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밀사 2017/06/12 16:16 by 오오카미




5월 하순에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뮤지컬 밀사를 관람했다.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제작했고 오세혁 작, 김덕남 연출, 송시현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05분이다.



뮤지컬 밀사는 헤이그특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1895년 일본의 자객들에 의해 민비가 시해된 사건부터 시작하여
1905년 을사조약 그리고 1907년 헤이그특사 등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고
헤이그특사 실패 후 3인의 밀사가 걸었던 길까지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주권을 빼앗겼던 아픈 시기의 역사를 다룬 이러한 작품들은
애국심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수험 등을 위해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교과서의 내용을 암기하는 데에서 벗어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자연스레 머릿속에 기억되게 하는 학습효과도 있다 하겠다.



헤이그특사는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 명의 열사를 지칭한다.
1907년 당시의 나이가 각각 48세, 37세, 20세였다.
1907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은 밀사를 파견하여
1905년 일본과 강압적으로 체결된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호소하고자 하였다.
이에 고종의 밀명을 받은 이준이 조선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이상설과 합류하여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여 러시아 공사 이범진을 만난다.
이범진은 1896년 고종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시킨 아관파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범진의 둘째아들이 이위종이었고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생활을 했기에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했다.
고종의 밀명을 수행하려면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기에 이위종이 밀사에 가담하게 된다.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에 참석하여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호소하고자 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조선은 외교권이 없기 때문에 조선의 사신은 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할 수 없다고 하여 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한 것이다.
을사조약으로 조선은 일본에게 외교권을 빼앗겼다. 이 부당함을 호소하고자 하였으나
외교권이 없으므로 만국평화회의에 참석이 불가하다 통보를 받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위종은 일본의 침략을 비판하는 호소문을 불어로 작성하여 헤이그에 취재하러 와 있던 세계 각국의 언론사에 배포했고
일부 언론에선 이위종을 조선의 왕자로 오인하고 왕자가 몸소 호소하러 왔다고 기사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뮤지컬 밀사를 관람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소품이 있었으니 바로 태극기다.
헤이그에서 해외 언론들을 상대로 호소하던 세 명의 특사가 커다란 태극기를 펼쳐드는 가슴 벅찬 장면이 있는데
이때 사용되는 태극기가 오늘날의 국기와는 태극 문양의 모양도 사괘의 순서도 달랐기 때문에
혹시 배우들이 태극기를 앞뒤가 바뀌게 잘못 든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 궁금증은 헤이그에 현존하는 이준 열사 기념관을 다녀온 블로거의 사진을 보고서 풀렸다.
이 기념관에 걸려 있는 당시 태극기 사진을 모델로 하여 소품으로 고증한 것임을 자연스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밀사는 내용면에서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세 명의 특사 중 가장 나이가 어리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위종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도 신선했다.
일찍부터 해외생활을 한 탓도 있어서 약소한 조국에 대한 미련이나 연민의 감정도 적었던 그이기에
이준과 이상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아버지 이범진의 설득과 두 특사의 거듭된 요청에 그렇다면 응당한 보수를 받고 협력하겠다고 나온다.
단지 애국심 때문에 특사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젊은이다운 현실성 있는 전개였다.
하지만 주인공 이위종은 헤이그에서 호소활동을 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진정한 애국심에 눈을 뜬 것이다.
이후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에 가담하여 무장투쟁을 하고
사랑하는 러시아 여인과 결혼도 하지만 일본군과의 전쟁 중에 전사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위종 역의 허도영 배우가 특히 빛이 났다.
가창력 출중했고 젊은 패기를 지닌 주인공을 매력 넘치게 잘 구현했다.

다채로운 의상을 입은 앙상블들이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는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의 취재진 장면이 특히 좋았다.

조명의 효과적인 사용도 기억에 남는다.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장면에서는 칼을 휘두르는 소리에 맞추어
칼자국 모양으로 조명이 무대를 가로질러 극적 효과를 더했다.

뮤지컬 밀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교훈적인 의미와 함께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낸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밀사 커튼콜.
이위종 역 허도영, 이상설 역 박성훈, 이준 역 이승재, 엘리자베타 역 유미,
이외 왕은숙, 권명현, 주성중, 오성림, 원유석, 임승연, 박정아, 박선옥, 이신미, 이경준, 신대성, 고준식, 박원진, 한일경,
정선영, 홍은주, 우현아, 김범준, 서형훈, 정은규, 윤영석, 서상혁, 황민지, 임주용, 송호진, 최석진 배우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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