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프로즌 2017/06/13 18:00 by 오오카미




지난주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 프로즌을 관람했다.
2015년 국내 초연을 진행했던 극단 맨씨어터가 2년 만에 다시 이 명품연극을 무대 위에 올리고 관객들과 만난다.

프로즌은 영국의 여성 극작가 브라이오니 래버리(Bryony Lavery)가 1998년에 쓴 희곡이 원작이고
2004년에는 미국에서 상연되어 제5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랄프 역을 연기한 브라이언 오번(Brian F. O'Byrne)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최고연극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미니멀리즘의 대가 김광보 연출의 연극 프로즌의 공연시간은 105분이고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열 살 된 둘째딸 로나(Rhona)가 실종된 후 수십 년간 딸을 찾아 헤매는 여인 낸시(Nancy) 역 우현주 배우와
사형수들의 뇌를 연구하여 뇌와 범죄와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아그네샤(Agnetha) 역 정수영 배우는
고정 캐스팅이고 소아성애자이자 연쇄살인마인 랄프(Ralph) 역에는 이석준, 박호산, 이창훈 세 명의 배우가 캐스팅되었다.
랄프 역이 멀티캐스팅인 것은 배우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매일같이 랄프를 연기한다면 배우의 멘탈이 피폐해질 것이 충분히 예상될 만큼 강렬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의 랄프는 박호산 배우였다.
2년 전 박호산 랄프를 만나면서 박호산 배우는 단번에 애정하는 배우가 되어 버렸다.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웃음과 이와는 상반되는 광기가 번뜩이는 눈빛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의 연기에 매료되고 만 것이다.
2년 전 첫만남이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일까 이번에 다시 만난 박호산 랄프는 그때보다는 조금 순화된 것처럼 느껴졌다.

우현주 배우는 낸시 역뿐만 아니라 실종된 동생으로 인해 엄마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첫째딸 잉그리드(Ingrid) 등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뽐냈다.
우현주 배우라면 모노드라마(1인극)도 멋지게 소화해낼 것 같다.
정수영 배우는 성우를 해도 잘했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음색과 발음이 좋고
감정도 목소리에 잘 담아내는 배우라서 일단 그녀의 연기는 편하게 관극할 수 있어서 좋다.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원제도 프로즌(Frozen)이다.
겨울왕국에서 얼음처럼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인물이 엘사였다면
연극 프로즌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을 가진 인물은 누구일까.
개인적으로는 낸시라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그토록 찾아헤맸던 딸이 20년 전 실종됐던 그날 성폭행당한 후 살해되었다는 걸 알게 된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애통하면서도 허무했을까.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사라진 것에서 오는 슬픔도 슬픔이지만
그 많은 세월 동안의 노력과 기다림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느끼게 된 허무함이 더 컸을 거라 생각한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힌 랄프를 찾아간 낸시는 당신을 용서하겠다고 말하지만
낸시의 용서는 딸을 죽인 살인마에 대한 관용이라기보단
이제 죽은 딸을 떠나보내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처연한 몸부림이었다고 생각한다.
랄프의 장례식장에서 얼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던 낸시의 모습이 연극의 제목과 오버랩된다.

올해 공연에서도 커튼콜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점은 아쉽다.

P.S. 그리고 이날 필자의 바로 앞좌석에 김혜나 배우가 앉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감기 기운이 있었는지 공연 중에 기침을 해서 본의 아니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소리에 민감한 필자이므로 평소 같으면 이런 관크가 하고 속으로 욕을 했을 테지만
예쁜 여배우가 기침을 하니 괜스레 안쓰럽더라. 그래서 예쁘면 용서가 된다고 하는가 보다.





덧글

  • 솔다 2017/06/14 01:31 # 답글

    매번 포스팅을 읽으며 대리만족 중입니다 ㅠㅠ 감사해요..
  • 오오카미 2017/06/14 13:32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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