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소설 펜타메로네 2016/12/20 22:41 by 오오카미


몇 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잔혹동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것에 호기심을 갖는 인간의 본연적 욕망 때문일 수도 있겠고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에 접했던 동화가 사실은 어린이에게 적합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조금은 충격적인 진실을 전해들으면서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라푼젤, 신데렐라, 빨간 모자 등 211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그림형제의 그림동화가 바로 이러한 잔혹동화 논란의 주인공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19세기 초반에 출간된 그림동화보다 무려 200년 가까이 앞선 동화집 펜타메로네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즉 펜타메로네는 잔혹동화의 시발점이라 칭할 수 있는 책인 것이다.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집필한 펜타메로네의 부제는 테일 오브 테일즈다.
이야기들 속의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신밧드의 모험 등의 이야기로 잘 알려진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처럼 
펜타메로네 역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형성하는 주된 이야기가 있고
주된 이야기의 틀 안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있다.

천일야화에서 왕비의 부정으로 인해 여자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된 페르시아 왕 샤리아르가
나라 안의 미인들을 하룻밤에 한 명씩 아내로 맞이하여 다음날 사형에 처하는 횡포를 저지르자
현명하고 언변이 뛰어났던 처녀 세헤라자드는 자진하여 왕의 침소에 들어가 밤새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음으로써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 왕이 그녀의 사형을 하루씩 연기하게 만들었다.
세헤라자드의 이야기는 무려 천일 밤이나 지속되었고 결국에는 왕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그녀를 왕비로 맞이하였다는 것이 천일야화의 주된 이야기라면
펜타메로네에서는 초차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공주가 주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초차는 웃지 않는 소녀였으나 어느 날 어린 악동과 말싸움하는 노파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린다.
이에 분노한 노파는 마법에 걸려 잠들어 있는 먼 나라의 왕자 이외의 남자와는
결혼하지 못 할 거라며 초차에게 저주를 건다.
노파가 말한 왕자님이 궁금하여 혼자 여행을 떠난 초차는 기나긴 여정 끝에 왕자가 잠들어 있는 곳에 도착하고
마법을 풀기 위해선 일주일 내에 물양동이 두 개를 눈물로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주일째 되는 날 물양동이를 거의 다 채웠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초차는 잠이 들고 마는데
그 틈에 욕심 많은 검은 여자노예가 물양동이를 가로채고 눈물을 쥐어짜 왕자를 깨운다.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이가 검은 노예라 착각하고 이 악녀를 왕비로 맞아들인다.
자신의 부주의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을 알게 된 초차가 비통하고 억울함에 흐느끼니
이를 가엾게 여긴 세 명의 요정이 초차에게 선물을 주어 그녀를 달랜다.
왕자의 처소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왕궁 옆에 거처를 마련한 초차는
요정들의 선물을 창밖에 내놓는 방식으로 왕자와 검은 왕비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정의 귀한 선물들을 대가 없이 헌상하는 초차에게 왕자가 소원을 말해보라 하니
초차는 임신한 왕비를 위해 이야기꾼들을 모아 연회를 열어달라고 청한다.
이에 왕자가 나라에서 가장 입담 좋은 여성 열 명과 초차를 왕궁에 초대하여
닷새에 걸쳐서 좋은 음식과 음악이 가득한 이야기 파티를 연다.

열 명의 입담꾼이 하루에 각자 한 개씩의 이야기를 풀어놓았고
닷새 동안 연회가 이어졌으니 총 50개의 이야기가 수록되어야 하겠으나
연회의 마지막날은 열 번째 입담꾼의 이야기 대신
초차가 서글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아 왕자가 진실을 알게 되는 에필로그로 대체되어 있다.
그래서 펜타메로네에 수록된 이야기는 초차가 주인공인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메인스토리와
연회에서 입담꾼들이 들려주는 49개의 이야기를 더하여 총 50편이 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열 페이지 내외의 부담 없는 분량이어서 쉬엄쉬엄 읽기에도 좋은 구성이었다.
작년에 제작된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에 등장하는 세 편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신데렐라,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등 그림동화의 내용과 유사한,
즉 그림동화에 수록된 이야기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원서의 내용에 충실하게 번역된 이 책을 읽으며 잔혹동화에 관한 궁금증도 많이 해소되었다.
펜타메로네에 수록된 이야기들 속에는 살가죽을 벗기고 손목을 자르고 요정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표현들도 많았고
상대방을 향하여 내뱉는 욕설도 적나라하여 역시 어린이 대상의 책이라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날을 사는 독자로서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17세기 당시의 유럽 어린이들에겐 이 정도의 잔혹성과 직설적인 욕은 대수롭지 않았을 수도 있고
솔직히 오늘날도 어린 세대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언어순화가 필요한 현실이 잔혹동화보다 더 잔혹하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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