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강철비를 보았다.
양우석 감독 자신이 만화작가로 참여했던 스틸레인이라는 웹툰이 영화의 원작이다.
이 감독의 전작을 봤을 때 보수 쪽 이데올로기와는 거리가 있는 영화일 거라고 예상은 했고 역시나 다분히 그랬다.
영화에서 북괴는 미국이나 일본과도 맞짱 뜨는 나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오락액션영화로서의 영화적 재미는 분명히 있었고
북괴 1호를 암살하는 쿠데타가 발발한다는 설정은 좌파 쪽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쿠데타는 결국 실패로 끝이 나고 북괴의 세습독재는 계속되는 걸로 마무리되지만.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와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가 국수를 함께 먹는 장면은
두 철우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는가 보다.
영화에서는 중상을 입은 북괴 1호를 데리고 피신하느라 몇 끼를 굶은 엄철우가 잔치국수를 몇 그릇이나 비운다.
스크린으로 잔치국수를 보고 있자니 행주산성의 잔치국수가 떠올랐다.
조금 과장하면 세숫대야 크기의 쟁반에 푸짐한 잔치국수가 나오는데 가격도 저렴한 데다가 맛도 일품이었다.
영화 속 대사에 의하면 잔치국수는 북한말로 깽깽이국수라고 부르는 것 같다.

최명록(조우진)은 북괴 1호를 암살하라는 명을 수행하는 최정예요원이다.
북괴 1호를 지키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의 대결이 숨가쁘게 그려진다.
아무래도 영화의 스토리 전개상 엄철우가 좋은 편, 최명록이 나쁜 편처럼 비추어지지만
마지막 대결 신에서 상대방을 향한 그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그 역시도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을 따라야만 했던 일종의 희생자였음을 알 수 있었다.
캐릭터를 향한 분노가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영화 강철비는 한반도의 핵전쟁을 소재로 하는 영화인 만큼
미국, 일본, 중국의 관계자들도 등장하여 스케일이 클 수밖에 없다.
CIA 한국 지부장 조앤 마틴 역으로는 미국 여배우 크리스틴 달턴(Kristen Dalton)이 출연했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서 무정한 가장처럼 보여질 수도 있었던 철우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아내 강지혜(박선영)와 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장면과
아내가 떠 준 목도리를 소중하게 챙기는 장면에선 찡한 감동이 있었다.
북괴의 핵에는 대한민국도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영화 강철비의 개인적 평점은
영화 강철비의 개인적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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