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쓰리 빌보드 2018/03/15 15:53 by 오오카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를 관람했다.
쓰리 빌보드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1970-) 감독이 각본도 직접 쓴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다.

미조리주 에빙 마을에서 10대 소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체는 불에 태워져서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엽기적이고도 잔혹한 범죄였다.
부검으로 신원이 파악되었고 소녀가 죽기 전에 강간당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찰은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피해자 소녀의 어머니 밀드레드는 참다못해 도시 외곽에 버려져 있다시피 방치된
대형 광고판(빌보드) 세 개에 사건을 상기시키고 경찰서장을 질책하는 문구의 광고를 싣는다.



참혹한 살인사건과 피해자 유족의 아픔을 다루고 있음에도
영화의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게 되니 그야말로 블랙코미디다.
밀드레드가 딸과의 마지막 말싸움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모녀 간에 저런 대화가 가능한 걸까 싶을 정도로 찰진 욕이 난무하고
밀드레드의 전남편은 딸뻘 되는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등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상식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서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워낙 까칠한 성격에다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언동을 일삼아서
피해자 유족임에도 그다지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
여주인공 밀드레드를 연기한 프란시스 맥도맨드(Frances McDormand. 1957-),
가정에 충실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소녀 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무능하게 비춰지기도 하는
경찰서장 윌러비를 연기한 우디 해럴슨(Woody Harrelson. 1961-),
인종차별과 폭력 사용을 서슴지 않고 늘 술에 취해 있지만
윌러비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으며 경찰이란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경찰관 딕슨을 연기한 샘 록웰(Sam Rockwell. 1968-).
이야기를 견인하는 이들 세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개인적으론 우디 해럴슨이 연기한 윌러비 서장에게 특히 매료되었다.
힘든 선택을 결정하면서도 애정이 담긴 손편지로 주변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그의 따스한 마음씨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드 왕좌의 게임의 티리온 역으로 낯익은 피터 딘클리지(Peter Dinklage. 1969-)를 비롯하여
여러 조연들도 저마다의 개성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멕시코 소년이 심부름으로 건넨 돈을 전달하며 좋아하는
광고사무소 여비서 파멜라 역 케리 콘돈(Kerry Condon. 1983-)과
밀드레드의 전남편 찰리의 19세 애인 페넬로페를 연기한 사마라 위빙(Samara Weaving. 1992-)은
백치미를 뽐내어 관객을 미소짓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의 주제는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Anger begets greater anger)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속에서는 페넬로페가 어느 책에서 보았다며 이 문장을 인용하고 있어서
백치미의 반전이라고 할까, 뜻밖의 인물이 주제와 관련된 키를 쥐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딸을 잃은 밀드레드의 슬픔에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녀가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을 비난하는 것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경찰서장을 비난하는 광고가 실린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마을사람들 중에는 밀드레드가 지나치다며 반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렇듯 양쪽의 입장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비극적 사건을 다루는 경우 피해자 입장에 서서 피해자측을 옹호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쉬우나
영화 쓰리 빌보드는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는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밀드레드의 슬픔뿐 아니라 그녀의 분노가 타인에게 끼치는 고통을 함께 그림으로써
피해자의 분노를 사회적으로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가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영화 쓰리 빌보드를 보면서 광화문을 점거하고 있는 세월호 천막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세월호 사건은 비극적인 사건이었고 전 대통령의 탄핵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대체 저들은 어떤 진상규명을 하라고 아직까지도 시민들의 광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것인가.
광화문을 지날 때마다 몇 년째 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불법천막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서울시장 바뀌고 나면 불법천막 철거하고 광장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길 바란다.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
쓰리 빌보드의 개인적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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