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클래식 미디어아트 콘서트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2017/05/14 12:44 by 오오카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비발디아노(Vivaldianno) - 거울의 도시(City of Mirrors) 클래식 미디어아트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장 로비에는 한 손에 티켓을 든 여인이 다른 손을 뒤로 내밀며
손을 잡으라고 유혹하는 트릭아트가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비발디아노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설문조사에서 늘 상위에 랭크되는 사계(The Four Seasons)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의 음악들을 위주로 구성된 클래식 콘서트다.
기존의 클래식 콘서트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스크린에 움직이는 영상을 투사하는 기법
즉 미디어아트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클래식을 듣는 예술에서 보고 듣는 예술로 진화시켰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비발디아노는 체코 최고의 뮤지션이라 일컬어지는 건반 연주자 미칼 드보르작(Michal Dvořák)이 연출했다.
그는 연출뿐 아니라 이 공연에 사용된 음악들의 편곡을 담당했고 공연 중엔 키보드 연주를 맡는다.
비발디아노의 아노(anno)는 라틴어로 해(年)를 의미한다.
비발디의 해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붙인 타이틀이라고 한다.



공연에 화려한 미디어아트 기법을 도입한 것은 프라하에 위치한 체코 최대의 공연장
O2 아레나에서 2015년에 열린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공연 때부터다.
2008년에 상연되었던 비발디아노의 초기 버전인 비발디아노 MMVIII(Vivaldianno MMVIII) 공연영상을 보니
클래식 콘서트에 전자악기와 댄서를 가미하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화려한 미디어아트의 적용은 아직 없었다.
비발디아노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기술의 발전이 예술의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발디아노를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공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미디어아트다.
공연에 사용되는 애니메이션 영상은 일본인 애니메이터 스기모토 코스케(椙本晃佑)가 작업을 담당했다.
무대 뒷면에 설치된 15미터 크기의 LED 스크린은 이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무대장치다.





또한 무대 앞에 설치된 24미터 규모의 반투명 스크린도 이 공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얀 실로 짠 가림막이라는 의미인지 언론기사를 보면 백사막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백사막이라 불리는 이 반투명한 스크린에 투사하는 영상과 무대 뒷면의 LED 스크린에 뿌려지는 영상을 잘 활용하면
두 스크린 사이에 거리차가 있기 때문에 입체안경 없이도 무대 위에 입체영상의 효과를 연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클래식 미디어아트 콘서트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는
지진이 일어나 거울점의 거울들이 깨지는 영상으로 공연의 막을 올린다.
비발디아노에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비발디의 라이프스토리에
신비한 힘을 가진 거울이라는 가상의 요소를 첨가함으로써 비발디의 일생에 신비감을 불어넣었다.



비발디는 이탈리아에 지진이 일어났던 1678년에 칠삭동이로 베니스에서 태어났다.
일찍 세상에 나온 탓인지 병약했던 비발디를 위해
이발사이자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 지오반니 비발디는 신에게 기도했다.
이 아이를 살려만 주시면 신을 위해 헌신하는 성직자로 만들겠다고.
그때 거울을 파는 안젤로라는 사내가 찾아와 거울을 사면 비발디를 살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안젤로의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거울을 구입했더니 비발디는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거울에서 꺼림칙한 기운을 느낀 지오반니는 한밤중에 거울을 들고 나가 근처 호수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거울은 집 안 원래 있던 그 자리에 변함 없이 걸려 있었다.



비발디아노의 이야기는 비발디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1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비발디는 부모의 뜻에 따라 가톨릭 교회의 신부가 되었지만
어려서부터 부친에게 바이올린을 배우며 개화한 음악적 재능을 활용하여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일에 더욱 열중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안나라는 여인과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고
전성기에는 오스트리아 황제의 후원을 받을 만큼 부와 명성을 얻었으나
말년에는 돈과 명예도 잃고 타국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평생을 음악을 추구하며 살았던 천재 음악가의 삶이
신비한 거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공상의 설정만으로도 비발디의 전기가 동화같은 분위기로 변화했다.
이 공연의 리브레토(대본)는 체코의 작가 토마슈 벨코(Tomáš Belko)가 썼다.



각 챕터마다 가면을 쓴 인물이 애니메이션 영상에 등장하여
비발디의 일생을 엿볼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를 1분 남짓 진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연주자들이 그 챕터에 배정된 음악을 연주한다.
각 챕터의 음악은 약 3분 30초 정도의 길이이므로 하나의 챕터가 5분 내외인 셈이다.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의 공연시간은 커튼콜을 포함하여 100분이다.



첼리스트 마르케타 쿠비노바.



바이올리니스트 마르티나 바초바.



이번 서울 공연은 비발디아노의 아시아 첫 번째 공연이다.
아시아 진출의 관문으로 서울을 선택한 것이니 한국의 위상과 한류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하겠다.
무대 위에는 네 명의 솔리스트와 이들을 지원하는 열 명의 미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두 명의 댄서가 출연한다.

비발디아노 서울 투어에 참가한 아티스트는 다음과 같다.
우선 네 명의 솔리스트는
키보드에 미칼 드보르작, 바이올린에 이르지 보디카(Jiří Vodička),
바이올린에 마르티나 바초바(Martina Bačová), 첼로에 마르케타 쿠비노바(Markéta Kubínová).
열 명의 오케스트라는
현악기에 얀 발타, 파벨 키르스, 다비드 하벨릭, 카렐 운테르뮐러,
기타에 이르지 야누치, 다비드 파블리크,
퍼커션에 블라도 가브리엘 울리히 에스피노자, 카를로 제가라 아반토,
드럼에 미르카 멜크로바, 베이스에 필리프 스케이발.
그리고 레오나 크바스니초바, 마르틴 시사르즈 두 명의 댄서가 한국 관객을 맞이했다.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에 사용된 음악은 다음과 같다.

1. Falling River (추락하는 강)
원곡 : 비발디, 두대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Concerto in D minor, RV565) 1악장

2. Little Squib (작은 폭죽)
원곡 : 비발디, 사계 겨울(Concerto No. 4 in F minor, Op. 8, RV 297, "L'inverno") 1악장

3. Vivaldianno (비발디아노)
원곡 : 비발디, 사계 봄(Concerto No. 1 in E major, Op. 8, RV 269, "La primavera") 1악장

4. Clash (충돌)
원곡 : 비발디, 두대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 1악장

5. Fiesta Batucada (바투카다 축제)
원곡 : 크라이슬러, 콘체르토(Violin Concerto in C major "In the style of Vivaldi") 3악장

6. Cochabamba (코차밤바)
원곡 : 비발디, 사계 겨울(Concerto No. 4 in F minor, Op. 8, RV 297, "L'inverno") 2악장

7. ChatterBox (수다쟁이)
원곡 : 비발디, 사계 가을(Concerto No. 3 in F major, Op. 8, RV 293, "L'autunno") 2악장

8. String On The Ice (얼음 위의 연주자)
원곡 : 비발디, 사계 겨울(Concerto No. 4 in F minor, Op. 8, RV 297, "L'inverno") 3악장

9. La Paz (평화)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A마이너 3악장

10. Call Of Shades (유령의 부름)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F마이너 2악장

11. Heart Beat (심장박동)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D메이저(Violin Concerto in D major, RV 230) 3악장

12. Velvet Battle (벨벳전투)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B마이너(Concerto in B minor, RV 580) 1악장

13. Fly’s Fight (파리의 투쟁)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D마이너 3악장

14. Antonio (안토니오)
원곡 : 비발디, 사계 여름(Concerto No. 2 in G minor, Op. 8, RV 315, "L'estate") 1악장

15. Die Another Day (다른 날 죽으리)
원곡 : 모차르트, 레퀴엠 D마이너 6악장

16. Bengal Fire (벵골의 불)
원곡 : 비발디, 사계 여름(Concerto No. 2 in G minor, Op. 8, RV 315, "L'estate") 3악장

17. Stabat Mater (슬픈 성모)
원곡 : 비발디,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RV 621) 1악장

18. Il Prete Rosso (붉은 머리의 사제)
원곡 : 비발디, 콘체르토 G메이저(Concerto for 2 Violins in G major, RV 516) 3악장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있는 원곡의 한글명과 과거 공연영상을 참조하여
비발디아노에 사용된 클래식 원곡을 찾을 수 있는 만큼 찾아보았다.
원곡 타이틀에 적혀 있는 RV는 리옴번호(Ryom Verzeichnis)의 약자이고
비발디의 음악을 연구하고 정리한 덴마크의 음악학자 페터 리옴(Peter Ryom)이
장조와 단조 순서대로 정리하여 붙인 비발디 음악의 고유번호다.

비발디아노에는 비발디의 음악뿐 아니라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프리츠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가 비발디 스타일로 작곡한 콘체르토(협주곡)도 포함되어 있다.
미칼 드보르작은 인터뷰에서 20세기의 음악가 크라이슬러의 곡을 삽입한 것은
수 세기가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과 존경을 받는 비발디의 음악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고
모차르트가 최후까지 작업했던 미완성곡 레퀴엠을 포함시킨 것은
흥망성쇠를 경험했던 천재 모차르트의 삶과 그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비발디의 삶이 닮은 데다가
체코 출신의 영화감독 밀로스 포먼의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 1984)를 감명 깊게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는 안토니오 비발디라는 음악가를 재조명하는 한편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 콘서트 공연장의 분위기를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세련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변화시켰다.
클래식 음악 연주에 사용되는 고전 악기에 전자 악기를 더하여 고전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했고
미디어아트 영상과 춤을 추는 댄서가 가세하여 듣는 재미에 보는 즐거움을 덧붙였다.
비발디아노를 관람하며 클래식 콘서트의 진화를 경험했고
대중에게 보다 쉽고 친밀하게 다가서고자 애쓰는 아티스트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창시절 즐겨들었던 비발디의 사계를
수준 높은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연주로 오랜만에 체감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마치 비행기 좌석처럼 좌석 등받이 후면에 모니터가 부착되어 있다는 것이 무척 신선했다.
이 모니터로도 자막이 출력되므로
자막을 읽기 위해서 무대 양옆에 설치되어 있는 스크린을 쳐다봐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멋진 음악을 들려주었던 솔리스트들이
1층에서 관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팬서비스를 행하여
비발디아노 감상의 여운을 더욱 짙고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번이 한국 방문 네 번째라는 아리따운 바이올리니스트 마르티나 바초바는
함께 사진을 찍는 팬들에게 일일이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말을 건넸는데
발음이 너무 좋아서 혹시 한국어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를 관람하며 체코의 뛰어난 예술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상연된 라이선스 뮤지컬 중에는 잭 더 리퍼, 삼총사, 드라큘라, 햄릿 등
체코를 원산지로 하는 작품들이 꽤 있다.
그리고 체코의 아티스트들은 클래식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새로운 콘서트를 창조했다.

체코의 예술혼이 담겨 있는 보고 듣는 신세대 미디어아트 콘서트 비발디아노의 성공적인 월드투어를 응원한다.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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