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갈매기 2017/11/21 12:54 by 오오카미




지난주 동숭아트센터 1층에 위치한 꼭두소극장에서 연극 갈매기를 관람했다.



안톤 체홉(Anton Chekhov)의 갈매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
안톤 체홉의 4대 장막극 중에서도 대표작인 만큼
연극배우들에게는 바이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희곡일 것이다.



이번에 관극한 갈매기는 극단 아레떼에서 제작했고 여무영 대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공연시간은 12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소린 역 이봉규, 도른 역 고인배, 아르까지나 역 유지연, 뜨리고린 역 하동준,
샤므라예프 역 이승구, 메드베젠꼬 역 서철, 뽈리나 역 이태리, 마샤 역 박상아,
니나 역 김은혜, 트레플레프 역 서창원, 야꼬프 역 강신형, 요리사 역 조나무 배우였다.



무대의 배경은 자작나무 숲을 연상케 했다. 자작나무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나무이므로
추운 나라 러시아를 무대로 하는 연극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자작나무가 빼곡히 서 있는 무대 뒷면에 영상을 송출하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체홉의 갈매기는 1896년에 쓰여졌다. 그의 4대 장막극 중 가장 첫 번째로 쓰여진 희곡이다.
원작이 쓰여진 것이 백 년도 훨씬 전이다 보니 의상이나 소품 등을 현대풍으로 바꾼다거나
영상 송출처럼 눈에 띄는 장치를 공연에 활용한다거나 하는 시도가 적지 않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원작의 시대상을 가능한 그대로 무대에 재현해낼 때에야 비로소
고전 명작이 지닌 본연의 맛이 우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연 시작 전에 자작나무숲에 투영된 갈매기 영상은 참신했고 
공연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는 효과는 있었으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본공연 중에도 영상을 몇 차례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고전 본연의 맛을 반감시켰다.
게다가 꼬스차(트레플레프)가 권총자살하는 결말에서는 그가 무대 위에 쓰러진 후
니나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영상이 수십여 초간 상영되면서 공연은 막을 내렸다.
최후의 순간까지도 사랑했던 여인을 그리워한 꼬스차의 심리를 표현하려 했던 것 같으나
어차피 원작대로 가지 않을 거라면 영상을 사용하기보다는
니나가 무대에 다시 등장하여 쓰러진 꼬스차를 측은하게 내려다본다든가
꼬스차의 곁에 앉아서 그를 보듬는다든가 하는 연출이 보다 감성을 자극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샤 역 박상아 배우.

갈매기는 등장인물들간의 다양한 삼각관계로도 유명한 희곡이다.
집사의 딸인 마샤는 주인집 도련님인 꼬스차를 짝사랑하고 꼬스차는 마을처녀 니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니나는 꼬스차네 집에 손님으로 오는 뜨리고린이라는 유명작가에게 마음을 줘 버리고
마샤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가난한 학교선생 메드베젠꼬와 결혼을 하게 된다.
마샤는 꼬스차를 잊기 위해서 결혼했지만 결혼 후에도 꼬스차를 향한 연심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마샤도 니나 못지않게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박상아 마샤도 매력 있었다.



아르까지나 역 유지연 배우.

여배우들의 경우 젊어서는 니나를, 나이 들어서는 아르까지나를 연기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니나와 아르까지나는 대조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다.
유지연 배우의 아르까지나는 강렬했다.
3막에서 아르까지나는 연하의 애인 뜨리고린이 젊고 순수한 처녀 니나에게 마음이 흔들리자
그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 그녀의 육감적인 육체를 무기로 삼아 그의 욕정을 되살린다.
갈매기에서 가장 뜨거운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장면에서
유지연 아르까지나는 팜므파탈적인 매력과 붉은 드레스처럼 뜨거운 열정을 마음껏 발산했다.



니나 역 김은혜 배우.
맑고 순수했던 시골처녀 니나를 상징하는 컬러는 역시 하얀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작품의 제목 갈매기와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니나가 등장하는 장면 중 그녀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역시 1막의 연극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갈매기에는 극중극의 방식도 도입되어 있다.
구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인 꼬스차는
이제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의 실험적인 희곡을 썼고
오랜만에 집에 내려온 그의 어머니이자 유명 여배우인 아르까지나를 비롯하여
가족과 이웃들을 모아놓고 그들 앞에서 자신의 희곡을 연극으로 선보인다.
그 연극의 주인공이 바로 니나다.
니나의 1인극으로 약 4분여간 전개되는 이 장면에서 니나 역 배우는 자신의 기량과 매력을 발산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꼬스차가 쓴 희곡이 20만년 후 모든 것이 사라진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는
전위적인 내용이라서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여배우의 역량으로 이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은혜 니나는 매력 있게 이 모노드라마 장면을 소화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영상 삽입 부분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전개도 깔끔하여 갈매기의 재미를 잘 살린 공연이었다.
안톤 체홉 작품의 입문서라 해도 좋을 명작 갈매기는 역시 재미있는 작품이다.
각양각색의 등장인물과 얽히고설킨 인물관계는 드라마적 재미의 정수를 보여주고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사건들을 나열하는 사실주의 연극의 백미를 느끼게 해준다.  





연극 갈매기 커튼콜.



그리고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연출가가 공연장에 들어와서 자신이 연출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연출가라 하더라도 공연 중인 객석에 앉아있다면
관객과 마찬가지로 공연관람 매너를 지켜야 하는 거다.
이날 여무영 연출가는 맨 뒷줄에 앉아서 공연 중에 핸드폰 껐다 켰다 하고
땅콩이라도 드시는지 계속 부스럭부스럭 소리를 내어 관크들이나 하는 짓을 해서 보기 안 좋았다.
객석에 앉았다면 관극 매너는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글

  • 준짱 2017/11/24 12:25 # 삭제 답글

    갈매기는 책으로 읽었는데 그다지 재밌지 않았다. 역시 연극으로 봐야 하나?^^
  • 오오카미 2017/11/24 13:17 #

    희곡이 원래 연극을 위해 쓰여진 대본이니까 연극으로 봐야 진짜 맛이 느껴질 거다.
    이번에 봐서 알겠지만 누가 연출하느냐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서 작품 해석력이 달라진다고 본다.
    전훈 연출의 갈매기, 바냐삼촌 공연실황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 한번 봐 봐라. ^^
    https://www.youtube.com/user/NikitaJohnhoon/videos?disable_polym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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