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빨래 2018/02/01 14:37 by 오오카미




1월의 마지막날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뮤지컬 빨래를 관람했다.
평일 공연임에도 좌석이 매진이어서 힐링뮤지컬의 대명사인 뮤지컬 빨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창작뮤지컬 빨래는 씨에이치수박이 제작했고 2005년에 초연되었다.
추민주 연출가가 작, 연출, 작사를 맡았고 민찬홍 작곡가가 작곡을 맡았다.
공연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벽면에는 캐스팅보드 위쪽에
이 공연의 상연횟수를 카운트하는 숫자판이 설치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꽤 많은 공연을 접해왔으나 이렇게 상연된 횟수를 제시하고 있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롱런하고 있는 공연의 자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날 관람한 공연은 4228번째 공연이었다.

뮤지컬 빨래는 1부 75분, 인터미션 15분, 2부 70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덟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서나영 역에 김주연, 솔롱고 역에 노희찬,
주인할매 역에 조민정, 희정엄마 역에 최민경,
빵 역에 심윤보, 구씨 역에 한우열, 마이클 역에 유동훈, 여직원 역에 박도연 배우였다.
나영 역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멀티 역을 겸한다.



뮤지컬 빨래의 공간적 배경은 나영과 솔롱고가 세 들어 살고 있는 허름한 동네와
나영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제일서점이다.
국제수퍼 간판이 걸려 있는 동네 슈퍼마켓과 쪽방촌과 고시촌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방들이 동네의 배경인데
이 동네 배경을 180도로 뒤집으면 책이 다닥다닥 꽂혀 있는 제일서점의 책장으로 변신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여주인공 서나영은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29세 처녀이다.
서울에 올라온 지 5년째이고 그 동안 직장을 여덟 번 정도 옮겼다.
현재는 제일서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어렸을 적 꿈이었던 작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책을 좋아해서 서점에 입사했다.
서점에서 근무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으나
책을 읽기는커녕 밀린 빨래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솔롱고는 몽골에서 온 외국인노동자 청년이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인텔리이지만
돈을 벌러 온 한국에서는 공장에서 일하고도 불법체류자라는 약점 때문에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희정엄마는 나영의 옆방에 세 들어 살고 있고 동대문에서 옷을 팔고 있다.
애를 버리고 집을 나왔다고 하니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가 보다.
현재는 구씨라는 남자와 거의 동거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둘 사이에는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주인할매는 나영과 희정엄마의 집주인이다.
젊은 시절에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고
현재는 거동을 못하는 딸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고 몸도 마음도 편치가 않다.

뮤지컬 빨래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에게는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힘들고 어려운 삶이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작품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뮤지컬 빨래를 관람하면서 관객들도 저마다의 마음속에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
힐링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뮤지컬 빨래다.

 

뮤지컬 빨래의 수록곡.

- 1부 -
01. 서울살이 몇 핸가요?
02. 나 한국 말 다 알아
03. 안녕
04. 어서 오세요, 제일서점입니다
04a. 엿같은
05. 자, 건배!
06. 참 예뻐요
07. 내 이름은 솔롱고입니다
08. 빨래
09. 내 딸 둘아
10. 비오는 날이면

- 2부 -
11. 책속에 길이 있네
12. 책속에 길이 있네(re)
13. 자, 건배(re)
14. 한 걸음
15.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
16. 슬플 땐 빨래를 해 
17. 참 예뻐요(re)
18. 서울살이 몇 핸가요?(re)
19. Play off(커튼 콜)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음악이다.
뮤지컬 빨래는 내용면에서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음악면에서도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이 어우러진 넘버들이 가득하다.





회사일로 속상해서 울음이 터진 나영을
마당에서 빨래를 하고 있던 주인할매와 희정엄마가 위로해주는 장면에서
세 여배우가 부르는 넘버 슬플 땐 빨래를 해는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곡이다.
주인할매와 희정엄마가 양쪽에서 빨래한 천을 펼쳐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털고
그 사이를 나영이 앞으로 나왔다 뒤로 들어갔다 하면서 마치 줄넘기하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안무가 매력적이다.
노래 후반부에선 양쪽의 여배우들이 빨래를 수직으로 펼쳐 들어서 벽면을 만들고
그 벽에 나영이 양팔을 펼치고 기대어 서서 춤을 추며 노래를 한다.
이웃사촌이 든든한 벽이 되어주었다는 메시지를 예쁜 안무 속에 잘 반영하고 있다.



나영 역의 김주연 배우는 역시나 깜찍한 매력을 발산했다.
초반부에 엄마와 전화 통화할 때 쓰는 조금은 어색한 강원도 사투리가 구수하면서도 귀여웠다.
솔롱고 역의 노희찬 배우는 성악을 공부한 배우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노래에선 성악 창법이 느껴져서 신선했다.
주인할매와 희정엄마는 배역상 조연처럼 느껴지지만
출연량과 비중면에서 나영과 솔롱고에 결코 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주연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조민정 배우와 최민경 배우는 배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극에 깊은 맛을 더해 주었다.
구씨, 빵의 아들, 솔롱고 집주인, 이삿짐 기사 역 등을 연기한 한우열 배우는 훌륭한 개그 담당이었고
탐욕스러운 제일서점 회장 빵 역의 심윤보, 솔롱고의 친구 마이클 역의 유동훈,
제일서점의 발랄한 여직원 역의 박도연 배우도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뮤지컬 빨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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