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모래시계 2017/12/13 05:03 by 오오카미




서울에 함박눈이 내렸던 지난주 수요일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모래시계를 관람했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원작은 SBS에서 1995년에 24부작으로 방영되었던 동명의 드라마이다.
1월 9일부터 2월 16일까지 매주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방영되었고 
평균시청률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였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서 일찍 귀가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귀가시계라고 불리기도 했다.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1991)에서 함께 작업했던
김종학 연출가, 송지나 작가, 최경식 작곡가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도 함께했다.



뮤지컬 모래시계의 공연시간은 1부 85분. 인터미션 20분. 2부 70분이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와 SBS가 제작했고
연출, 각색, 작사에 조광화, 대본에 박해림, 오세혁, 작곡에 오상춘, 음악감독에 김문정이 참여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태수 역 신성록, 혜린 역 김지현, 우석 역 박건형,
종도 역 강홍석, 재희 역 손동운, 윤회장 역 송영창, 장도식 역 이종열 배우였고
앙상블 역으로 공민섭, 강동주, 김준오, 이강, 유신, 이종혁, 도레미, 문장원, 강지혜, 배명숙, 정영일, 김태희,
문지수, 윤겸, 이승현, 추광호, 송주영, 유성재, 장재웅, 정다예, 김지훈, 전주일, 손상은 배우가 출연하고 있다.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혜린의 그네 포토존.



뮤지컬에서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등장인물 중 일곱 명의 주요등장인물만이 고정배역으로 설정되었고
이들 외 단역 등장인물들은 앙상블 배우들이 배역을 겸하고 있다.

박태수(최민수 扮) - 폭력조직 성범파의 행동대장 출신. 정이 많고 의리가 두터워서 부하들이 잘 따른다.
종도의 계략으로 조직이 와해되고 윤회장의 방해로 혜린과의 사랑이 깨어지게 되자
혜린을 되찾기 위하여 장도식의 힘을 빌어서 카지노 업계에 뛰어들고 새로운 폭력조직의 보스가 된다.
강우석(박상원 扮) - 서울중앙지검 검사. 고교시절 태수의 절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후에도 둘의 우정은 계속된다.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올곧은 성품 때문에 결국에는 친구 태수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윤혜린(고현정 扮) - 윤회장의 딸. 운동권에 가담하여 수 차례 체포되기도 했지만 윤회장의 입김으로 매번 풀려났다.
사랑하는 태수를 삼청교육대에서 빼내기 위하여 윤회장의 카지노 사업 후계자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
백재희(이정재 扮) - 혜린의 보디가드. 16세의 혜린이 윤회장의 라이벌이 거느리는 폭력조직에게 납치되었을 때
그 조직의 일원이었으나 혜린에게 반하여 조직을 배신하고 혜린을 구출해냈고 이후 줄곧 혜린의 곁을 지킨다.
이종도(정성모 扮) - 태수와 우석의 고교동창이고 일찍부터 건달 세계에 몸을 담근 양아치.
야심과 욕심이 가득하여 잇속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쓰레기다.
윤회장(박근형 扮) - 카지노 업계의 거물. 정치권에 뇌물을 상납하고 조직폭력배를 이용하여 세를 불렸다.
딸 혜린이 라이벌에게 납치되었을 때에도 딸보다 사업을 선택했을 정도로 냉혈한이다.
장도식(남성훈 扮) - 중앙정보부 부장. 대외적으론 민간기업체의 사장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정권 실세와 재계 거물과의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정권의 비자금을 축적하는 일을 하고 있다.

뮤지컬을 보고 온 후 무려 22년 만에 드라마 모래시계를 다시 한번 시청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등장인물 이름에서 옥에 티를 발견했다.
정성모 배우가 연기한 종도와 이희도 배우가 연기한 성범의 성이
드라마 초반부에서는 오종도, 이성범으로 나오지만 중반부 이후로는 이종도, 박성범으로 바뀐다.
SBS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놓긴 했으나 등장인물의 성이 뒤바뀌는 이런 실수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오케스트라의 서곡 연주가 끝난 후 우석이 태수에게 형량을 구형하는 신으로 1부의 무대는 막을 올린다.
모래시계의 주제가 백학(Журавль. Crane)을 태수가 휘파람으로 나지막하게 불고 나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가 다시 한번 객석을 가득 메우면서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열 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 때 태수와 우석은 처음 만났다.
전학을 온 태수는 곧바로 주먹으로 학교를 평정하였으나 진짜 힘은 주먹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전교 1등인 우석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우석은 공부를 가르쳐 줄 테니 다시는 싸움을 하지 말라는 조건을 붙였고 태수는 이 약속을 지켰다.
태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나온 육군사관학교를 목표로 하였으나
그의 아버지가 빨치산이었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지고 만다.
태수의 어머니가 열차사고로 사망한 후 태수는 어머니가 운영했던 요정을 정리하고
남은 돈을 법대에 합격한 친구 우석의 등록금으로 건넨다. (17, 18, 19 그리고 스무 살)
우석은 서울로 올라가고 태수는 종도와 함께 조직폭력배에 들어간다. (아웃사이더)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며 데모로 한창이었지만 우석은 사법고시 준비에 열심이다.
우석의 여자친구 혜린이 데모에 가담했다가 전경에게 쫓기게 되자 우석은 그녀와 함께 도망치다가
마침 서울에 올라왔다가 우석을 만나러 대학교를 찾아왔던 태수와 마주치지만
세 사람 모두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잠깐만 멈춰봐라)
혜린은 카지노 업계의 대부 윤회장의 딸이라는 이유로 먼저 석방된다.
우석은 혜린이 자신처럼 가난한 집안 출신인 줄 알고 좋아했었으나
그녀의 집안 배경을 알게 된 후 혜린을 향한 마음을 접는다. (친구 이상 사랑 이하)
우석의 자취방에 모인 세 사람은 고기를 구워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태수와 혜린도 친구가 된다.
고시에 떨어진 우석은 입대를 준비하려고 휴학계를 냈고
혜린은 노동자의 삶을 직접 경험하겠다며 공장에 취직한다. (뜨거운 양철지붕)
윤회장은 빠칭코 사업을 시작하려고 공장을 매입했으나 공장 근로자들이 반대시위를 벌이자
장도식의 중개로 소개받은 태수와 종도가 속한 폭력조직을 공장에 투입시켜 시위대를 해산시킨다.
윤회장은 시위대 속에서 혜린을 발견하자 공장 직원들에게 혜린이 자신의 딸임을 밝혀서 쁘락치 취급을 받게 만든다.
시위대가 해산된 후 윤회장이 혜린을 철없다며 나무라자 태수가 나서려다가 재희의 목도에 저지당한다.
혜린은 재희를 말리며 윤회장에게 태수를 약혼자라고 거짓으로 소개한 후 태수와 함께 사랑의 도피에 나선다.
혜린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던 몇 년 전을 회상한다.
늘 일로 바빴던 윤회장은 외로운 딸을 위해서 정원에 그네를 설치했을 정도로 자상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집 밖에 나섰던 혜린이 윤회장의 카지노 사업 라이벌에게 납치당하면서 부녀간의 신뢰관계에는 금이 간다.
딸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으면 요구조건에 응하라는 라이벌의 협박을 윤회장이 단호히 거절했던 것이다.
재희의 도움으로 혜린은 구조되긴 하였으나 아버지를 향한 딸의 사랑은 식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랑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구실이었다고는 해도 
도피의 동반자로 자신을 선택한 혜린에게 태수는 자꾸만 마음이 끌린다. (너에게 건다)
늘 가까이에서 지켜왔던 혜린 아가씨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에 재희의 마음은 심난하다. (그만큼의 거리)
우석은 군복무 중에 5.18 광주폭동에 계엄군으로 투입되어 시민군과 총격전을 벌인다. (시대유감)
민간인에게 총을 쐈을 수도 있다는 죄책감에 우석은 전역 후 고시를 포기하지만
그럴 수록 억울한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줄 인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아버지의 호통에 정신을 차리고는 고시를 치러서 검사가 된다. (검사의 기도)
장도식의 거듭되는 뇌물 요구에 모든 상납금 내역을 기록해놓은 장부가 있다며
윤회장이 반발하자 가족의 안전을 생각하라며 장도식도 되받아친다.
한편 종도는 윤회장 딸의 거처를 알아내라는 장도식의 명령을 수행하면서
혜린을 태수로부터 데려오라는 윤회장의 명령도 떠받드는 등
장도식과 윤회장 사이를 오가며 그들의 요구를 적당히 수행하면서 힘을 키운다. (힘의 균형)
짧은 동거생활 중 태수와 혜린은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이유는 몰라도)
종도의 신고로 태수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게 되자 혜린은 아버지를 찾아가
다시는 그와 만나지 않을 것이고 집에 돌아와 카지노 일을 배우겠으니 태수를 빼내달라고 사정한다.
풀려난 태수를 찾아간 혜린은 태수에게 이별을 통고하고 돌아선다.
우석은 카지노 업계의 뇌물 상납 비리 조사에 착수한다.
태수는 안면이 있는 장도식을 찾아가 카지노 일을 배우고 싶다고 부탁한다. (세상 너머로)



드라마 모래시계의 많은 명장면 중 하나가 김영애 배우가 연기한 태수의 모친이 빨치산이었던
남편을 추모하러 지리산의 어느 꼭대기에 올라 홀로 외로이 산아래를 내려다보며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다.
미녀 여배우의 또렷한 이목구비에 새파란 두루마기와 목도리가 어우러져 선명한 인상을 더했고
바로 다음 장면인 기차역에서 그녀가 생을 마감하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제1화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좋을 이 시퀀스에서 지리산 장면은 노고단 인근에서 촬영했다고 하고
기차역 장면은 섬진강변에 있는 압록역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얼마 전 타계한 김영애 배우를 비롯하여 전운, 김인문, 김진해, 남성훈, 조경환, 한경선 배우 등
이제는 과거 영상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여 그립고도 반가운 드라마 모래시계다.



윤회장이 카지노 사업을 더욱 확장하려 하자
장도식은 카지노 업계에 막 뛰어든 박회장에게 태수를 붙여주어 이를 견제한다.
힘을 키운 태수가 종도 소유의 카지노 지분까지 인수하려고 하자
위기를 느낀 종도는 태수의 물주인 박회장을 사고사로 위장하여 살해한다.
박회장의 죽음을 수상하게 여긴 검찰의 수사망이 업계 라이벌인 윤회장에게로 좁혀져오자
윤회장은 장도식에게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며
뇌물 장부를 언론에 공개하려 하나 심장발작으로 숨을 거둔다. (멈출 수 없는 속도)
혜린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이 된 태수를 원망하고
태수는 자신이 힘을 키운 이유는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혜린 널 갖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한다.
윤회장의 죽음으로 카지노 상납 비리의 수사선이 혜린과 태수에게 향하게 되자
우석은 태수에게 너를 잡게 될까 봐 두렵다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한다.
태수는 자신을 삼청교육대에서 빼내주는 조건으로 혜린이 자신과의 이별을 선택해야 했다는 사실을
우석으로부터 전해듣고서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한다. (너무 늦지 않도록)
태수가 종도와 부하들을 불러모은 후 카지노를 원래 주인인 혜린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하니 종도가 반발한다.
종도가 장도식에게 달려가 태수의 배신을 고하니 장도식은 박회장 살인사건의 배후를 태수로 조작한다. (버려진 카드)
우석은 혜린에게 태수가 널 위해서 카지노를 정리했다는 사실과
태수가 박회장 살인사건의 배후라는 증거가 나와서 체포되었으나 아무래도 조작된 것 같다는 것을 알려준다.
뇌물 수수자로 지목받고 있는 장도식이란 인물이 카지노가 원주인인 혜린에게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아서
태수를 살인교사범으로 조작한 것 같다는 우석의 말에 혜린은 수사를 돕겠다고 자청한다.
혜린은 윤회장이 언젠가 모래시계를 뒤집어 시대를 바꾸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네가 될 거라고 한 말을 떠올린다. (모래시계)
혜린은 윤회장이 남긴 뇌물 장부가 수중에 있으니 태수를 감옥에서 빼내야 할 거라고 장도식을 협박한다.
장도식은 종도에게 혜린을 처리하라고 명한 후 자신의 뒤를 캐고 있는 우석을 중앙정보부에 연행한다.
우석이 실종되자 혜린은 카지노 대부의 비밀장부와
카지노 수사중 실종된 검사라는 제목으로 지역신문에 기사를 낸다. (시대유감2)
우석은 심문실에서 장도식과 대면하자 장부에 기재된 수수자 이름은 당신 하나뿐이었지만 어차피 당신도
권력의 하수인일 뿐일 테니 배후에 누가 있냐고 밝히라고 다그치지만 장도식이 입을 열 리는 없었다. (나의 배후) 
종도는 태수를 면회 가서는 혜린을 처리할 테니 며칠 후 뉴스에 나올 거라며 약을 올린다.
태수는 혜린을 지켜내기 위해서 부하들의 도움을 받아서 탈옥을 감행한다. (어떻게 사랑이라 말할까)
혜린은 뇌물 장부를 건네주면 태수를 풀어주겠다는 장도식의 말을 믿고
약속장소에 나갔으나 그곳에서 혜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종도였다.
혜린을 구하기 위하여 재희가 홀로 종도 일당의 소굴에 뛰어들어 혈투를 벌인다. 
종도의 대부분의 부하를 쓰러뜨렸지만 재희는 결국 혜린의 품안에서 숨을 거둔다.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뒤늦게 나타난 태수가 종도를 제압하고 혜린의 비밀장부를 되찾는다.
목숨을 구걸했던 종도는 태수가 방심한 틈에 뒤에서 칼로 공격을 했고 분노한 태수가 종도의 숨통을 끊어놓는다.
사건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온 우석은 태수로부터 뇌물 장부를 건네받고는 태수에게 도망가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태수는 우석에게 건넸던 장부를 다시 빼앗아 난롯불 속에 던져넣는다.
혜린이 제출한 뇌물 장부가 증거로 사용되면 혜린에게도 피해가 미칠 수 있음을 염려해서였다.
태수는 자신에게도 장부가 있으니 그걸로도 장도식을 잡을 수 있을 거라며 체포되기를 자처한다.
우석은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체포해야 한다는 현실에 번뇌하며 괴로워한다. (무엇을 위하여)
우석은 법정에서 태수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흐느끼나 태수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던 스무 살 시절을 떠올린다. (아아 스무 살)
혜린과 우석이 지리산 골짜기에 태수의 유골을 뿌리며 시대의 변화를 염원하는 장면으로 무대는 막을 내린다.



제20화에서 혜린을 사랑하는 두 남자 태수와 재희가 나란히 앉아서 짧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술잔을 비우고 일어서는 재희를 향해 태수가 이렇게 말을 건넨다.
"백재희,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 말이 하고 싶었어."
곁에 늘 있으면서도 혜린의 남자가 될 수 없는 재희와 혜린의 남자가 되고 싶었지만 곁에 머물 수 없었던 태수.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엇갈린 두 남자의 처지가 묘한 씁쓸함을 남기는 한편 남성미가 감도는 장면이었다.
만약 뮤지컬에서 이 장면을 무대화한다면 태수와 재희 두 남자의 묵직한 울림이 있는 듀엣곡이 탄생할 것 같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음악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의 지휘에 맞추어 19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가
웅장하고 풍성하게 배경음을 깔아주어 작품의 무게감과 비장미를 더해주고 있다.



- 뮤지컬 모래시계 수록곡 -

- 서곡 -

- 1막 -
1. 휘파람(underscore) - 태수
2. 17, 18, 19 그리고 스무 살 - 우석, 태수, 앙상블
3. 아웃사이더 - 태수, 종도, 앙상블
4. 잠깐만 멈춰봐라 - 우석, 혜린, 태수, 앙상블
5. 친구 이상 사랑 이하 - 우석
6. 뜨거운 양철지붕 - 혜린, 앙상블
7. 내가 사랑한 - 혜린
8. 너에게 건다 - 태수
9. 그만큼의 거리 - 재희, 앙상블 
10. 시대유감 - 우석, 앙상블
11. 검사의 기도 - 우석
12. 힘의 균형 - 장도식, 종도, 앙상블
13. 이유는 몰라도 - 태수, 혜린
14. 백학(underscore)
15. 세상 너머로 - 태수, 우석, 혜린, 앙상블

- 2막 -
16. 멈출 수 없는 속도 - 윤회장, 장도식, 종도, 앙상블
17. 너무 늦지 않도록 - 우석, 태수, 혜린
18. 버려진 카드 - 종도, 앙상블
190 모래시계 - 혜린
20. 시대유감2 - 혜린, 앙상블
21. 나의 배후 - 장도식
22. 어떻게 사랑이라 말할까 - 태수, 앙상블
23. 그만큼의 거리 Rep.(underscore)
24.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 재희
25. 아웃사이더 Rep.(underscore)
26. 무엇을 위하여 - 우석, 혜린, 태수, 앙상블
27. 아아 스무 살(17, 18, 19 그리고 스무 살 Rep.) - 태수, 우석, 혜린, 앙상블

*underscore - 배경음악



종도 역 강홍석 배우와 장도식 역 이정열 배우는 화통한 조합을 보여주었다.
뮤지컬은 등장인물수에 한계가 있다 보니
뮤지컬의 장도식은 드라마의 장도식과 그의 상관인 정권 실세 강동환을 합쳐놓은 듯한 인물로 그려진다.



장도식과 종도가 함께 부르는 '힘의 균형'은 빠른 비트의 남성미 넘치는 록음악이라서
악당 둘이 잘난 체하며 부르는 노래임에도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넘버였다.



재희 역 손동운 배우.
드라마에서 재희의 대사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서 혜린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마지막 장면 말고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으나 이번에 드라마를 다시 시청하면서 살펴보니 그야말로 곳곳에 재희가 있었다.
손동운 재희는 날카로운 이목구비처럼 존재감 있는 재희를 보여주었다.

재희의 솔로곡은 '그만큼의 거리'와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두 곡이 있다.
두 넘버의 가사량이 대사량보다 많을 만큼 재희는 과묵한 캐릭터이지만 그래서 더욱 뇌리에 남는 것 아닐까 싶다. 
재희는 땀흘리며 검도 연습을 하는 장면에서 그만큼의 거리를 부른다.
재희가 중심에 위치하고 그의 도복과는 다른 색의 도복을 입은 남자 앙상블들이 주변에 포진하여
함께 검도 군무를 펼치는 장면은 뮤지컬 모래시계에서 가장 멋진 장면으로 손꼽고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재희와 앙상블의 검도 군무 장면은 신선호 안무감독과 서정주 무술감독이 협력하여 만든 장면이라고 한다.
혜린이 태수와의 약혼을 선언한 후 혜린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재희의 허무하고 공허한 마음을 노래한 넘버로
목도를 휘두르며 절도 있게 펼쳐지는 안무는 애절한 가사와 맞물려서 더욱 강한 여운을 남긴다.
혜린과 재희와의 관계를 검도에서 중시하는 상대와의 거리에 비유한 점도 기발하다고 하겠다.



우석 역 박건형 배우를 무대에서 만나는 건 이번 공연이 처음이었다.
TV 드라마 신드롬 등에서 느꼈던 중후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신성록 배우는 그가 출연한 영화의 무대인사에서 직접 본 적이 있었으나
공연무대에서 만나보기는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깨버리게 만드는 보이스였다.
아마도 그가 영화 밀정과 프리즌에서 모두 악역으로 나왔던 탓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쨌든 예상과는 다른 감미로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색에 박수를 보냈다.
외모로 봤을 때에는 박건형 배우 쪽이 훨씬 묵직한 저음과 감미로운 음성으로 노래할 것 같았으나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신성록 배우 쪽이 보다 감미로웠고 박건형 배우 쪽은 보다 날이 선 날카로운 느낌이 있었다.







태수가 혜린을 향한 사랑을 다짐하는 솔로곡 '너에게 건다'는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로 손꼽고 싶을 만큼 감미로운 발라드이고
우석이 검사에 임용되며 부르는 솔로곡 '검사의 기도' 또한 묵직한 울림이 있는 넘버였다.



김지현 배우는 연극 스피킹 인 텅스에서 만나본 적이 있고 뮤지컬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혜린의 솔로곡 '내가 사랑한'과 '모래시계'에서 애처로운 여인의 마음을 감정을 담아서 잘 표현해냈고
태수와의 듀엣곡 '이유는 몰라도'에서는 이유 따위 필요 없이 서로에게 끌리는 연인의 감정을 촉촉하게 노래했다.



원작 드라마 24부작의 총 방영시간은 약 20시간이다.
이것을 뮤지컬로 무대화하면서 2시간 30여 분으로 압축하였으니
뮤지컬에서는 제외된 등장인물들도 많았고 발생한 사건 등도 세부적으로는 변경된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자면 등장인물면에서는 드라마에서는 꽤 존재감이 있었던 윤회장의 심복 민 변호사(김종결 扮), 
사회부 여기자 신영진(이승연 扮), 우석의 아내 정선영(조민수 扮) 등이 뮤지컬에서는 따로 등장하지 않는다.
사건면에서도 윤회장이 카지노를 세울 공장을 시찰하는 장면은 드라마에선 나오지 않는다.
뮤지컬에선 태수가 살인교사죄로 체포되지만 드라마에선 예전에 정치깡패로 활동했던 건으로 체포된다.
뮤지컬에선 장도식의 중재로 종도가 태수의 조직에 합병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드라마에선 종도는 성범파가 와해되며 독립한 후에는 태수의 밑에 들어가는 일 없이 끝까지 독자적 조직을 이끌었다.
이 밖에도 원작과 뮤지컬의 다른 점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있으니
뮤지컬 모래시계를 본 관객이라면 원작 드라마 모래시계를 시청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SBS 홈페이지의 ALLVOD에서 모래시계를 무료 시청 가능하다. 단 15분에 한 번씩 15초 광고가 등장하긴 한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격동기를 살았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당시의 급변하는 시대상을 조명함과 동시에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내용면에선 원작드라마를 효율 좋게 각색하였고
음악면에서도 뇌리에 남는 인상적인 넘버들이 많이 있어서
잘 만들어진 창작뮤지컬로 평가하고 싶은 작품이다.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바른 뜻 하나와 지켜야 할 사람 하나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다."
우석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일러 준 금언(金言)을 되새겨 본다.





뮤지컬 모래시계 커튼콜.





공연이 끝나고 나와 보니 어둑해진 창밖에는 함박눈이 펑펑 날리고 있었다.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는데
바로 옆에 남녀 한 쌍이 와서 서서는 이날 공연과 관련하여 열띤 토론을 벌이는 거다.
처음에는 열렬한 관객들인가 싶었는데 찬찬히 살펴보니 공연관계자들이었다.
A4 용지를 4등분하여 한 쪽 모서리를 철로 묶은 이면지 메모장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 가면서
공연에서 수정하고 보완할 내용을 상의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내가 주목한 것은 이면지였다.
앞으로 넘긴 페이지의 원래 앞면이 비스듬히 옆으로 튀어 나와서 프린트되어 있는 내용을 읽어 보니
재희의 대사가 실려 있었다. 뮤지컬 대본집을 이면지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런 귀한 자료를 이면지로 활용하다니 하고 잠깐 부러워했다.



프로그램북은 12월 20일부터 판매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공연은 정말 힘들게 관람했다.
바로 뒷좌석에 관크가 앉아서 계속 기침을 해대는 데다가 1부 후반부엔 재채기까지 해대서
대체 어떻게 생겨 처먹은 쓰레기인가 싶어서 인터미션에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관크짓하게 생겼더라.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이런 관크가 있으면 공연 분위기 다 망쳐버리고 기분도 다 잡쳐버리게 된다.
공연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관크가 공연 중에 기침하는 인간들이다.
기침소리가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고 불쾌하게 만든다는 걸 관크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타인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심만 있더라도 이런 관크짓은 하지 못할 텐데 말이다. 
이제 관크들은 인간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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