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스테디 레인 2017/11/06 12:00 by 오오카미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연극 스테디 레인(A Steady Rain)을 관람했다.
미국 극작가 키스 허프(Keith Huff)의 작품이고
2007년에 시카고 드라마티스트(Chicago Dramatists)에서 초연되었다.
2009년에는 브로드웨이의 제럴드 숀펠드 극장(Gerald Schoenfeld Theatre)에서
휴 잭맨(Hugh Jackman)과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출연으로 12주간 상영된 바 있다.
국내 초연은 2013년이다.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제작, 이인수 번역, 김한내 연출의
연극 스테디 레인의 공연시간은 2시간이고 두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 2인극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대니 역 홍우진, 조이 역 한상훈 배우였다.

노네임씨어터컴퍼니의 작품은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를 제외하고는
수탉들의 싸움, 두 개의 방 등 모두 커튼콜 촬영금지였는데 스테디 레인 역시 커튼콜 촬영이 허락되지 않았다.
커튼콜 촬영은 이제 추세(트렌드)다. 추세에 역행하지 말고 순응하길 바란다.



연극 스테디 레인의 두 주인공 대니(Denny. 데니)와 조이(Joey)는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관이다.
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오래된 친구 사이이다.
거칠고 난폭한 대니에게 조이는 늘상 얻어맞았지만
달리 친구가 없었던 조이에게 대니는 유일한 친구였다.
대니는 코니(Connie)라는 여성과 결혼했고 아들이 둘 있다. 막내는 두 살배기다.   
조이는 아직 독신이다.
순경인 대니와 조이는 형사 진급시험에서 세 번이나 미끄러졌다.
시험성적이 좋았음에도 연거푸 물을 먹은 이유는
자신들이 과거에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것을 고깝게 여기고 있는
자신들의 유색인종 상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형사 승진이 좌절된 후 조이는 술독에 빠져 알코올중독자가 되었다.
그런 친구를 보다 못해 대니는 조이를 매일같이 자신의 집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대니는 조이가 술에 의존하는 커다란 이유가 혼자 사는 외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가족과 어울리는 것이 친구에게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대니의 가족과 어울리며 조이는 한결 나아졌다.
대니는 종종 저녁식사에 조이와 엮어주기 위해서 여성을 초대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 여성들이 대니가 순찰을 도는 구역 내에서 일하는 거리의 여성들이라는 거다.
대니는 그녀들에게서 주기적으로 삥을 뜯는다.
그녀들이 불법적으로 매춘을 하는 것을 눈감아주는 대가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대니는 가끔씩 그녀들을 갈취하고 폭행하는 포주들을 혼내주기도 한다.
얼마 전 대니는 조이를 위해 저녁식사에 데리고 왔던 론다라는 여성이
그녀의 포주 월터 로렌츠(Walter Lorenz)에게 맞은 것을 알게 되자
그 포주놈을 찾아가 흠씬 두들겨패준 일도 있었다.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발단이 되리란 걸 대니는 알지 못했다.



오랜 친구 대니와 조이는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 Hutch. 1975-79)의 두 주인공처럼
멋진 형사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일련의 사건이 거듭되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대니는 시청률 조사단에 선정되었다고 기뻐하면서 조이에게 새로 구입한 대형 벽걸이TV를 자랑했다.
그러나 창밖에서 날아온 총알에 TV는 박살이 나고 깨어진 유리창 파편이 막내아들의 경동맥을 긋는다.
지긋지긋한 비가 계속되던 어느 날
골목길에서 벌거벗은 베트남 소년이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만
가족을 습격한 용의자가 타고 있던 자동차와 같은 차종을 발견한 대니는 소년을 조이에게 넘기고 차를 쫓는다.
조이는 약에 취한 듯한 그 소년을 뒤늦게 나타나 아이의 삼촌이라고 자처하는 건장한 남자에게 인도한다.
그 남자가 인육을 먹는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연극 스테디 레인은 실재했던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1991년 밀워키에서 제프리 다머라는 연쇄살인마가 체포되었다.
그의 집 냉장고에서는 토막을 낸 시체의 일부가 발견되었고
그는 17명의 남자를 살해했고 인육을 먹었다고 진술했다.
그가 체포된 계기는 그의 집에 갇혀있다가 탈출한 피해자 남성의 구조요청에 의해서였다.  
도움을 요청하는 남성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던 것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들이 제프리의 집을 수색했고 냉장고에서 범행의 증거물을 확보한 것이다.
제프리가 체포되기 두 달 전에도 14세 동양계 소년이 탈출하여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으나
제프리는 경찰에게 자신은 동성애자이고 그는 19세의 내 애인인데
조금 다툼이 있었을 뿐이라고 얼버무린 후 소년을 데리고 돌아갔다.
연쇄살인마가 체포된 후 이 사실이 알려지자 무능한 경찰 때문에 소년이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여론이 들끓었고 소년을 돌려보냈던 두 경찰에겐 정직 처분이 내려지지만
이들 두 경찰은 법원에 항소했고 승소하여 다시 복직되었다.
제프리 다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1994년 감옥 안에서 정신병이 있는 죄수에게 맞아죽었다.



연극 스테디 레인은 활기가 넘치는 작품이다.
두 명의 남자배우가 두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떠들어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사량이 많은 연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를 보니 배우가 대사를 여러 번 버벅였다는 글도 있던데
이날 공연에선 그런 문제는 없었다.
대니 역 홍우진 배우는 성격 급하고 거칠고 난폭한 캐릭터를,
조이 역 한상훈 배우는 유약하고 차분한 캐릭터를 잘 만들어냈다.

그리고 거친 남자로 설정된 탓인지 대니의 대사에는 욕설이 난무한다.
대니의 대사에는 세 문장 중 한 번은 욕과 관련된 단어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수많은 공연 중 욕이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연극은 처음이었다.
만약 옛 선비들이 이 연극을 접했다면 귀를 한참은 씻어야 했을 것이다.

독백과 대화가 뒤섞여 있다는 점 또한 극에 활기를 더한다.
대니와 조이는 서로 대사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과거에 일어났던 일과 당시의 정황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객석을 향해서 또는 자신을 심문하는 취조관을 향해서 독백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들의 독백은 호소와 애원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결국에는 자기변명일 뿐이다.

무대 위에는 대니와 조이 역의 두 배우뿐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와 독백에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니의 아내 코니, 매춘부 론다, 포주 월터 등등.
그렇기에 각 배역에 해당하는 배우들을 더 투입하여 역동성 넘치는 연극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의자 두 개와 테이블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조촐한 무대에서
두 남자가 신세를 한탄하며 넋두리를 늘어놓는 지금의 무대도 그 나름대로 신선하고 개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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