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2017/05/26 14:20 by 오오카미




봄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거리를 적신 주중에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관람했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2016년 3월에 초연된 바 있고 작, 연출은 박근형이 맡았다.
이 연극의 작가 겸 연출가가 지난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이었다고 하기에
좌파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 아닐까 우려하였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연극은 네 개의 에피소드를 교차 편집하여 보여준다.
이들 에피소드 중 연극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기도 하여 가장 주가 되는 것은
2016년 전역 한 달을 남겨두고 총과 실탄을 들고 탈영한 탈영병의 이야기다.
이외에 1943년부터 45년에 걸쳐서 일본 공군의 카미카제로 산화한 재일조선인 이야기,
2010년 서해 백령도에서 침몰한 초계함에 탑승하고 있었던 해군 장병들 이야기,
2003년 이라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게 납치되어 2004년 참수당한 민간인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연극의 주제는 제목 그대로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거다.
비단 군인뿐 아니라 모든 인간은 불쌍하다는 논리로 확장해도 무방하겠다.

3대 독자라서 군면제를 받을 수 있음에도 자원하여 군에 입대했던 병사는 제대 한 달 전에 탈영했다.
군대라는 곳이 사회와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으나 결국 이곳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꿈도 미래도 없는 사회 속으로 빈몸으로 다시 내던져질 바에야
내 몸을 지켜줄 거라 믿어지는 소총을 지닌 상태로 뛰쳐나가고 싶었다는 게 탈영병의 변명이었다.
청년실업과 빈부 격차의 심화 등 암울한 사회상을 반영한 항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결국은 사회부적응자의 궤변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해 초계함 에피소드는 작품 속에서 함정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지는 않으나
북괴의 어뢰에 의해 침몰한 천안함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했다.
그러나 함선이 왜 침몰했는지에 대한 언급이나 격침이란 단어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생존자인 한 이병은 심문 때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46명의 희생장병들의 영결식이 끝난 후 그 이병은 울부짖으며
나는 모든 것을 보았고 모든 것을 기억한다고 외친다.
전문가들의 조사에 의해 천안함 침몰이 북괴의 어뢰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발표되었음에도
작가는 그것을 부인하고 싶은가 보다.

재일조선인 카미카제 에피소드에선 일본어 대사도 꽤 등장하고
당시 불렸을 거라 생각되는 일본가요도 불려지고
천황 폐하를 외친 후 만세삼창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욱일승천기도 등장한다.
카미카제 특공대의 일원인 조선인은 일본인과 똑같은 대접을 받고 싶었다고 진술하기도 한다.
친일적인 색채를 무대 위에서 드러낼 대로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친일을 희화하고 조롱하는 연출로 보여졌다.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라크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피랍된 한국인이 살려주세요. 난 군인이 아닙니다라고 호소하자
조직원인 한 여자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도 처음부터 군인은 아니었다고.
미군 제국주의 놈들의 폭격으로 무너진 집 안에서 산산조각이 난
남편과 아이의 시체를 발견했던 당시를 회상하는 여인의 대사에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울림과 아픔이 배어 있었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대놓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좌파적 경향이 배어 있는 작품인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편견을 떠나서 상황에 의하여 희생되는 군인
더 나아가 실존을 위협받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기도 했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타 커튼콜.

공연시간은 110분이고
임진웅, 고수희, 이원재, 장연익, 성노진, 권태건, 손진환, 이호열, 강지은, 오순태,
심재현, 이기현, 김병건, 서동갑, 김동원, 한윤춘, 김경일, 신사랑, 나영범, 안소영 배우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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