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라이어 2016/12/05 15:20 by 오오카미




대학로 해피씨어터에서 연극 라이어를 관람했다.
라이어는 파르스(관객을 웃길 목적으로 만든 비속한 연극)의 대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이다.
라이어의 원제는 Run for Your Wife이고 레이 쿠니가 1983년에 쓴 작품이다.
국내 초연은 1998년이었고 이후 19년째 대학로에서 롱런하고 있는 연극으로도 유명하다.



연극 라이어의 주인공은 런던 택시운전사 존 스미스다.
그는 윔블던에서 아내 메리와 살고 있다.
또한 옆동네인 스트리트햄에서 아내 바바라와 살고 있다.
즉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밤낮 일정치 않다는 직업적 특성을 활용하여
존은 꼼꼼한 스케줄 관리로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유지해 왔다.

하루는 존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된 메리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다.
잠시 후 이마에 상처를 입은 존이 경찰과 함께 윔블던 집에 돌아온다.
실은 거리에서 강도를 만난 노파를 돕다가 머리를 다쳐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갔던
존이 정신을 차린 후 이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와 함께 귀가한 것이다.
존은 목격자이고 선의의 피해자일 뿐이니 사건 자체와는 관련이 없었으나
정신이 혼미한 상태의 존이 경찰서와 병원에서 서로 다른 주소를 진술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존의 신원을 미심쩍게 여긴 형사는 왜 병원에서는 주소지를 스트리트햄으로 적었는지 추궁한다.
한편 스트리트햄에 사는 존의 또 다른 부인 바바라도 경찰에 남편의 실종신고를 한다.



연극 라이어는 거짓말쟁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을 웃음의 주요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레이 쿠니의 다른 코미디 룸넘버13(Out of Order), 오! 브라더스(Tom,Dick and Harry) 등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결국에는 거짓말을 한 본인조차도 수습할 수 없는 형국에 이르는 과정이
코믹하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레이 쿠니 연극의 묘미는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순발력 넘치게 급조해내는 거짓말은 캐릭터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물론 없던 관계까지도 만들어낸다.
관객들이야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입장이므로
거짓말을 하면서 노심초사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 거짓말에 속는 상대방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극 라이어의 공연시간은 105분이고 일곱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존 스미스 역에 이강민, 윔블던서의 혈기왕성한 형사 트로 우튼 역에 한재웅,
바바라 스미스 역에 김호산, 바바라 집 위층에 새로 이사온 게이 바비 프랭클린 역에 서강우,
메리 스미스 역에 안유민, 스트리트햄서의 온후한 노형사 포터 하우스 역에 김원식,
메리 집 위층에 사는 존의 백수 친구 스탠리 가드너 역에 서지훈 배우였다.
수염을 근사하게 기른 김원식 배우는 남성적인 외모와는 달리 말투가 나긋나긋해서
그 갭이 만들어내는 언밸런스한 이미지만으로도 객석에 웃음을 주어 인상에 남는다.

거짓말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 법이다. 
 두 집 살림 비밀을 은폐하기 위하여 존은 친구 스탠리를 끌어들여 공모자로 만든다.
거짓말을 한 당사자인 존이 고군분투하는 거야 자업자득이라 하겠지만
친구 때문에 덩달아 고생해야 하는 스탠리의 모습은 어찌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공연은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진다.
거듭된 거짓말이 겹치고 겹쳐서 존과 스탠리를 점점 궁지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연극 라이어 커튼콜.
좌로부터 한재웅, 서강우, 김호산, 이강민, 서지훈, 안유민, 김원식 배우.



공연 후엔 배우들과의 포토타임이 준비되어 있어 공연의 여운을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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