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보이 겟츠 걸 2017/11/03 16:46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동숭아트센터 5층에 위치한 동숭소극장에서 연극 보이 겟츠 걸을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미국의 여성 극작가 레베카 길먼(Rebecca Gilman)이 2000년에 쓴 동명희곡이다.



연극 보이 겟츠 걸은 극단 북새통이 제작했고 여성연출가 남인우 씨가 연출을 맡았다.
극단 북새통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 극단은 어린이청소년연극 전문집단임을 표방하고 있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갱신된 지난달 공지에서 한국사회에 팽배한 혐오를 주제로 하여
보이 겟츠 걸을 시작으로 3년간 이 주제와 관련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어린이, 청소년의 범주를 벗어나 전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겠다.
보이 겟츠 걸은 한 남자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스토킹의 폐해를 알리고 있는 작품이다.



연극 보이 겟츠 걸의 공연시간은 2시간이고 일곱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잡지사의 베테랑 여기자인 주인공 테레사 비델(Theresa Bedell) 역에 문형주,
테레사와의 소개팅 후 그녀에게 집착하는 스토커 토니(Tony) 역에 남수현,
테레사의 직장 상사 하워드 시걸(Howard Siegel) 역에 김왕근,
테레사의 믿음직한 직장 후배 머서 스티븐스(Mercer Stevens) 역에 김현균,
붙임성은 좋으나 아직 부족함이 많은 인턴 여직원 해리엇(Harriet) 역에 황아름,
테레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는 성인영화계의 자칭 거물 감독 레스 켄캇(Les Kennkat) 역에 이영석,
테레사의 스토킹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 마들렌 벡(Madeline Beck) 여형사 역에 전영 배우였다.



여주인공 테레사 비델은 창간한 지 1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잡지사 더 월드에 재직 중인 유능한 여기자다.
테레사는 그녀의 친구 린다를 통해 토니라는 남자와 소개팅을 하게 된다.
테레사가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지만 토니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한다.
얼마간의 대화를 나눈 후 두 사람은 주말에 두 번째 만남을 약속한다.  
하지만 주말 데이트 도중에 테레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남자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이후로도 테레사를 향한 토니의 애정공세는 집요하게 계속된다.

테레사가 토니를 꺼림칙하게 느끼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만남에서 토니는 세 살 연상의 테레사에게
연상의 여자를 만나는 남자는 엄마와 자고 싶다는 욕망이 내면에 깔려 있다는 발언을 한다.
마마보이라면 넌더리를 치는 여자들에게 근친상간적 발언까지 했으니 이것만으로도 질릴 법했을 것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토니가 엄마의 요리를 절찬하며 마마보이적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에 더하여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일 잘하는 여사원들 중에는 남자를 싫어하는 부류가 많다면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반감을 넌지시 드러낸다.
그러자 테레사는 이만 가 봐야겠다며 일어났고 식비도 더치페이로 계산하겠다고 말을 꺼낸다.



연극 보이 겟츠 걸은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소개팅남 토니는 테레사가 더 이상의 만남을 거절했음에도
그녀의 직장으로 꽃을 보내는 것도 모자라 사무실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하고
그녀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부재중 메시지를 남기는 데다가
심지어는 집주소까지 알아내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여주인공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또한 작품 속에는 토니 외에도 저열하게 묘사되는 남성 캐릭터가 한 명 더 등장한다.
이영석 배우가 연기하는 영화감독 레스 켄캇이다.
그는 풍만한 젖가슴을 자랑하는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서큐버스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다.
이 영화의 성공 이후로 그는 자칭 성인영화계의 거장이 되었다.
테레사와의 인터뷰 중에도 레스 감독이 노골적으로 여성의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를 절찬하자
테레사는 역겨움을 표시했고 그런 테레사의 싸늘한 태도에
레스 감독도 기분이 상해서 인터뷰는 중지 상태에 이르게까지 된다.
50대 후반의 이영석 배우는 출연진 중 최고령이었음에도
쩌렁쩌렁한 성량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너스레 뛰어난 색골 감독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좌로부터 남수현, 이영석, 전영, 문형주, 김왕근, 김현균, 황아름 배우.

연극 보이 겟츠 걸은 내용면에서 매우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사생활을 위협받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긴장감 넘치고 밀도 있게 그려낸다.

이 연극은 여성 작가가 글을 썼고 여성 연출가가 연출을 하여 아무래도 여성 입장에서 그려진 작품이었다.
남성을 가해자로 그리고 있어서 남성관객이 관극하기에는 살짝 불편함이 있는 연극일 수도 있겠고
여성 관객 입장에서도 스토킹을 당하는 여주인공에 감정이입하여 역시 유쾌하지 않은 작품일 수도 있겠으나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등장하는 스릴러 장르의 초조함과 긴장감을 잘 풀어내고 있어서
이야기 자체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임엔 틀림없다.





연극 보이 겟츠 걸 커튼콜.

테레사는 토니와의 첫 만남에서 지각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미리 연락을 했어야 했지만 휴대폰이 고장나서 그러지 못했다며 변명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녀의 휴대폰엔 문제가 없었다.
작가가 굳이 테레사에게 이러한 결점을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공연 시작 전의 잘 정돈된 무대와 공연 후의 어질러진 무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스토킹에 의하여 황폐화된 피해자의 심신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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