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그림의 마술사 에셔전 2017/08/22 16:33 by 오오카미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일요일에 세종미술관에서 그림의 마술사 에셔전을 관람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국민혈세 10억원을 들여서 단 이틀간 운영한 봅슬레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나마 제대로 운영된 건 토요일 하루뿐이었나 보다.
일요일은 비가 와서 개장휴업상태였다.



축하공연이 진행될 야외무대 주변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겠다는 취지에야 누가 반대하겠느냐마는
시민혈세로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 작태가 못마땅한 것이다.



비 내리는 광화문 광장에 방치된 몹쓸 봅슬레이는 흉물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을씨년스러운 광화문 광장의 풍경을 뒤로하고 세종미술관으로 들어섰다.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C. Escher. 1898-1972)는 네덜란드 출신의 초현실주의 미술가다.
에셔의 국내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전시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실현불가능한 공간과 시각적 환영을 다룬 '시간과 공간', 이탈리아의 풍경을 그린 '풍경과 정물',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의 아라베스크의 영향을 받아 반복되는 패턴을 활용한 '대칭과 균형',
그리고 우표, 삽화 등에 사용된 작품을 전시한 '그래픽' 섹션이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간은 역시 첫 번째 섹션이었다.
이 그림은 에셔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올라가기와 내려가기(Ascending and Descending. 1960)다.
끝없이 반복되는 계단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3D로는 불가능하지만 오히려 2D이기에 표현 가능한 회화의 마술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에셔의 그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펜로즈의 삼각형(Penrose triangle)이다.
영국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가 1950년대에 고안한 실현불가능한 삼각형을 가리킨다. 
그림의 삼각형은 모서리만 보았을 때에는 이상한 점이 없지만
삼각형 전체를 보았을 때에는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삼각형임을 알 수 있다.
2차원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VR과 같은 3차원 입체영상 기술이나 3D 프린터가 주목을 받고 있는 시대이지만
펜로즈 삼각형과 같이 여전히 2차원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도 남아 있다.



서로를 그리고 있는 손(Drawing Hands. 1948).
기이한 그림이지만 이 그림은 3D로 재현 가능하겠다.



전시실은 지상뿐 아니라 지하에도 위치한다. 지상과 지하에서 각각 두 섹션씩 전시되고 있다.
지하 전시실의 도입부에는 기념품숍이 있어서 사진촬영을 할 수 없는 전시작품을 대체하여 이곳의 기념품을 찍었다.



구를 들고 있는 손(Hand with Reflecting Sphere. 1935)은 다양한 패러디물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에셔의 작품에는 미술작품을 접하고 있음에도 수학, 과학과 같은 단어가 저절로 연상되는 그림이 많았다.



세 개의 세상(Three Worlds. 1955)이란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물 속의 잉어, 수면 위에 떠 있는 나뭇잎들, 그리고 수면에 반사된 지상의 나무들.
수중과 수면과 지상을 한 장의 그림에 아우르고 있는 구도에 어울리는 절묘한 제목이 좋았고
정적인 풍경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힘차게 헤엄칠 것만 같은 동적인 잉어와의 조화도 좋았다.



하늘과 물(Sky and Water. 1938).



숙명(Predestination. 1951).

에셔의 작품을 언급할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다.
테셀레이션이란 다양한 조각들로 틈이 생기지 않게 공간을 메우는 기법을 의미한다.
인도의 보도블록이라든가 욕실 벽면의 타일 등 현실에서도 다양한 테셀레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에셔의 작품에선 같거나 비슷한 문양이 반복되다가 변화를 일으키는 충격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실의 마지막 공간에는 사방의 벽면에 거울이 붙어 있고
테셀레이션한 바닥에 녹색의 도마뱀 인형이 놓여 있는 포토존이 있었다.
기념품숍을 제외하면 이번 전시의 유일한 포토존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나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어수선한 공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술관, 영화관, 공연장 등 공공장소에 애들을 데리고 올 때에는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매너라도 최소한 교육시키고 데리고 오면 좋겠건만
오랜 경험상 한국사회에서 그런 것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란 생각이 든다.

여하튼 에셔전은 화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그림 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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