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클라우드 나인 2017/12/18 03:20 by 오오카미




12월 초순에 노을소극장에서 연극 클라우드 나인을 관람했다.



극단 마방진이 개발 중인 공연을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이는
마방진 스빠링이 12월 6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었다.
클라우드 나인이 10일까지 상연되었고 13일부터는 우연한 이웃이 막을 올렸다.

연극 클라우드 나인(Cloud 9)의 원작은
영국의 여성극작가 카릴 처칠(Caryl Churchill)의 동명희곡이고 1979년에 초연되었다.
카릴 처칠의 원작은 2막으로 구성되었다.
1막의 시대적 배경은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했던 빅토리아 시대(1837-1901)이고
공간적 배경은 영국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막의 시대적 배경은 원작이 쓰여졌던 당시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1막과 2막의 시간적 차이는 백 년 이상이 될 수도 있지만 
연극상에서는 1막과 2막의 시간적 차이는 25년이 경과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마방진에서 각색한 클라우드 나인은 프롤로그와 1막으로 구성되었다.
원작의 1막이 이번 공연의 프롤로그에 해당했고 원작의 2막은 1막에 해당했다.
굳이 이렇게 설정한 것은 마방진 자체적으로 새롭게 2막을 추가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였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1막에서 연극이 막을 내리므로 미완성으로 끝난 듯한 뒷맛을 남겼다.
카릴 처칠의 원작 희곡의 줄거리를 읽어보니 이번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므로
2막극인 원작 역시도 미완결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카릴 처칠은 줄곧 페미니즘 작품을 써온 작가로 알려져 있고 클라우드 나인은 그녀의 대표작이다.
클라우드 나인의 국내 초연은 1993년이었다.



원작의 1막은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로 설정되어 있으나
이번 공연의 프롤로그는 이십여 년 전 불쌍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어느 마을로 설정되었다.

권위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가부장적 아버지와 그의 가족이 이 마을로 이주온 후
마을사람들과의 직접적 접촉을 회피하면서도 그 중의 일부에게는 교화를 시도한다.
아버지는 가장 먼저 교화된 마을의 소년 한 명을 양아들로 삼아서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으나
호칭만 양아들일 뿐 실제로는 하인이나 시종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여기고 온갖 잡일을 시킨다.
아버지에게는 아내가 있고 친아들과 어린 딸이 있으며 장모님이 있고 집안일을 하는 아줌마가 있다.
그리고 마을의 원주민들을 연구하는 학자 친구가 있고 가족들에게 공개된 애인도 있다.

프롤로그가 시작되면 아버지 역의 배우부터 차례대로 등장하여 자기소개를 한다.
원작에서는 각 배역에 클라이브, 베티, 에드워드, 빅토리아 등 이름이 주어져 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각각의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가족 호칭으로 대체했다.
그래서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인물들은
아버지, 아내, 친아들, 양아들, 딸, 장모님, 아줌마, 애인, 친구로 불린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그의 친구간의 호칭을 보면 둘 다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상식적이겠으나
이 연극에서는 아버지는 친구를 친구라고 부르지만 친구는 친구라 하지 않고 아버지라고 부른다.
이처럼 보통명사를 고유명사화함으로써 작위적이면서도 무미건조한 분위기를 더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이것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점은 지적하고 싶다. 예를 들어 장모님은 자신의 딸을 딸이라고 부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통명사의 고유명사화,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권위적인 아버지 입장에서 봤을 때의 가족 호칭을 고수하고 싶었다면
장모님이 자신의 딸을 딸이 아니라 아내라고 불러야 맞을 것이다.

연극 클라우드 나인의 전반부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와 배역의 언밸런스다.
아버지 역을 여배우가 연기하고 아내 역을 남배우가 연기한다.
양아들 역은 원작에서는 흑인 하인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백인 배우가 연기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친아들 역 또한 여배우가 연기를 한다.
장모님과 아버지의 친구는 성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설정되어 있으나
아줌마와 애인은 한 명의 여배우가 1인 2역을 하고 어린 딸 역은 인형으로 대체하고 있어서
등장인물 수는 아홉 명이지만 실제로 출연하는 배우는 일곱 명이다.

아버지 역에 정다함, 아내 역에 김명기, 친아들 역에 김윤아, 양아들 역에 양예석,
장모님 역에 최주연, 아줌마 겸 애인 역에 조한나, 친구 역에 원경식 배우가 출연했다.



연극 클라우드 나인에서 작가는 식민지 억압과 성적 억압의 유사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아프리카로 건너간 식민지 관료 집안의 백인들이 그곳의 원주민들을 억압하는 것과
남성우월주의적 가부장에 의해 통제되는 가정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배우와 배역간의 의도적인 성별 역전에
등장인물들간의 얽히고설킨 애증관계가 더해져 성정체성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아버지는 아내가 있음에도 공공연히 애인을 두고 있고 아내 또한 남편의 친구에게 사랑에 빠져서 불륜을 저지른다. 
남편의 친구라는 작자는 친구의 아내뿐만 아니라 친구의 친아들과 양아들과도 관계를 맺는 양성애자이다.
친아들은 아버지처럼 강한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여동생의 인형을 갖고 노는 게 더 좋다.
아줌마는 안주인을 사랑하게 되는 동성애자이지만 아버지의 강요로 그의 친구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양아들은 아버지에게 교화된 후 마을사람들을 멸시하게 되었으나
아버지에 의해 친부모와 마을사람들이 죽게 되자 가족들을 지키라고 아버지가 내주었던 총으로 그를 쏜다.



1막의 배경은 현재이고 카페다. 프롤로그의 삭막했던 분위기가 화사하게 바뀌었다.
1막에서는 프롤로그에서 강제되었던 배역과 배우의 의도적인 미스매치가 해제된다.
그리고 가족 호칭 대신에 각각의 등장인물이 고유명사인 자신만의 이름을 갖게 되어 꽃이 된다.
배역명은 배우들의 본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하고 있다.

1막에서는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인물 중 아내, 친아들, 딸 역이 배우가 교체되어 등장하고
아들의 동거남, 딸의 남편, 딸의 절친이 추가로 등장한다.
프롤로그에서 아버지를 연기했던 정다함 배우는 작품에 직접적으로 출연하지는 않고
무대 한쪽에서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를 배우들이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여 카페 안의 은은한 풍경을 연출한다.
참고로 원작에서는 1막에서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배우는 2막에서 딸의 절친의 어린 딸로 출연한다.

1막의 캐스팅은 아내 역에 김윤아, 아들 역에 양예석, 딸 역에 최연주,
딸의 남편 역에 원경식, 딸의 절친 역에 조한나, 아들의 동거남 역에 김명기 배우다.

아버지가 양아들의 총에 맞아 유명을 달리한 후 아내는 홀로 카페를 운영하여 아이들을 키웠다.
인형을 좋아했던 아들은 게이임이 밝혀졌고 나이차가 꽤 나는 연상의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다.
딸은 결혼했지만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결국 몇 년 만에 이혼을 하고
학창시절부터의 절친과 동거를 하게 된다.
딸의 절친은 딸이 한 명 있는 돌싱이고 이혼 후에는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했다.
아들 또한 동거남과 헤어지게 되는데 이별 후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다시 한번 변화를 겪게 되어
이번에는 여자가 되고 싶다며 여동생과 그녀의 절친이 함께 사는 집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한편 아내는 아들과 헤어진 동거남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 이야기가 더 전개될 것도 같으나 연극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프롤로그의 의도적인 성별 미스매치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프롤로그에서는 배우들이 의도적으로 과장된 연기와 책을 읽는 듯한 억양으로 대사를 하여
분위기를 더욱 어색하고 가식적으로 만들어 간다.
그러나 1막은 많은 면에서 프롤로그와는 달랐다.
한 연극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이처럼 대조적인 경우도 드물 것이다.
2막이 새롭게 추가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완성된 마방진의 클라우드 나인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좌로부터 양예석, 조한나, 김윤아, 정다함, 최주연, 김명기, 원경식 배우.
연극 클라우드 나인의 공연시간은 75분이다. 프롤로그가 45분, 1막이 30분 정도 된다.





연극 클라우드 나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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