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블루하츠 2017/12/26 02:53 by 오오카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2월 초순에 연극 블루하츠의 첫공을 관람했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이 제작했고 극단 대표 최원종이 작, 연출을 맡았다.
공연시간은 105분이고 네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이정미, 김나미, 강유미, 김결 배우였다.
여배우 세 명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모두 미 자로 끝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무대 중앙의 스크린에 우주선 내부와 우주비행사의 영상이 출력되고 있었다.
웬 우주비행사 하고 생각했으나 공연을 보면서 시작 전 영상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대 바닥에는 요가매트가 깔려 있다. 연극의 첫 장면이 헬스클럽이기 때문이다.
무대 왼쪽은 수진의 집, 오른쪽은 문영의 병원으로 공간이 설정되었다.
중반부의 술집 장면에서는 무대 중앙 앞쪽에 바 테이블과 의자가 설치된다.

막이 오르면 두 여인이 매트 위에서 요가를 하고 있다.
김나미 배우가 연기하는 서른 살의 수진과 이정미 배우가 연기하는 쉰 세 살의 문영이다.
수진과 문영은 모녀 사이다.
라디오방송 DJ인 수진은 3년 전에 이혼했고 정형외과 의사인 문영은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했다.
두 모녀는 요가를 하면서 민규의 재혼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민규는 수진의 전남편이다.
민규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고 문영이 말을 꺼내자
수진은 걔는 왜 내가 아니라 엄마에게 전화를 했나며 화를 낸다.
수진이에게 전화하면 화만 내니까 장모님에게 전화한 거라고 민규가 말했다고 문영이 이유를 설명해준다.
수진은 전남편 민규의 결혼식장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다.

수진은 집을 내놓았고 짐을 정리하고 있다.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 보니 민규였다. 이혼한 후에도 불쑥 찾아오곤 한다.
민규는 결혼을 축하해 달라고 전부인 수진에게 부탁한다.
억지로나마 축하를 받은 민규는 수진의 책상 위에 초롱의 사진을 놓고 간다.
두 사람의 아들이었던 초롱은 죽었다.
둘이 헤어지게 된 것도 아이를 잃은 슬픔 때문이었다.
아이의 죽음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정황이 설명되진 않았으나
수진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는 걸로 봐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듯했다.
아이가 죽은 후 수진은 민규에게 아무 말도 없이 한 달간 자취를 감추었다가 나타났고
초롱의 사진과 물건들도 모두 정리했다.
오랜만에 사진 속에서나마 초롱을 본 수진은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수진은 문영의 정형외과에서 MRI를 찍고 있다.
수진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우주인 선발대회에 나갈 작정이다.
그래서 집도 내놓았고 대회 참가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문영의 진료실에 느닷없이 하나라는 이름의 여인이 찾아와서는 면접을 보겠다며 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놓는다.
한바탕의 와인쇼가 끝난 후 하나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문영과 동업한 의사가 병원이 폐업하면 와인바를 만들겠다며 소믈리에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낸 모양이다.
문영은 환자도 없는 병원을 정리할 생각이었고 젊은 시절 해보고 싶었던 꿈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수진은 그녀가 진행하는 라디오 생방송에서 방송사고를 내고 만다.
민규에게 전하고 싶었던 속마음을 청취자가 보내온 사연인 양 가장하여 읽다가 결국 탄로가 나고 만 것이다.

공룡을 연상시키는 괴상한 옷을 입은 하나가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수진과 문영 모녀가 역시 술잔을 나누고 있다.
수진은 술에 취해 잠들었고 문영은 이전에 병원에 면접을 보러 왔던 하나를 알아보고서 말을 건다.
하나는 재일조선인이다. 일본에서 학교를 나왔고 현재는 서울에서 자취하며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아직 그녀가 만든 옷이 잘 팔리지 않아서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겸하고 있다.
방송을 들었다며 민규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수진은 결혼하지 말라며 흐느낀다.

비디오카메라 앞에서 수진이 셀카 영상을 찍고 있다.
우주선 내부인 듯 움직이는 모습이 무중력상태를 연상시킨다.
수진이 우주식량이라며 꺼내들어 소개한 것은 조그마한 알약 형태였다.
수진은 우주식량 여러 알을 하나씩 입안에 넣고는 삼켰다.
잠시 후 바닥에 쓰러진 수진은 초롱의 이름을 되뇌며 졸린 듯 서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진다.



연극 블루하츠는 아픔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의 다시서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수진이 하는 말 중에 "나는 혼자 설 수 없을지도 몰라." 라는 대사가 있다.
누구라도 좋으니 나를 도와 달라며 구조를 요청하는 SOS로 느껴졌다.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다.

이 연극에서 민규는 새로운 사랑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일어섰고
문영이 동업자의 와인바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알바를 구하지 못해서 생계가 막막했던 하나는 한시름을 덜게 된다.
패션모델이었던 남편이 자살한 이후 혼자서 딸을 키워낸 문영은 삶의 풍파를 헤쳐온 경험자인 만큼
젊은 세대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였고
병원을 닫은 후에는 젊은 시절 꿈이었던 음악을 해보겠다며 밴드를 결성하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도 보여준다.
수진의 경우 우주인이 되겠다며 다시서기에 도전하는 듯했으나 수면제를 복용하여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니 강인한 모친 문영을 본받아서 결국엔 다시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거북이를 모델로 한 괴수 가메라.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지난 작품 안녕 후쿠시마와 이번 작품 블루하츠를 보면
최원종 연출이 일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 속에서 일본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싶은 것인가에는 의문이 든다.
이 작품에서 실제로 재일교포인 강유미 배우가 연기하는 하나의 경우
그녀가 만든 옷에는 반드시 가메라 캐릭터가 들어가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장면이 있다.
가메라(ガメラ)는 고지라와 비슷한 일본의 유명한 괴수 캐릭터로 1965년에 창조되었다.
고지라가 1954년에 처음 등장했으니 그보다는 11년 후에 등장한 후배 괴수라고 할 수 있겠다.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캐릭터를 디자이너가 자신이 만든 옷에 엠블럼(로고)으로 집어넣겠다는 발상을
대체 어떻게 이해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하나라는 캐릭터를 통하여 일본을 비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강유미 배우가 술집에서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에선 그녀의 일본어가 따로 통역되지는 않았는데
가메라 엠블럼을 넣은 옷이 팔리지 않아서 속상하지만 내 옷에는 반드시 가메라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연극에는 일본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세 번 등장했다.  
하나가 병원에서 와인쇼를 하는 장면에서는 핑크레이디(ピンク・レディー)의 최고 히트곡인 유에프오(UFO. 1977),
세 여인의 이자카야 장면에서는 이시다 아유미(いしだあゆみ)의 블루라이트 요코하마(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1968),
그리고  가메라의 주제가인 가메라행진곡(ガメラマーチ. 1968)이 사용되고 있다.



수진 역 김나미 배우와 문영 역 이정미 배우.

김나미, 이정미 두 배우가 연기하는 친구 같은 모녀 연기가 특히 좋았다.
헬스클럽 장면에서는 두 배우가 실제로 요가를 하면서 대사를 주고받는데
허물없는 모녀 간의 대화가 재미난 데다가 유머러스한 요가 포즈도 등장하여 첫 장면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극 블루하츠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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