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 2017/06/15 10:51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 대학로자유극장에서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를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1990년에 개봉했던 이명세 감독의 동명영화다. 
원작에선 박중훈, 최진실이 주연을 맡았고 2014년에는 조정석, 신민아 주연의 동명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티켓팅을 하고나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수현재빌딩 쪽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가 보았더니
이곳 지하에 위치한 대명문화공장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의 공연을 마치고 나온
강지혜 배우가 그녀를 기다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대학로 인근에서 십 년 이상을 살았었고 이사한 후에도 공연을 관람하러 대학로를 수시로 찾고 있는데
이렇게 긴 행렬을 이루면서까지 공연장을 나오는 배우를 기다렸다가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하는
팬덤은 최근에 와서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
그만큼 공연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스타들의 팬서비스도 확대된 것 같아 훈훈한 장면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아직 팔리지 않는 작사가 김영민 역에 이해준, 잘 나가는 요가 강사 오미영 역에 이아영,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인기 작곡가 최승희 역에 최소영,
영민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이기호 역에 김윤하,
기호의 부하이고 일처리가 미덥지 못한 마수일 역에 김찬종 배우였다.



공연시간은 105분이고
이명세 원작, 김세한 각색, 정태영 연출, 각색, 작사, 한정림 작곡이고 쇼빌컴퍼니에서 제작했다.



연극은 신혼부부 영민과 미영의 티격태격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생활을 주된 내용으로 그리면서
이들과 연관이 있는 주변인물 기호와 승희의 이야기를 부수적인 이야기로 첨부하고 있다.
원작에서는 새신랑 영민의 직업이 작가였으나 연극에서는 작사가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원작에서는 새댁 미영이 전업주부로 설정되어 있었지만
2014년 리메이크된 영화에서도 그리고 연극에서도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 그리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는 미영이 인기 요가강사로 설정되어 있어 남편 영민보다 수입이 훨씬 낫다.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비교하며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가를 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두 주인공 영민과 미영의 결혼생활을 그리는 방법으로 다양한 연출이 시도된 점이 신선했다.
막이 오른 후 첫 장면인 신혼 첫날밤 대목에서는
새신랑과 새신부 역의 두 남녀 주연배우가 무대 중앙에서 무언으로 춤을 추듯 사랑의 행위를 연기하고
멀티 역을 겸하고 있는 두 남녀 조연배우가 무대 뒤쪽에서 이를 바라보며 스포츠 중계처럼 해설하는 방식이었고
결혼 4년차 권태기에 접어든 영민과 미영의 대화도 별로 없이 자신의 일로 바쁜 부부의 삶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멀티 역을 겸하고 있는 두 남자 조연배우가 영화감독과 조감독으로 분하여 부부의 생황을 촬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주연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조연들을 그 장면에 투입시켜서 함께 활용하는 재미있는 연출이었다.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는 장르가 연극이라고 되어 있지만
음악극이라 해도 좋을 만큼 작품 속에서 배우들이 노래를 많이 한다.
커튼콜에서도 배우들이 노래를 하였기에 커튼콜에서 넘버를 노래하지 않는 뮤지컬보다 오히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영민이 대학 음악동아리 동창생들을 집에 데리고 와서 집들이하는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모였으니
기념촬영을 하자며 객석을 향해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꺼내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요청을 하기도 한다.
공연 도중에 잠깐이나마 배우들을 촬영할 수 있게 한 점도 신선했다.



무대장치가 아기자기했던 것도 인상에 남는다.
영민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 왼쪽 공간은 하늘색으로 미영이 주로 활동하는 오른쪽 공간은 핑크색으로 물들였고
벽면에 세탁기와 냉장고 등 살림도구를 장식하여 신혼살림의 풋풋한 이미지를 더한 점도 유니크했다.

다양한 요가 포즈도 취하면서 여자여자한 매력을 보여준 이아영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전 걸그룹 카라의 니콜과 이미지가 닮은 최소영 배우의 톡톡 튀는 연기도 좋았다.

음악극 성격을 띤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는
결혼생활의 달고 쓴 양면을 함께 보여주면서도
결혼은 하는 게 낫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달달한 로맨틱코미디였다.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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