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2017/11/16 16:45 by 오오카미




유니플렉스 2관에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관람했다.

백석의 동명의 시를 토대로 하여 시인과 기생과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뮤지컬 나나흰은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스튜디오에서 개발했고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작년 2월에 트라이아웃(정식 공연 전 올리는 실험적 공연)을 거쳐서 11월에 초연의 막을 올렸고
올해 1월에 거행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연출상, 극본작사상을 수상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박해림 작, 오세혁 연출, 채한울 작곡의 뮤지컬 나나흰의 공연시간은 95분이다.
작년 초연 때과 비교하면 5분 정도 줄어들었다. 내용면에서 다소 삭제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작년 공연에서는 백석 역이 트리플 캐스팅이었고 자야와 사내 역은 더블 캐스팅이었으나
올해 공연에서는 백석 역은 퀸투플 캐스팅, 자야와 사내 역은 쿼드러플 캐스팅으로 확장되었다.
이날 관람한 공연의 캐스팅은 김경수 백석, 곽선영 자야, 윤석원 사내였다.

평소 길상사를 산책 삼아 자주 방문했던 박해림 작가는
예전에 이곳이 대원각이라는 고급요정이었을 때 이곳의 주인이었던
자야 김영한 여사의 생애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녀가 평생동안 잊지 못했다는 시인 백석과의 인연을 소재로 삼아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날인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이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힌당나귀 타고
산곬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곬로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날이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언제벌써 내속에 고조곤히와 이야기한다
산곬로 가는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건 덜어워 벌이는것이다

눈은 푹푹 날이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힌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 응앙 울을것이다


*출출이 -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
*마가리 - 오두막


뮤지컬의 제목이기도 한 이 시에는
화자가 나타샤라는 여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가 잘 묘사되어 있다.
공연 중에는 자야가 백석의 수첩을 뺏어들고서는 이 시를 읽는다.
그러고는 나타샤라는 여자가 누구냐며 질투심에 귀여운 투정을 부린다.



뮤지컬 나나흰은 한 시인에게서 자야라고 불리었던 여인의 그윽한 사랑과 영원한 기다림을 노래하고 있다.
여주인공의 모델이 되는 김영한 여사는 기명이 진향이었다. 법명은 길상화다.
자야는 연인이었던 시인 백석이 그녀에게 붙여준 이름으로 이백의 시 자야오가(子夜吳歌)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오 땅에 사는 아름다운 자야라는 여인이 임을 그리워하며 불렀다는 노래를 토대로 만든 시조다.



자야는 매일밤 백석을 만난다. 그녀의 추억 속에서.
자야는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되었지만 백석은 예전 모습 그대로 멋쟁이 모던보이다.
자야의 연인 백석은 시인이다.
자야가 기생이었을 때 처음 만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한눈에 반해 버렸다.
백석 부모의 반대로 식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두 사람은 함께 살았고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러나 백석이 만주로 떠난 후 남북이 분단되었고
자야는 두 번 다시 사랑하는 님을 만날 수 없었다.
자야는 기생으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어 고급요정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나 막대한 부도 그녀의 허전한 마음 한 곳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자야는 백석의 시를 모아서 책을 출판했다.
님의 시가 담겨있는 시집이 세상에 나오자 자야는 그 책을 소중하게 꼬옥 감싸안았다.

자야는 시가 천 억원에 달하는 대원각을 법정 스님에게 기부했고
나머지 재산은 백석을 기리기 위하여 백석문학상을 설립하는 데 썼다.
아깝지 않으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야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게 천 억원을 줘도 백석의 시 한 줄과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라고.





김경수 배우의 백석은 근심거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순진무구한 장난꾸러기 같았다.
곽선영 배우와의 듀엣곡에서는 좋은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사내 역 윤석원 배우는 다양한 멀티 역으로 출연하여 극의 흐름을 보조한다.



가장 기대했던 곽선영 자야는 역시 좋았다.
곽선영 배우는 2006년 뮤지컬 달고나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12년차 뮤지컬 배우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지난 여름 SSMF 토크쇼에서였다.
토크쇼에서 해맑은 모습을 보여준 그녀를 보며 무대에서도 만나보고 싶어졌다.
곽선영 배우는 노래도 좋았고 연기도 좋았으며 무엇보다도 감정표현력이 좋았다.
객석을 향한 눈맞춤(아이콘택트)도 활발하여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또한 백석과 달리 자야는 젊은 시절과 노년 시절을 함께 연기하지만
현재와 회상이 번갈아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노인 분장은 하지 않는다.
따라서 배우의 연기력만으로 세월의 차이를 표현해야 하는데
곽선영 배우는 훌륭하게 시간차를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현재 장면인지 회상 장면인지 구분이 될 정도로.

대나무숲의 고요한 배경과 피아노 라이브 연주가 생생하게 흐르는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고요하게 그러면서도 수북이 쌓이는 하얀 눈처럼
그윽하고 깊이가 있는 진한 사랑을 느껴볼 수 있는 명품 뮤지컬이다.

올해에도 여전히 커튼콜 촬영금지라는 점은 역시나 아쉬움이다.








2018년 2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박카스 CF 엄마편에 곽선영 배우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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