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피와 씨앗 2018/05/19 12:30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연극 피와 씨앗을 관람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극작가 롭 드러먼드(Rob Drummond)가 2016년에 쓴 Grain in the Blood가 원작이다.
전인철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90분이다.



연극 피와 씨앗의 등장인물은 다섯 명이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 아이작이 보호감찰관 버트와 함께 십여 년 만에 고향집을 방문한다.
이 집에는 아이작의 모친 소피아, 아이작의 딸 어텀, 아이작의 처형 바이올렛이 살고 있다.
3일 후에 생일을 맞이하는 어텀은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병약한 열두 살 소녀다.
소피아는 손녀딸을 살리기 위해서 어텀과 조직적합도가 일치하는 아이작의 신장이 필요하다고 탄원했고
아이작은 딸을 직접 만나보고서 이식수술에 동의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답하여 귀휴가 허락된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소피아는 아들을 설득하지만
아이작은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감생활 동안 그의 모친이 면회를 온 것은 초반에 몇 번뿐이었고
더욱이 딸 어텀을 데리고 면회 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아이작은 아직까지 딸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번 귀휴에서 처음으로 어텀과 대면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혈육이라는 실감이 나지를 않는다.

연극 피와 씨앗은 내용면에서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아마 살인죄일 거라고 추측은 되지만
아이작이 어떤 죄를 지어서 감옥에 가게 되었는지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으며
동생이 죽은 것이 아이작 때문이라며 바이올렛이 제부에게 살의에 가까운 적개심을 드러내지만
아이작의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서 예로부터 마을에서 행해졌던 인신공양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어서
이것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을 해볼 수 있을 뿐이다.

일부 장면에 욕설과 성적인 대사가 있다고 공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사를 남발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바이올렛이다.
바이올렛은 아이작의 처형이자 어텀의 이모가 되는 인물로
입이 거칠고 체격도 남자 같은 여장부 타입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녀는 아이작과 함께 찾아온 보호감찰관 버트에게 눈독을 들이고 추파를 던지기까지 한다.
바이올렛의 성적인 대사 중에 남성의 자위행위를 조롱하는 것이 있다.
화장실에 간 아이작이 돌아오지 않자 이 짓이라도 하고 있는가 보지라고 말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어 보인다.
술병 안에 들어있던 액체가 병 주둥이를 통해 밖으로 튀어나오기까지 하니 생생한 묘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자위행위는 조롱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남성의 경우 섹스나 자위를 통해서 주기적으로 배출하지 않으면 몽정을 하게 된다.
군복무 시절에 본의 아니게 겪어야 했던 애로사항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자다가 놀라서 일어나 화장실이나 샤워실에 가서 남들 몰래 팬티를 빨아야만 했던
서글프고 처량한 추억에 공감하는 군필자 분들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대는 소피아 집의 거실로 꾸며져 있다.
어텀의 방처럼 거실이 아닌 공간에서 진행되는 장면은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데
카메라와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무대 뒤의 영상을 무대 벽면에 송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러한 기법은 전인철 연출가가 연출한 연극 목란언니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연극 피와 씨앗에서는 무대 위에서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 장면을
굳이 영상을 활용하면서까지 산만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두산인문극장의 올해 주제는 이타주의자다.
4월 9일부터 7월 7일까지 주제와 관련된 공연 및 사회학자와 인문학자의 강연이 진행된다.
연극 피와 씨앗은 타인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설령 부모와 자식 간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연극 피와 씨앗 커튼콜.
바이올렛 역 박지아, 아이작 역 이기현, 어텀 역 최성은, 소피아 역 강명주, 버트 역 안병식 배우.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블루

문갑식의 진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