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존 도우 2018/03/12 16:26 by 오오카미




3월의 첫 번재 주말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존 도우를 관람했다.
이 공연의 원작은 프랭크 카프라(Frank Capra. 1897-1991) 감독의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 (Meet John Doe. 1941)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출생의 프랭크 카프라는 6세 때 가족을 따라서 미국으로 이민을 한 영화감독이다.
그는 어느날 밤에 생긴 일(It Happened One Night. 1934), 천금을 마다한 사나이(Mr. Deeds Goes to Town. 1936),
우리 집의 낙원(You Can't Take It with You. 1938)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3번 수상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1941) 후에는 미 육군의 요청에 응하여 40대의 나이에 소령으로 입대하여
군인들의 애국심과 사기를 고취시키는 우리는 왜 싸우는가(Why We Fight) 시리즈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고 종전 후 대령으로 예편했다.



뮤지컬 존 도우는 올해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리는 창작 뮤지컬이다.
헐리우드 영화가 원작이므로 라이선스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원작이 따로 있으므로 창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뮤지컬의 경우 창작은 라이선스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원작이 존재하므로 정확하게는 각색 뮤지컬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기도 하지만.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음악인 만큼 창작 뮤지컬은 넘버(수록곡)가 오리지널 창작곡이고
라이선스 뮤지컬은 외국 공연팀에서 만든 넘버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윌러비 역에 정동화, 앤 미첼 역에 김금나,
캐시 역에 신의정, 노튼 역에 이용진, 코로넬 역에 이삭, 헤더 역에 나정숙, 시장 역에 고현경,
앙상블로 조병준, 류지한, 손형준, 조은숙, 박현우, 신지섭, 고샛별, 고태연, 양성령, 조연정 배우가 출연했다.

뮤지컬 존 도우는 안양문화예술재단, 에이치제이컬쳐주식회사 제작,
황나영 극본, 반능기 연출, 이진욱 작곡, 조재혁 작사, 채현원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1부 65분, 인터미션 15분, 2부 65분으로 구성되었다.



뮤지컬 존 도우는 16인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를 맡고 있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무대 위 재즈 클럽이라는 네온사인이 눈에 들어오고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가운데 밴드의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객석 입장이 시작되는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밴드가 연주를 시작한다고 하니
미리 입장해서 밴드의 선율이 맴도는 재즈 클럽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작의 남녀 주인공은 게리 쿠퍼(Gary Cooper. 1901-1961)와 바바라 스탠윅(Barbara Stanwyck. 1907-1990)이 연기했다.

뮤지컬 존 도우의 시공간적 배경은 대공황을 겪고 있는 1930년대 미국 뉴욕이다.
여주인공 앤 미첼(Ann Mitchell)은 뉴 불레틴 신문사의 여기자이나
신문사를 인수한 갑부 노튼(Norton)의 인원감축 명령에 의하여 정리해고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앤이 자신이 감원 대상에 포함된 이유를 묻자
편집장 캐시(Cathy)는 당신이 쓴 기사에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자극이 없어서라고 대답한다.
격분한 앤은 그렇게 원한다면 자극 넘치는 기사를 써 주겠다며 마지막 원고를 넘기고 회사를 뒤로한다.
앤의 마지막 기사는 그녀의 말대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그녀 앞으로 존 도우(John Doe)라고 자신을 밝힌 독자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그 내용이 크리스마스 밤에 시청 옥상에서 투신하겠다는 자살 예고장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존 도우는 편지에서 4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자살하겠다고 언급했다.
대공황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실업의 아픔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아픔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게 되고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여 시민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드는 정부와 시 당국에게로 비난 여론이 몰리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었던
뉴욕시장은 뉴 불레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거냐고 다그치고
편집장 캐시는 시장님이 존 도우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기사를 실어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겠다고 대답한다.
캐시는 존 도우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서 그의 편지를 받았던 앤 미첼을 다시 회사로 호출한다.
그러나 앤은 뜻밖의 대답을 한다. 존 도우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라고.
기자의 본분을 망각했냐며 비난하는 캐시를 향해 앤은 덕분에 신문 판매부수가 늘어나지 않았냐며 되받아친다.
앤은 한술 더 떠서 존 도우를 연기할 사람을 구인하자는 제안까지 내놓는다.
시장이 제공하겠다는 일자리를 얻겠다고 신문사 앞에는 존 도우를 자청하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기에
몰래 구인광고를 낼 필요도 없었다. 그 무리 중에 앤의 눈에 들어온 남자가 있었다.
전직 마이너리그 프로야구 선수 롱 존 윌러비(Long John Willoughby)였다.  



캐시 역 신의정 배우.
도도한 여자 편집장을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원작 영화에서는 편집장이 남자배우로 설정되어 있지만
뮤지컬에서는 편집장을 여성으로 설정함으로써 직장 내 동성 간의 경쟁의식을 자연스레 반영하고 있다.
작품 내에서 따로 부연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캐시와 앤은 얼마 전까지는 비슷한 직급이었던 것 같다.
앤이 캐시를 이름으로 불렀다가 편집장님으로 부르라고 지적을 받는 장면이 있으므로.

캐시는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유독 눈길을 끈다.
신문의 판매부수를 올려서 편집장으로서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욕심에 앤의 사기극에 동조하지만
가짜 존 도우의 실체를 폭로하는 것이 옳은 일이란 것을 알기에 윌러비를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노튼 역 이용진 배우.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돈의 힘을 강조하는 노튼의 넘버는 카리스마 있었다.

신문사를 인수한 부자 노튼은 공공연히 시장을 후원함으로써 정치와 언론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보여준다.
뮤지컬 존 도우는 인간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지적하는 풍자극 성격을 띠고 있다.
인간의 양면성, 부패한 언론과 정치, 여론에 휘둘리는 대중의 냄비근성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뮤지컬 존 도우는 지난 주말로 프리뷰 공연을 마쳤고 내일부터 본공연에 돌입한다.
이날 공연에서 윌러비를 연기한 정동화 배우는 일부 넘버에서 음정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앙상블 배우들 중에는 대사를 더듬는 장면이 몇 번 있었으며
여주인공 김금나 배우는 2부 후반부에서 노래 들어가는 타이밍을 착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공연에서는 실수가 없는 보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저리거를 꿈꾸었지만 어깨 부상으로 프로야구를 그만둔 윌러비는 남을 탓할 줄 모르는 순진하고 낙천적인 인물이다.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배가 고프다는 것 외에는 사회에 별다른 불만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거리의 방랑자였던 윌러비는 앤에게 발탁되어 존 도우를 연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존 도우가 대중 앞에서 첫 연설을 하는 1부의 마지막 장면은 내용면에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겠는데
이 장면에서 그는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미국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내용을 담은 가사를 노래한다.
방송 후 전국 곳곳에서 그를 응원하는 팬이 생겨나고 심지어는 각지에 존 도우 클럽까지 결성되게 되자
윌러비는 관심에 따른 중압감과 더불어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양심의 가책에 갈등을 겪기 시작한다.

이삭 배우는 윌러비의 노숙자 친구 코로넬을 연기한다.
원작의 코로넬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군대 계급인 대령을 의미하는 커널(colonel)이다.
따라서 대령이라고 번역하든가 영어 발음에 맞게 커널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뮤지컬에선 이름처럼 코로넬이라고 사용되고 있다. 보통명사의 고유명사화로 봐도 되긴 할 것 같다.
그가 대령으로 예편해서 이렇게 불리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군대와 상관 없음에도 대령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도 체인점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 KFC(Kentucky Fried Chicken)의 창업주이자
매장 앞에 세워져 있는 할아버지 인형 마스코트로 유명한 할랜드 샌더스(Harland Sanders. 1890-1980)의 경우
커널 샌더스(Colonel Sanders. 샌더스 대령)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켄터키주에서 주를 빛낸 시민에게 주지사가 수여하는 켄터키 명예대령(Kentucky colonel)을
1935년에 수상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인을 우대하는 나라이므로 이러한 호칭도 존재하는 것 같다.





영화 존 도우에서 윌러비의 친구 대령(The Colonel) 역으로 출연한
월터 브레넌(Walter Brennan. 1984-1974)이 힐라치(helots)란 무엇인가 설명하는 장면.

코로넬은 무소유를 예찬하고 실천하는 철학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힐라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가진 사람들을 비난하는데
극중에 사용된 힐라치는 돈의 노예라는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helots의 사전적 의미는 고대 스파르타의 노예 전사를 지칭한다.
코로넬은 힐라치의 의미를 풀이하면서 a lot of heels(많은 구두)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물질만능주의의 노예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 같다.



앤 미첼 역 김금나 배우와 헤더(Header) 역 나정숙 배우.

헤더는 존 도우 클럽의 회장이다. 존 도우의 연설에 감명을 받아서 그를 응원하는 팬클럽을 창단했고
그녀가 경영하는 재즈 카페에서 회원들과 파티를 열기도 한다.
스타에 열광하거나 여론에 혹하는 군중심리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하겠다.

앤을 연기한 김금나 배우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 만나보았는데 연기도 노래도 무척 좋았다.
윌러비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은 무척 감미로워서 추천하고픈 넘버이기도 하다.
작품에 사용된 넘버의 제목이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한 타이틀을 명시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앤은 한마디로 영악한 아가씨다. 예쁘장한 외모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존 도우라는 가공인물을 창조하여 결과적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기극을 계획한 주모자이니까.
만약 그녀가 극심한 실업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와 뉴욕시를 비난하고
대중을 깨우칠 목적으로 존 도우 사태를 벌였다면 명분이라도 서겠지만
회사에서 잘리는 것을 모면하겠다는 사적인 이유로 이러한 일을 기획했다는 점에선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잘생긴 남자주인공이 등장하고 예쁘장한 여자주인공이 출연하는 작품이 으레 그러하듯
두 남녀 주인공은 서로를 향한 애정이 싹트게 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깨우쳐가게 된다.
사랑은 병든 마음도 치유한다고 하잖는가.
앤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 공연을 관람하는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재즈 밴드를 강조한 만큼 많은 넘버에서 재즈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극에 활기를 더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오늘날이기에 작품 속 대공황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다가온다.
뮤지컬 존 도우는 여론에 의해 군중이 얼마나 쉽게 선동될 수 있는지 경종을 울리는 한편
아무개처럼 평범한 일반인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 존 도우처럼 시민 한 사람의 힘은 미비할지라도
이러한 개개인이 모여서 군중을 이루게 되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 또한 담고 있었다.





뮤지컬 존 도우 커튼콜.






뮤지컬 존 도우 중 캐치볼.






뮤지컬 존 도우 MD 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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