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유리동물원 2017/08/11 12:35 by 오오카미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렸던 지난 주말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유리동물원을 관람했다.

원로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연극축제
원로연극제가 올해부터는 늘푸른연극제로 이름을 바꾸어 진행되고 있다.
제1회 원로연극제의 주역은 김정옥 연출가, 오태석 작가, 천승세 작가, 하유상 작가였는데
제2회 늘푸른연극제의 주인공은 오현경 배우, 김도훈 연출가, 노경식 작가, 이호재 배우가 선정되었다.



김도훈 연출가가 연출한 연극 유리동물원의 원작은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의 동명희곡 유리동물원(The Glass Menagerie.1944)이다.
유리동물원은 시카고에서 초연되었고 1945년 3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브로드웨이에서 561회 공연되며 큰 히트를 기록한 그의 출세작이다.
이후 그는 1948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 1947)와
1955년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1955)로 퓰리처상 희곡(Drama) 부문을 수상했다.  
 
*퓰리처상(The Pulitzer Prizes) -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의 유산
50만 달러를 기금으로 1917년에 창설되었고 올해로 101회째를 맞이하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
한해동안 탁월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언론보도 부문에서 14개, 문학예술 부문에서 7개의 상이 수여된다.
언론보도 부문의 수상자는 미국 내의 신문사와 통신사 등 보도기관에서 활동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문학예술 부문의 수상자는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고 매년 4월에 발표된다.
문학예술 부문은 픽션(Fiction), 희곡, 역사서(History), 전기(Biography), 시(Poetry), 논픽션(Nonfiction), 음악(Music)이다.
20개 부문의 수상자에게는 각각 15000달러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고 공익 부문을 수상한 신문사에는 금메달이 수여된다.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1917년부터 1959년까지는 500달러, 1960년부터 1987년까지는 1000달러,
1988년부터 1996년까지는 3000달러,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5000달러,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7500달러,
2004년부터 2016년까지는 10000달러였고 올해부터는 15000달러로 변동되었다.



연극 유리동물원의 공연시간은 115분이고 네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 공연의 캐스팅은 아만다 윙필드(Amanda Wingfield) 역에 차유경, 톰 윙필드(Tom Wingfield) 역에 최종원,
로라 윙필드(Laura Wingfield) 역에 전지혜, 짐 오코너(Jim O'Connor) 역에 장우진 배우였다.


연극은 나이가 든 톰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독백으로 시작된다.
독백이 끝난 후 톰은 현재의 모습 그대로 과거 가족들과 함께 살던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60대의 최종원 배우가 30대의 전지혜 배우의 남동생 역으로 출연할 수 있는 이유다.
톰은 1930년대 세인트루이스의 아파트에서 그의 어머니 아만다와 누나 로라와 함께 살았다.
톰은 선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집을 나간 아버지 대신에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 때문에
적성에도 맞지 않는 구두회사의 창고에서 일하며 돈을 벌어야만 했다.
아만다는 결혼 전 다양한 사교회에 다니며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절을 자주 입에 올리며 그리워한다.
화려하게 빛났던 과거를 자랑하는 아만다와는 달리 그녀의 딸 로라는 너무나도 소심하다.
로라는 한쪽 다리를 전다. 이 콤플렉스 때문에 성격이 너무나 내성적이어서 이성은커녕 동성과의 교제도 없다.
저러다가 딸이 혼기를 놓치게 될까 봐 안달이 난 아만다는 톰에게 회사에 괜찮은 남자 있으면
집에 데리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래서 톰은 짐이라는 동료를 아만다가 준비한 저녁 만찬에 초대한다.


제목 유리동물원은 로라가 어려서부터 수집하여 고이 간직하고 있는 유리로 만든 동물 피규어와 관련이 있다.
유리로 된 동물 피규어는 겉으로 보기엔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쉽게 깨어질 수 있다.
아만다와 로라 그리고 톰은 한 지붕 밑에서 살고 있지만
가족간의 유대 관계가 위태위태하고 각자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에 괴로워하고 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으로부터 톰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뿐이다.
그래서 톰은 일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왔다가도 영화 보러 간다는 핑계로 자주 외출을 했고
결국에는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잔소리 심한 모친과 심약한 누이가 있는 집을 떠나 자신만의 삶을 찾는다.

연극 유리동물원은 1929년 경제대공황으로 인하여 몰락하는 미국의 중산층 가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의 화자이기도 한 톰 윙필드는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 본인을 모델로 하고 있다.
작가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아버지의 구두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그의 모친은 신경질적인 사람이었고 그의 누이는 정신병을 앓았다.
작가 자신의 우울한 가족사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은 톰 역 최종원 배우의 성량이다.
목소리가 작아서 첫 등장신부터 대사가 객석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이 이름은 소극장이지만 대학로의 여타 소극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있는 편이라서
정확한 대사전달을 위해서는 핀마이크를 사용하든가
마이크를 쓰지 않을 거면 성량을 크게 하든가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세 배우의 대사 전달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니 최종원 배우의 결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로라 역 전지혜 배우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여서 주눅이 든 것인지
아니면 무대 뒤에서 혼쭐이라도 난 것인지 커튼콜 때 객석을 제대로 응시하지 못하고
바닥만 내려보는 소심한 모습이 극중 배역인 로라에 빙의된 것 아닌가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였고
선배들 인사할 때 박수 치던 그녀에게 인사할 시간도 주지 않고 불을 꺼 버린 조명도 다소 야속했다.

N포세대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극명한 오늘날이기에
테네시 윌리엄스의 명작 속의 이야기가 먼나라의 이야기만으로 생각되지는 않았다.
원준희의 노래 사랑은 유리같은 것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사랑이란 유리같은 것. 아름답게 빛나지만 깨어지기 쉽다는 걸.
현실과 괴리된 이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극 유리동물원 커튼콜.
장우진, 전지혜, 최종원, 차유경 배우 그리고 김성헌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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