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2017/07/02 22:32 by 오오카미





드림아트센터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관람했다.
2012년 초연 당시 조재현, 배종옥 배우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고
올해 공연에는 윤유선, 진경 배우가 여주인공 역에 캐스팅되어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황재헌 작, 연출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공연시간은 105분이고 여섯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첫공이었던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유명한 역사학자 겸 대학교수 정민 역에 조한철, 베테랑 국제분쟁전문기자(종군기자) 연옥 역에 진경,
과거의 정민 역에 김수량, 과거의 연옥 역에 김소정,
연옥의 딸 이경 역에 박정원, 이경을 좋아하는 아르바이트 동료 덕수 역에 김주영 배우였다.



연옥이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연극은 막을 올린다.
그러나 연옥의 자기소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정민이 무대에 출연하여 관객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연락도 없이 연옥의 집을 불쑥 찾아오는 남자 정민의 성격을 잘 요약한 등장신이라 하겠다.

연옥은 국제분쟁전문기자다. 대학생 때부터 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찍기를 좋아했다.
정민은 저명한 역사학자이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50대의 중년이 된 연옥과 정민의 첫만남은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재타도를 외치며 학생운동을 하던 연옥이 전경들의 추격을 피해 도서관에 들어섰을 때
정민은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연옥은 책을 읽고 있던 것처럼 보이려고 정민에게서 강제로 책을 빌렸고
이것이 두 사람의 30여 년 인연의 시작이 되었다.
도서관에 널린 게 책인데 굳이 정민의 책을 빌릴 필요가 있었을까.
어쩌면 연옥은 이전부터 정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고 관계를 시작할 구실을 찾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연옥과 정민에겐 딸이 하나 있다. 이름은 이경이다.
그러나 연옥과 정민은 부부가 아니고 과거에도 아니었다.
연옥이 프랑스에 특파원으로 나가 있었을 때 파리에 놀러 간 정민은 그녀의 거처에서 한 달간 머문 적이 있다.
이경은 그때 생긴 아이다.
당시 정민은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연옥은 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낳았다.
일 때문에 해외를 돌아다니는 연옥이었기에 아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키웠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경에게 있어서 연옥은 낳기만 하고 돌보지는 않은 무책임한 엄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이렇듯 무책임한 두 중년 남녀의 이야기다.
결혼할 여자가 있음에도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갔던 연옥과 정을 통한 정민도 무책임하고
애아빠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아이를 낳은 후 친정엄마에게 양육을 떠맡긴 연옥도 무책임하다.
올바른 성인의 조건 중 하나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올바른 성인이 된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연극은 관객에게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했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서 뒤돌아보게 한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인지도를 높인 진경 배우는 1998년에 연극으로 데뷔했다.
십수 년간 연극무대에서 단련된 그녀인 만큼 2013년 연극 이제는 애처가 이후
4년 만의 무대 복귀작인 이번 작품이 반갑고 즐거운 시간일 거라고 생각한다.
진경 배우의 연기는 또렷한 발성과 적절한 감정표현 등 기대했던 대로 좋았다.

상대역인 조한철 배우는 한마디로 뜨거운 남자였다.
진경 배우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냉정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면
조한철 배우는 대사도 직설적인 데다가 감정표현도 적극적이었다.
대사량도 수다스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많아서 그의 대사에 어느 정도의 애드립이 가미되었는지
다른 캐스팅으로 관극하면서 대사량을 비교해보고 싶을 정도다.



위암 진단을 받고 일을 그만둔 연옥의 집에 늘 그랬듯이 연락도 없이 찾아온 정민은
매주 목요일에 만나서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자고 그녀에게 제안한다.
이 연극의 관람포인트는 남자와 여자의 말싸움이다.
비겁함, 역사, 죽음 등에 관하여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반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들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숨겨왔던 이야기를 30년지기 벗에게 털어놓는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라는 표현처럼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했고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는 사이라고 할지라도
과거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오랜 벗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대학시절의 그와 그녀가 술집에서 시국에 관하여 언쟁을 벌이던 중
TV에서 흘러나온 영화프로의 오프닝 음악 때문에 잠깐 화제를 돌려 말싸움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민은 토요명화 주제가라고 주장하고 연옥은 주말의명화 주제가라고 주장한다.
결국 목소리가 큰 연옥의 고집으로 음악과 관련된 논쟁은 끝이 나지만 사실은 정민이 옳았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은 KBS 토요명화 오프닝곡이었던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Joaquín Rodrigo)가 1939년에 작곡한 기타 협주곡
아랑후에스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 2악장의 유명한 소절이다.
MBC 주말의명화 오프닝곡인 영화 영광의 탈출(Exodus. 1960)의 OST가 아니라.
여하튼 인터넷도 없었고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없었던 그 시절에
이들 영화프로그램은 문화생활의 갈증을 풀어주는 단비같은 존재였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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