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3일간의 비 2017/08/27 13:14 by 오오카미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던 지난주 일요일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극 3일간의 비를 관람했다.
3일간의 비(Three Days of Rain)의 작가는 미국의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Richard Greenberg)이고 
1997년에 초연되었고 국내에서 상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로맨틱코미디연극 극적인 하룻밤, 옥탑방 고양이 등을 제작한
악어컴퍼니에서 제작한 연극이기에 관람 전부터 극의 완성도에 믿음이 갔다.
연출은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청년농부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배우 겸 연출가 오만석이 맡았다.
그는 8월 중순에 막을 올린 뮤지컬 헤드윅에 오랜만에 합류하여 뮤지컬배우로서의 끼도 한껏 발휘하고 있다.



연극 3일간의 비의 이날 캐스팅은 윤박, 이윤지, 서현우 배우였다.
공연시간은 2시간이다. 1995년 자식들 세대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1부와
1960년 부모들 세대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2부로 구성되어 있고 인터미션은 따로 없다.

연극은 정신이 다소 불안정한 청년 워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워커의 아버지 네드 제인웨이는 유명한 건축가였고 1년 전에 죽었다.
가족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워커는 장례식 이후 모습을 감추었다가
얼마 전 그의 누나 낸에게 연락을 해왔다.
아버지가 초창기에 사용했던 뉴욕 맨해튼의 작업실에서 지내고 있으며
아버지의 유언장 공개일에 함께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오랜만에 동생과 재회한 낸은 그 동안 소식이 없었던 워커에게 일단 화부터 냈다.
낸과 워커의 아버지 네드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고 가정보다는 일이 우선인 사람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이들의 어머니는 말이 많았지만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이었다.
부모의 애정을 받고 자라지 못한 남매였기에 우애가 남달랐을 것이고
그렇기에 무소식의 동생이 낸은 더욱 야속했을 것이다.
냉랭한 낸을 향해 워커는 작업실의 침대 밑에서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며 호들갑을 떤다.
일기장의 첫 페이지에는 날짜와 짤막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1960년 4월 3일 ~ 5일.
3일간 비."
다른 날짜의 일기도 이와 마찬가지로 단어가 몇 개 나열되어 있을 뿐이었다.
일기장이라기보단 기록장 또는 메모장이라고 해도 좋을 이 노트의 첫 페이지에 적혀 있는 
3일간 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워커는 궁금증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낸과 함께 변호사를 만나고 온 워커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화를 냈다.
왜냐하면 유언장에 제인웨이 하우스를 핍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핍은 네드가 초창기에 동업했던 친구 건축가 테오의 아들이다.
테오가 일찍 죽었기에 핍은 그의 아버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버지들간의 인연도 있고 하여 낸 남매와 핍은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제인웨이 하우스(Janeway House)는 네드가 디자인한 건축물 중 최고의 평가를 받는 건물이고
낸 남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노후에 지내려고 당신들의 아들에게 직접 의뢰하여 설계한
제인웨이 가문의 집이기도 했기에 워커는 그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대체 아버지는 제인웨이 가의 이름을 붙인 이 건물을
왜 당신의 자식들이 아닌 친구의 아들에게 주겠다고 한 걸까 워커는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일기장과 유언장에 얽힌 워커의 의문에 대한 해답은
부모들 세대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2부에서 서서히 밝혀진다.



브로셔나 캐스팅보드를 보면 각 배우가 1인 2역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공연 캐스팅으로 살펴보자면
윤박 배우는 워커(Walker)와 네드(Ned), 이윤지 배우는 낸(Nan)과 라이나(Lina),
서현우 배우는 핍(Pip) 테오(Theo)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작품 속에 잠깐 등장하지만 언급이 되지 않은 인물이 있다.
1부 중반부에 등장하는 핍이 객석을 향해 자기소개를 하는 중에
자신의 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신에서 등장하는 오말리(O'Malley)라는 여성이다.
사실 이 대목은 워커가 그의 부모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도입부에서 그랬듯이
핍의 독백으로 풀어가도 충분할 것 같은데 핍의 부모가 처음 만난 날을 두 배우가 재현(재연)을 한다.
핍의 아버지 테오 역은 핍 역의 서현우 배우가
그리고 핍의 어머니 오말리 역은 이윤지 배우가 잠깐 무대에 다시 나와 역할을 맡는다.



굳이 남녀배우가 투입되어 재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이 장면으로 인하여
필자처럼 2부 관극시에 인물을 혼동하는 관객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핍이 자신의 부모 이야기를 했던 장면에서 그의 어머니 이름 오말리를 언급하긴 하지만
비중이 큰 인물이 아니라서 그 이름에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2부에서 이윤지 배우가 연기하는 라이나를 오말리와 동일인물로 여기고
극을 관람하는 실수를 범할 수가 있다. 오말리는 핍의 어머니이고
라이나는 낸과 워커의 어머니인 전혀 다른 인물인데도 말이다.
원작 희곡에서는 이 장면이 핍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것 같으므로 
테오와 오말리의 첫만남을 재현한 것은 오만석 연출의 의도가 아니었나 추정되는데 
낸 남매의 엄마를 핍의 엄마로 오인하고 2부를 관극하게 만들 수도 있는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윤박 배우가 연기하는 1부의 워커는 대사전달력이 좋고 감정표현도 시원스러웠으나
2부의 네드는 원작에서도 말더듬이로 설정이 되어 있긴 하지만
말을 더듬는 데다가 억양도 과장된 면이 있어서 대사가 또렷하게 전달이 되지 않아 적잖이 답답했다.

서현우 배우는 한마디로 웃긴다.
1부의 핍이나 2부의 테오나 그의 코믹한 캐릭터가 잘 녹아 있어서
극의 분위기를 온화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윤지 배우는 4년 전 연극 클로저 이후 오랜만의 연극무대라서 더욱 반가웠다.
안정된 연기력으로 역시나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연극 3일간의 비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죄책감이었다.
극중에서 네드가 라이나에게 원죄를 믿냐고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 있다.
원죄란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난 죄라는 의미의 종교적 색채가 칠해진 단어이기도 하고
성악설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공연장을 뒤로하면서 곰곰이 의미를 곱씹어보게 된다.
인간이란 죄의식을 자각하면서까지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있는 존재이므로
역시 원죄를 타고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커튼콜 촬영 금지인 점은 아쉬움이다.



3일간의 비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상연했을 때
잘 알려진 영화배우들이 출연하여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2006년 브로드웨이의 버나드 B 제이컵스 극장(Bernard B. Jacobs Theatre) 공연에서는
영화 앤트맨의 폴 러드(Paul Rudd), 영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Julia Roberts),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가 출연했다.



2009년 웨스트엔드 아폴로 극장(Apollo Theatre) 공연에선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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