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청춘 18대1 2017/02/15 14:09 by 오오카미




한 달 전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창작뮤지컬 청춘 18대1을 관람했다.

극단 죽도록 달린다에서 제작한 뮤지컬 청춘 18대1의 초연은 2008년이었고 당시는 연극이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2016창작산실에 선정되어 뮤지컬로 재탄생하여 무대에 올랐다.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 부부 콤비와 황호준 작곡이 호흡을 맞추었다.
공연시간은 1시간 50분이고 아홉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작품의 주된 배경은 조선인 입양아 이토에(한국 이름 윤하민)가 운영하는 1945년 동경의 댄스홀이다.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인 김건우가 이토에를 찾아와서는 한 달간 보관해달라며 가방을 맡긴다.
이토에는 억지로 떠맡은 가방을 댄스홀에 맥주 배달을 오는 강대웅에게 맡아달라며 다시 떠넘긴다.
대웅은 이토에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기에 기꺼이 부탁을 들어주고는 들뜬 마음으로
같은 주류공장에서 일하는 정윤철, 기철 형제에게도 자랑을 한다.
동경 시내에서 불꽃놀이가 있던 밤 건우는 일본 순사들의 추적을 피해 도망치다가
거리에 나와있던 대웅과 윤철 형제와 부딪히고는 넘어진다. 그는 다시 몸을 숨기지만
뒤쫓아왔던 순사들의 검문에 윤철의 바보 동생 기철이 조선말을 쓰는 바람에 조선인임이 들통나게 된다.
이들은 조선인 징용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와 일본인 행세를 하고 있었기에 체포될 위기에 처하고 만다. 
이를 보다 못한 건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어 순사에게 달려들다가 그만 총을 맞는다.
대웅과 윤철 형제는 총상을 입은 건우를 둘러업고 이토에의 댄스홀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추격은 간신히 따돌리지만 결국 건우는 숨을 거두고
그가 이토에에게 그리고 이토에가 다시 대웅에게 건넸던 가방의 내용물이 폭탄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 폭탄은 동경시장을 암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토에는 건우의 뜻을 계승하여 춤을 좋아하는 동경시장을 댄스홀에 초대하여 암살할 계획을 도모한다.





무대는 목조건물과 오래된 자전거, 타자기 등으로 1940년대 중반 일본의 분위기를 자아내었고
무대 우측에는 댄스홀 폭발사건 후 혼자 살아남은 이토에가 취조관에게 취조를 받는 취조실이 꾸며졌다.
넓은 무대 중앙은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댄스홀 그리고 건우와 대웅 일행이 부딪히는 거리 등으로 활용된다.
천장에는 샹들리에와 수은등을 매달아 놓아 댄스홀 그리고 밤거리의 풍경을 연출하는 효과를 더하였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 대사 중에는 일본어 분량이 꽤 된다.
일본어 대사의 한글 자막은 무대 뒤쪽의 벽면에 투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한 달 후에 열릴 댄스홀 춤 경연회를 앞두고
춤에 문외한인 대웅 일당과 나츠카, 그리고 순자가 이토에에게 춤을 배우는 장면이다.
목숨을 건 거사를 앞두고도 이들은 춤을 배우며 춤의 정열과 매력에 푹 빠져들고 만다.
이들이 커플 댄스를 추며 그 순간을 즐기는 장면은 영화 얼라이드에서
거사를 앞둔 두 주인공이 옥상과 사막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아름다운 장면을 연상케 했다. 



지능이 떨어지지만 순박한 기철 역의 김선표 배우와
이토에의 병약한 여동생 순자 역의 김혜인 배우.

댄스홀 폭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이토에가 아니라 나이 어린 순자로 설정되었다면
보다 개연성이 살아났을 거라 생각한다.
이토에는 건우가 맡긴 폭탄을 대웅에게 떠넘긴 데다가 댄스홀 거사 때에도
혼자 살아남음으로써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어 인간적 연민을 끌어냄으로써 
극의 처량함과 허무함을 더해주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건우의 일본인 아내 나츠카 역의 박란주 배우와
폭탄 거사의 단초를 제공하는 무정부주의자 건우 역의 이천영 배우.
박란주 배우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보았는데 그녀의 가창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일본인 배우인가 생각했을 정도로 일본어 발음도 좋았다.
사실 이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가장 주목했던 배우는 문진아 배우였으나
막상 공연을 접해보니 문진아 배우도 물론 좋았으나 가장 빛나는 배우는 박란주 배우였다.
일본인이고 임신을 한 상태이면서도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거사에 동참한다는 설정 또한 그녀의 캐릭터를 빛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작품 속의 건우와 나츠카의 모델은 실존인물인 박열 의사와 그의 일본인 아내 카네코 후미코라고 한다.
박열 의사는 동경에서 사회주의 비밀단체 흑도회를 조직하여 무정부주의 운동을 했다. 
1923년 9월 1일 동경대지진 이후 조선인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검거되었고
취조 중에 폭탄 구입을 시도하여 일본 천황 암살을 계획했다는 것이 밝혀져 대역죄로 기소된다.
1926년 최종적으로 그는 아내 후미코와 함께 사형을 선도받으나 일주일 후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는다.
그 해 후미코는 감옥 안에서 숨을 거두었고 의사는 22년의 징역을 살고서
광복 후에 출소하여 한국으로 건너와 이후로는 이승만 대통령을 지지하며 반공운동에 동참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납북되어 1974년 북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준익 감독, 이제훈 주연으로 영화 박열이 제작된다고 하니 영화가 개봉되면
이 뮤지컬 청춘 18대1도 다시 한번 회자될 것 같다.



박열 의사와 카네코 후미코(金子文子)가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사진은 일본에서 괴사진이라고 불릴 정도로 꽤 유명하다.
왜냐하면 이 사진이 사형선고를 앞두고서 법정 대기실에서 촬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형선고가 내려질 것을 각오한 의사가 고향의 어머니에게 보내기 위해서
사진사에게 간청해서 찍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는 설이 유력한 것 같으나
포즈가 너무나 대담하고 에로틱하게도 보이므로 꼭 그런 것 같지만도 않다.
여하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의 애정행각을 연상케 하는 사진이 세간에 유출됨으로써
사진을 찍은 사진사가 처벌을 받고 인구에 회자되는 사진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얼굴사진과 관련해서는 1977년에 출간되었던 책에 실린
화사한 무늬의 기모노 차림 여인의 사진이 카네코 후미코의 대표적 사진으로 알려져 왔으나
박열 의사와 다정히 찍은 사진이나 다른 출간물에 게재된 그녀의 사진과 너무 다른 것을 의아하게 여긴
한 일본인 블로거의 과거 출판물들 조사에 의해 동명이인의 다른 사람 사진이라는 것이 2010년에서야 밝혀졌다.



동생 기철을 끔찍이 생각하는 형 윤철 역의 빈준영 배우와
맥주 배달하다 이토에에게 반하는 대웅 역의 이기섭 배우.

징병을 피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 행세를 하며 불법노동자로 일하는
대웅과 윤철 형제는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대변하는 인물들이었다.
일본이 아니라 만주로 건너가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 독립운동가들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부끄러운 이들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이토에가 그러했듯이 이들도 자신의 목숨이 아까운 보통사람이었으니까. 
힘 없는 국가의 민족이 당하는 설움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 캐릭터임엔 틀림없었다.



이 작품의 중추적 인물 이토에 역의 문진아 배우와
취조관 및 일본 순사 역의 오찬우 배우.

문진아 배우를 처음 만났던 것은 2011년 소극장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 라 레볼뤼시옹을 통해서였다.
이 작품에서는 댄스홀을 운영하는 춤 강사로 설정된 만큼
그녀의 안정된 가창력뿐 아니라 춤 실력도 확인해볼 수 있어 팬으로서 더욱 즐거운 무대였다.



춤에 미친 동경시장 역으로는 김재형 배우가 출연했다.
밝고 코믹한 그의 춤사위는 극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도 했다.



뮤지컬 청춘 18대1은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난 폭탄 거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목숨을 걸 수 있을 만큼 열정적으로 산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오늘날의 관객들에게도 꿈을 향한 열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론 박열 열사와 그의 일본인 아내 후미코에 관하여 알게 되어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뮤지컬 청춘 18대1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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