빙 방영했을 때의 이름이 신이 아니라 '진'이었기에 오히려 진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된 것으로 프롤로그는 시작된다.
진 자신은 결혼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기분전환이 필요했던 것일까. 이혼 후 진은 프린테라 개척군에 자원한다.
프린테라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다른 은하의 행성이다.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로운 세상이 이어지자 지구의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전세계가 합심하여 인류가 이주하기 위한 새로운 행성을 찾는 작업이 가속화되었고
차원이동기술인 퀀텀워프의 개발로 먼 우주까지도 공간이동이 가능하게 된 후 
인류가 발견한 것이 바로 행성 프린테라였다.
프린테라에는 바다와 다섯 개의 대륙이 있어서 지구와 쌍둥이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환경이 비슷했지만
대기 중에 방사능 농도가 높아서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대기를 정화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인류의 이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별에서 이전부터 살고 있었던 원주민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얼핏 보기엔 오랑우탄과 흡사해 보이는 원주민은 너무나도 호전적이어서
인류와의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에 지구의 열강들은 군사력으로 이들을 절멸시키기로 결정한다.
이리하여 프린테라의 다섯 대륙에서 원주민 토벌을 위한 개척전쟁이 시작된다.



지구인들은 프린테라의 원주민을 야후라고 불렀다.
야후(Yahoo)란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1667-1745)의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 1726)의 4편 말의 나라에 등장하는 야수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말의 나라 편에선 말 모양을 한 지적이고 성숙한 인격체인 휴이넘(Houyhnhnm) 종족과
인간 모양을 한 탐욕스럽고 야만스러운 야후 종족이 등장한다.
작가는 휴이넘과 야후를 대조함으로써 짐승보다도 못한 탐욕스러운 인간을 풍자했다.
여담으로 세계 최초의 검색엔진 야후의 이름 또한 이 소설의 야후에서 유래했다.

프린테라 원주민인 야후의 인간에 대한 적개심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잿빛의 피부로 뒤덮인 야후는 새빨간 눈을 번뜩이며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으로 개척군을 공격해왔고
엄청난 힘으로 군인들을 갈기갈기 찢어발겨서는 그 조각들을 먹어치웠다.
야후는 완력뿐만 아니라 회복력도 뛰어나서 치명상을 입지 않는 한 상처가 금세 치유되는 능력도 지니고 있었다.
강인하고 기이한 외계생명체 야후에 관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야후는 커다란 입을 가지고 있으나 발성기관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전술을 구사하는 걸로 보아 말이 아닌 다른 소통방법을 갖고 있는 듯했다.
야후는 주로 지하에 동굴을 만들어 집단생활을 하는데 이들에게도 종교가 있는 듯이 보였다.
동굴의 최하층에는 거대한 신전 형태의 공간이 있었고 제단 부근에선 금속 형태의 유물이 탐지되었다.
동굴이 개척군의 공격을 받았을 때 우두머리로 보이는 야후가 유물을 챙겨서 도망치는 것이 목격되었다.
야후가 신성시하는 이 유물에 이들 종족의 비밀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개척군은
야후 절멸과 함께 유물 탈취를 목표로 추가했다.

진이 프린테라 개척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지도 2년이 흘렀다.
진이 속한 101특전대대는 제3대륙의 신전에 보관된 유물 탈취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상황은 무척 낙관적이었다. 레이더 탐지에 의하면 지하에 남은 야후의 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오늘 중으로 이들을 섬멸하고 유물을 입수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레이더 화면상에 몇 마리밖에 확인되지 않던 야후의 숫자가 갑자기 수 만 마리로 불어났고
뒤이어 지상으로 뛰쳐나와 부대원들을 향해 달려드는 수많은 야후들이 기기가 고장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개척군은 완벽하게 패배했다. 그리고 진은 부대원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



진은 1년 만에 깨어난다.
야후의 놀라운 신체재생능력을 연구한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의 성과 덕분이다.
진처럼 야후의 유전자를 이용하여 부활한 군인들은 회복력뿐 아니라 강인한 체력도 얻게 되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이들 인간병기들로 새로운 부대가 창설되니
그 부대의 이름은 특전사령부 오시리스(Osiris)다.
부대명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이자 저승의 신 오시리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집트 벽화에서 발견되는 오시리스의 피부색은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을 띠고 있고
양손에는 갈고리와 도리깨를 들고 있다.
신화에 의하면 오시리스는 죽었다가 부활한 불사신이기도 하기에 부대원들의 특성과도 잘 맞았다.
오시리스 부대원들과 야후와의 전쟁이 그려지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막을 열게 된다.

소설이란 장르가 원래 허구, 즉 상상으로 만들어지는 문학이긴 하지만
판타지나 SF에서는 장르의 특성상 상상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소설 프린테라는 인구과잉으로 새로운 거주지가 필요하게 된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인류의 새로운 터전으로 선택된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개척하기 위하여 
그 행성의 토박이인 외계생명체와 벌이는 전투를 그려나간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생태계의 원리라고는 하지만 지구인들의 프린테라 개척과정은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을 내쫓고 신대륙에 정착하는 과정이 연상되어 한편으론 씁쓸했다.



소설 프린테라는 군인이 주인공이고 전투가 주내용을 이루므로 밀리터리소설이기도 하다.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영화 에일리언이나 게임 헤일로(HALO)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한다.
오시리스 알파팀의 팀장을 맡게 된 진이 프린스, 엘리 등 9명의 부대원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선
전투 장면이 생동감 있고 박진감 넘치게 서술되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여자 부대원과의 애틋한 관계가 전개되기도 하고 퇴역 후의 평안한 은퇴생활을 상상해보기도 하는 등
전장에서 벗어난 일상의 장면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한 프린테라는 결말부에서 경이로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어서 철학적인 색채를 지닌 소설이기도 하다.
야후들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유물의 실체가 다소나마 밝혀지는 에필로그에서는 탄식마저 흘러나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적은 결국 인간일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순자 또는 홉스의 성악설이 자연스레 뇌리에 떠올랐다.
걸리버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는 욕심 많고 흉측한 야후를 경멸했다.
지구인들은 프린테라 행성 원주민들의 흉폭하고 흉측스러운 몰골을 보고서 이들을 야후라고 지칭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프린테라 원주민들 역시 지구인들을 '야후'라고 지칭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진다.
원주민들에게 있어서는 자신들의 별을 침략해 온 지구인들이야말로 잔혹하고 욕심 많은 야후로 비추어졌을 것이다.

프린테라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이라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쉬운 작품이고 그만큼 쉽게 읽힌다.
'역사는 반복된다'나 '윤회의 수레바퀴'와 같은 철학적 사색의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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