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오디션 2017/08/03 15:22 by 오오카미




지난주 티오엠 2관에서 뮤지컬 오디션을 관람했다.
2009년 관람 이후이니 8년 만의 오디션이었다.

뮤지컬 오디션의 초연은 2007년 7월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10주년을 맞이하여 원년도의 멤버들이 OB로 공연에 출연하는 스페셜한 기획이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에선 초연 때 멤버였던 박호산 배우와 이승현 배우가
당시에 각자가 맡았던 그 배역에 그대로 캐스팅되어 재미와 감동이 배가되었다.



이리하여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준철 역에 박호산, 병태 역에 이승현, 찬희 역에 문종민,
선아 역에 허윤혜, 다복 역에 신지, 초롱 역에 김은비 배우가 출연했다. 



뮤지컬 오디션은 국내 최초의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도 유명하다.
배우가 뮤지션이 되어 직접 노래뿐 아니라 악기 연주도 라이브로 하는 뮤지컬인 것이다.
오디션 이후 청춘밴드 등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맥은 계속되고 있다.
배우들이 악기를 직접 다루는 만큼 밴드의 연주가 더욱 흥겹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이들 뮤지컬의 매력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무명밴드 복스팝이 자신들의 아지트인 지하 연습실에서 노래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복스팝의 멤버는 베이스를 맡고 있는 마초적 이미지의 리더 준철,
밴드의 모든 곡을 작곡할 정도로 음악성이 있으나 소심한 기타리스트 병태,
핏기 없고 말이 없는 천재 기타리스트 찬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세 명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동창생들이다.
음악 하겠다고 가출한 찬희를 따라 준철과 병태도 함께 가출했다가 사이좋게 정학을 먹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학교 후배로 드럼을 맡고 있는 게이 다복과 그의 친여동생 초롱이 매니저로 가세하고 있다.



복스팝의 문제는 보컬이 자주 바뀐다는 거다.
얼마 전 보컬이 또 그만두어 새로운 보컬을 영입해야 하는 처지이다.
게다가 밀린 월세로 인해 보증금이 남아있지 않아서 연습실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리더 준철은 새로운 보컬을 구하고 클럽 오디션에 참가할 계획을 세운다.
업소의 고정밴드가 되어 고정적인 수입만 생겨도 연습실의 월세는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한편 클럽에서 서빙 알바를 하는 병태는 새로 들어온 피아노 연주자에게 반하고 만다.
선아라는 이름의 그녀는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노래도 직접 부르는데 그는 그 목소리에 매료되고 말았다.
병태가 일하는 가게에 모인 멤버들은 선아의 연주와 노래를 들은 후 만장일치로 그녀를 보컬로 영입하기로 결정한다.
선아는 밴드활동을 해본 적이 없다며 처음엔 고사했지만
멤버들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엔 복스팝에 가담하게 되고 밴드는 클럽 오디션에 나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오디션 당일 초롱의 응원을 받으며 다섯 명의 멤버가 무대에 오른다.
너무 긴장해 버린 보컬 선아 때문에 초반에 약간의 애로점이 있긴 하였지만
찬희를 비롯한 멤버들의 따뜻한 연주가 선아를 격려하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었고
마침내 복스팝 멤버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오디션 무대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한다. 
복스팝의 오디션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문제가 발생한다.



작품 속에서 가장 밝은 캐릭터는 초롱 역 김은비 배우였다.
그녀는 노래실력도 좋았기에 초반부에서 보컬을 구해야 한다는 밴드의 고민이 잘 와닿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초롱이를 보컬로 쓰면 되겠구만 싶었으니까.



배우들이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커튼콜은 콘서트 공연장을 방불케한다.
오디션의 명곡 내일을 믿어요를 비롯하여 세 곡 정도가 커튼콜을 뜨겁게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서 특히 반가웠던 것은 박호산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박호산 배우를 알게 된 것은 2년 전 연극 프로즌을 통해서였다.
연쇄살인마 랄프를 연기하는 그는 광기와 연민 그리고 해학을 모두 담은 인물을 연기했고
그런 그의 연기를 접하면서 단번에 팬이 되고 말았다.



이 나이에 다시 오디션을 하게 될지 몰랐다면서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는 그였지만
십년 만에 추억의 무대에 서서 밴드의 리더를 연기하고 노래하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박호산 배우는 애드립이라 생각되는 아재개그를 연발하며 객석에 끊임없이 웃음을 주었다.



찬희 역 문종민 배우는 같은 장르의 뮤지컬 청춘밴드 제로에서도 보았었기에 반가웠다.
그의 기타 연주는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병태 역 이승현 배우는 작년에 관람했던 뮤지컬 노서아 가비에서 이반 역으로 출연했다. 
여러 공연에서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면서 제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살아있는 예술 연극과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배우들을 무대에서 만나볼 때마다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관객에게 각박한 현실을 살아내면서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려보고
잠시 현실을 잊고서 숨을 돌리고 마음에 여유를 갖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오디션은 음악을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배우들도 무척 흥이 나는 무대일 거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살아숨쉬는 뜨거운 무대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어 20주년, 30주년 특별공연도 기획되길 응원한다.





뮤지컬 오디션 커튼콜.
공연시간은 십여 분의 커튼콜 타임을 포함하여 2시간 5분이다.




P.S. 공연이 끝나고 계단을 올라오다 보니 지하 1층에 위치한 1관 로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들여다 보았더니 1관에서 하고 있는 뮤지컬 인터뷰의 공연 후 사인회가 진행 중이었다.
민영기, 김재범, 김주연 배우와 강수영 피아니스트의 사인회를 구경한 후 지상으로 올라왔더니
도로 건너편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김혜나 배우를 발견했다.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궁금해서 나 역시도 잠시 티오엠 건물 앞에서 대기를 했는데
잠시 후 박호산 배우가 건물 밖으로 나왔고 그는 김혜나 씨가 건넨 담배를 맛있게 피우고는
역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지인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고는 그녀와 함께 공연장을 뒤로했다.
두 배우는 2년 전 연극 춘천 거기에서 공연한 바 있다.

박호산 배우에게 사진 함께 찍자고 말을 건넬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러지 못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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