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블라인드 2018/01/18 13:14 by 오오카미




1월의 첫 번째 주말에 수현재씨어터에서 연극 블라인드를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영화 블라인드(Blind. 2007)다.
네덜란드 여감독 타마르 반 덴 도프(Tamar Van Den Dop. 1970-)가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연극 블라인드는 나인스토리가 제작, 오세혁이 각색, 연출을 맡았고 공연시간은 2시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루벤 역에 박은석, 마리 역에 정운선, 루벤의 엄마 역에 이영숙 배우였다.

18세 소년 루벤은 후천적으로 시각을 잃었고 장님이 된 후 성격이 난폭해졌다.
루벤의 엄마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 그녀 대신 아들을 돌볼 가사도우미를 몇 차례 고용했으나
모두가 루벤의 괴팍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며칠 만에 일을 그만두었다.
눈폭풍이 몰아치는 어느 겨울날 눈처럼 하얀 머리칼의 여인이 루벤의 집을 찾아왔다.
후드를 깊게 눌러쓴 그녀는 책을 읽어줄 사람을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찾아왔다고 이곳에 온 이유를 밝혔다.
루벤의 엄마는 여인에게 후드를 벗어보라고 했으나 곧 자신이 내뱉은 말에 사과를 해야만 했다.
여인의 얼굴에는 오래된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 상처는 어렸을 때 학대를 받은 흔적이었고 남에게 보이기 싫은 상흔이었다.
여인의 이름은 마리라고 했다.

루벤은 다른 도우미들에게 그랬듯이 마리에게도 성질을 부리고 발버둥을 치지만
마리는 거친 소년을 힘으로 제압한다.
성인 여성이라고는 해도 이제 곧 성인이 되는 소년을 완력으로 제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마리는 온몸으로 루벤을 감싸안듯이 몸을 던져서 소년의 저항을 이겨내야만 했다.
늘 외로웠던 소년에게 있어서 그것이 비록 힘겨루기였다고 하더라도
엄마 이외의 성인 여성과의 스킨십은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루벤의 반항에도 아랑곳없이 책을 읽어주러 찾아오는 마리에게 소년은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원작은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의 소설
눈의 여왕(The Snow Queen / Sneedronningen. 1844)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추하게 왜곡시키는 악마의 거울 조각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고
그 파편에 맞은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구별할 수 없게 되어 마음이 차갑게 변해 버렸다.
소녀 겔다의 소꿉친구인 소년 카이도 그 중의 하나였다. 어느 날 차디찬 카이 앞에 눈의 여왕이 나타났다.
여왕은 카이에게 입맞춤을 하여 추위를 잊고 기억을 잃게 만든 후 그를 여왕의 궁전으로 데리고 가 버렸다.
카이가 사라진 걸 알게 된 겔다는 친구를 찾아내기 위해서 여왕의 궁전까지 기나긴 여정에 오른다.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여왕의 궁전에 도착한 겔다는 카이를 보고서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카이의 심장에 박혀 있던 거울 조각을 녹였고
따스해진 심장을 되찾고서 카이가 흘린 눈물은 그의 눈에 박혀 있던 거울 파편을 녹이게 된다.
 

연극 블라인드는 무척이나 정적인 작품이다.
공연시간은 2시간이지만 대사량이 워낙 적어서
대사가 없는 장면을 압축한다면 러닝타임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할 것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라이브 연주가 대사가 없는 무대 위의 적막함을 다소 해소해 주고는 있으나
대사량을 늘리든가 공연시간을 줄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포스터에는 진실한 사랑은 보이지 않아라는 카피가 쓰여 있다.
영화에서도 연극에서도 마리가 떠나면서 루벤에게 남긴 편지에 쓰여 있는 내용이기도 하나
연극을 보고 온 후 원작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진실한 사랑을 보지 못한 것은 루벤 쪽이 아니라 오히려 마리 쪽이 아니었나 싶다는 거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아건 것은 마리였고
그렇게 얼어붙은 마리의 마음은 루벤의 사랑으로도 녹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루벤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지는 그러한 선택을 하기보다는
겔다가 카이를 찾아나섰듯이 마리를 찾아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연극 블라인드는 커튼콜 촬영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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