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오후에 준짱과 점심을 함께했다.
생일 할인쿠폰도 있고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도 있어서 처음엔 빕스로 갈 생각이었다.
올림픽점으로 갈까 올림픽공원점으로 갈까 결정하기 위하여
블로거들의 후기를 찾아서 한참 읽으며 비교해 보았으나
월드푸드마켓 형태로 바뀐 이후로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평일 런치에는 폭립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생각을 바꾸었다.
앞으로는 빕스를 가느니 페어링6를 가겠다고 어떤 블로거가 쓴 글이 생각을 바꾸게 한 결정타가 되었다.
페어링6는 압구정역 5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쯤 전진하면 나오는 극동타워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의 우측에 페어링6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다.

가격은 평일 런치가 17900원, 평일 디너가 24900원, 주말과 휴일이 27900원이다.
그리고 3000원을 추가하면 맥주와 와인이 무제한이다.
맥주 무제한 옵션을 추가하더라도 평일 런치의 경우 빕스보다 1000원이 저렴하다.
단 페어링6에서는 빕스처럼 통신사 할인이나 다양한 제휴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12시에 만날 약속이었으나 웨이팅 시간을 줄이고자 조금 일찍 도착하여 페어링6에 들어섰는데
입구 밖에 마련된 대기실의 절반을 대기인원이 채우고 있었다.
입구 카운터에 방문인원 수를 말하니 대기번호표를 주면서 밖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예상 대기시간은 한 시간이라고 했다. 내 앞으로 13개의 대기팀이 있었다.

무려 1시간 15분을 웨이팅했다.
웨이팅하고 있는 동안 대기실은 이곳을 찾은 고객들로 가득 찼다.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매장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대기실을 나오면서 대기 알림판을 보니 대기팀 수가 70개를 넘었다.
준공휴일 느낌의 근로자의 날이라서 평일임에도 방문객이 많긴 하였지만
대기팀 수만 보더라도 이곳의 인기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주류박람회를 다녀오고 속쓰림을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무제한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역시나 즐거운 일이다.
배가 부를 때까지 마음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뷔페나 무한리필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주류는 따로 계산해야 하는 곳이 많아서 술을 마음 놓고 시킬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기에
얼마의 금액을 추가하면 주류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좌석을 안내해 준 직원에게 맥주 무제한을 추가하겠다고 하니 잠시 후 팔찌를 가지고 왔다.
팔찌를 손목에 차고서 맥주 부스에 가서 팔찌를 보여주면 맥주를 주문할 수 있다.

코젤 다크, 코젤 페일, 페로니, 바바리아 필스너 4종류의 맥주와
모스카토, 브라케토, 프로세코, 멜롯 까베르네 4종류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지적하고 싶은 단점은 이 부스에서는 맥주와 와인뿐 아니라 커피와 티 음료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커피와 차를 주문하는 고객 쪽이 더 많다 보니
주류를 주문하기 위해서 한참 동안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 때도 있었다.
내가 직접 추출기에 잔을 갖다 대고서 술을 따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일어났지만 참았다.
직원을 한 명 더 투입해서라도 주류 코너가 빠르게 회전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페어링6는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무한리필 또는 샐러드바 5개 브랜드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뷔페다.
샤브샤브 무한리필 로운, 스시 뷔페 수사, 샐러드바 애슐리, 피자 뷔페 피자몰, 한식 뷔페 자연별곡
이들 5개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곳은 이전에는 애슐리 퀸즈 압구정점이었다. 작년 12월에 리뉴얼을 통해 페어링6로 새롭게 출발했다.

좌석을 안내받으면 1인당 샤브용 소고기 1회 교환권 딱지를 1매씩 준다.

로운 부스에서 이 딱지를 보여주고 통에 넣으면 샤브용 고기를 담은 나무통을 받을 수 있다.
맥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3천원을 추가하면 샤브용 소고기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도 있다.

로운 부스 우측에는 육수가 냉장보관되어 있다.
가지고 가서 테이블에 놓여 있는 냄비에 육수를 따르고 가스레인지로 끓이면 되겠다.

로운 부스에는 샤브샤브의 육수를 우려낼 정경채, 배추, 대파, 버섯, 콩나물 등 다양한 야채가 비치되어 있다.
고기를 찍어먹는 샤브용 소스가 있었으나 소스를 담을 소스용기와 고기를 집을 집게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웨이팅이 한 시간을 넘을 정도로 손님으로 붐비는 매장이라고는 하지만
식기류를 채워넣는 데에도 좀 더 신경을 기울이면 좋겠다.

샤브용 고기를 받아서 테이블에 가져다 놓은 후 가장 먼저 간 곳은 피자몰 부스였다.
많이 먹으려고 아침도 거르고 왔는데 웨이팅까지 길어지다 보니
커다란 피자가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였던 것일까.

피자몰 부스의 왼편에는 치킨 퀘사이다 피자, 마약 옥수수 피자, 텍사스 핫도그 피자,
페퍼로니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 크리미 고구마 딥디쉬 피자 여섯 종류의 피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피자몰 부스의 오른편에는 고르곤졸라 파스타, 페퍼로니 파스타, 크림 리조또, 치킨 라이스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첫 접시는 피자를 종류별로 한 조각씩 가지고 왔다.
페퍼로니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 마약 옥수수 피자가 맛있었다.
피자몰은 평일에 1인당 요금이 9900원이라고 하던데 앞으로 얼마든지 이용 의향이 있다.

끓고 있는 샤브샤브 육수와 샤브용 고기.

다음엔 스시 뷔페 수사 부스로 향했다.

수사 부스에선 열 종류 정도의 초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수사의 스시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바르미 스시뷔페의 스시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두 번째 접시는 초밥을 종류별로 가져왔다.
네타(초밥에 올라가는 재료)가 그다지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이랜드의 외식 부문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애슐리 부스로 발길을 향했다.
페어링6는 수저와 포크, 나이프 같은 수저류가 테이블에 기본적으로 세팅이 되어 있지 않다.
이들 수저류는 애슐리 부스의 왼쪽 끝에 위치한 통에서 찾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기본적으로 세팅을 해 주든가 찾기 쉬운 곳에 비치해 놓든가 해 주면 좋겠다.

애슐리 부스에는 포테이토, 폴드포크, 후라이드 치킨, 탕수육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애슐리 부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우측 끝에 위치한 앙 크루트 수프였다.

세 번째 접시는 애슐리 부스의 음식들이다.

앙 크루트 수프는 윗면의 빵을 걷어내면 밑에 양송이 수프가 나온다.
향이 좋은 따뜻한 수프는 더운 계절에도 맛이 좋다.
이 수프를 더 먹고 싶어서 음식 가지러 갈 때마다 시선을 던져보았는데
채우는 게 더딘 것인지 인기가 있어서 금방 없어지는 것인지 어쨌든 더 찾아볼 수는 없었다.

수사 부스에는 초밥 외에도 오뎅과 미소(된장)국물과 직원에게 주문하는 쌀국수가 있었다.
그리고 직접 만들어 먹는 일본식 덮밥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삼색소보로동과 하카다명란마요밥의 사진 앞에는 이렇게 만들어볼 수 있는 재료들이 놓여 있다.

명란마요소스가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명란마요밥을 만들어 먹어 보았다. 맛은 괜찮았다.

다양한 음료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맥주를 마셔야 하므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네 종류의 맥주를 모두 마셔보았는데 코젤 다크를 주로 마셨다.
체코산 흑맥주이고 코젤은 이 맥주를 만드는 양조회사 이름이자 체코어로 숫염소를 의미한다.
맥주 부스에는 시나몬통이 놓여 있고 흑맥주 거품 위에 시나몬을 뿌려서 먹어 보라고 알림판이 놓여 있다.
코젤 다크 위에 시나몬을 뿌리니 은은한 시나몬향이 더해져서 더욱 감미롭게 느껴졌다.

자연별곡 부스에선 직원에게 주문하는 철판 돼지불고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번에 빕스를 포기한 큰 이유 중 하나가 폭립이 없다는 것 때문이었으나
페어링6에도 뜯는 맛을 즐길 수 있는 폭립이나 갈비 요리는 없었다.
철판 돼지불고기는 페어링6에서 그나마 구운 고기를 맛볼 수 있는 메뉴라고 하겠다.

한식 뷔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으므로 자연별곡의 다른 메뉴에는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다.

자연별곡 부스에는 순대, 떡볶이, 튀김 메뉴 등 분식 메뉴도 있다.

네 번째 접시는 피자몰 부스의 파스타 종류였다.

다시 한번 피자몰 부스에 들러서 피자를 가져오다가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도 조금 가져와 보았다.

마지막 접시에도 피자가 놓여 있는 걸 보니 피자몰은 아무래도 따로 들러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대기인원이 많을 때에는 식사시간이 두 시간으로 제약된다고 알고 있기에 오후 3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배가 터질 지경이라서 더 먹으라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서도.
후기를 쓰면서 찍어온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렇게 많이 먹은 것 같지도 않은데.
페어링6는 다시 갈 의향이 있다. 가성비 좋은 뷔페로 평가하고 싶다.
특히 3천원을 추가하면 8종의 주류가 무제한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단 다음에는 2시간 이상 머물 수 있도록 피크타임을 피해서 가고 싶다.
생각해 보니 먹는 데 바빠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도 별로 나누지 못했다.
다음엔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담소도 나누면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에 방문해야겠다.
그나저나 먹는 걸 이렇게 좋아하니 살 빼기가 쉽지 않다는 점 또한 풀어야 할 숙제다.
여하튼 배부른 점심이었다.

덧글
수사 퀄리티가 되게 좋아보여서 담에 수사를 가봐야겠어요!! 낙지군함이 너무 맛잇어보이네요
피자몰은 따로 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전체적으로 페어링6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