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중순 대학로 순위아트홀에서 연극 작업의 정석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선수급 작업남 서민준 역에 박민우, 선수급 작업녀 한지원 역에 안연선,
멀티남과 멀티녀 역에 정현재, 김승은 배우였다.
공연시간은 95분이다.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작업의 정석은
여러 이성을 홀리는 선수급의 작업남 민준과 작업녀 지원의
밀고 당기는 러브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작업의 선수 민준이 스튜어디스 애인과 작별하고 공항을 나오는 길에
작업의 선수 지원과 부딪혀 그녀가 들고 있던 커피가 그의 명품 셔츠에 쏟아진다.
지원은 지금까지의 경험상 자신이 사과를 하면 남자 쪽에서 괜찮다고 말할 테고
그러면 사과의 의미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여 남자와의 관계를 시작할 생각이었으나
지원의 예상은 빗나갔다. 민준이 젖은 셔츠를 벗더니 비싼 옷이니 변상하라고 나온 것이다.
이에 지원은 깨끗하게 세탁해서 돌려주면 될 것 아니냐고 큰소리친다.
며칠 후 지원이 클리닝한 셔츠를 돌려주기 위해 민준이 건넨 명함에 적힌 주소인
건축사 사무실로 찾아가지만 그의 비서로부터 현장에 나가 있으니 그리로 오라는 전달을 받는다.
민준이 오라는 곳으로 갔으나 그는 그곳에도 또 없었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지원은 민준의 집 주소를 알아낸 후 그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으나
집 안에서 인기척이 있음에도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셔츠를 반드시 돌려주겠다며 담을 넘은 지원이 집 안에 들어섰는데
거실 소파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린 채로 민준이 드러누워 있었다.

결과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지원보다는 민준 쪽이 한 수 위였지 않나 싶다.
여하튼 상대가 꼼수를 쓰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적당히 장단을 맞추어 주면서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선수들의 아기자기한 밀당이 웃음을 주는 작품이었다.
여주인공 안연선 배우는 손담비를 닮은 듯 추자현을 닮은 듯 뇌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평일 공연 종료 후에는 배우들과 함께하는 포토타임이 준비되어 있다.
연극 작업의 정석 커튼콜.

이날 공연 관람 후 돌아오는 길에 건대에 들러보았다.
대학축제 기간이었기에 오랜만에 대학축제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가수들을 초대하여 콘서트가 열린다는 노천극장에도 들러볼 겸 해서였다.
방문한 대학 캠퍼스 내는 도깨비시장을 방불케 했다.
과나 동아리에서 연 주점은 수많은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노천극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후 11시가 가까워진 시각이었음에도 광장은 열기로 가득했으니
몇 시까지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걸그룹 블랙핑크의 뒷모습을 잠시 보고는 숨 막히는 인파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캠퍼스를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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