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 2016/11/13 14:54 by 오오카미


극단 인어의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가 11월 8일부터 30일까지 예술공간서울에서 상연된다.



공연장인 예술공간서울은 성균관대 정문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성균관대입구 사거리에서 성균관대 정문 쪽으로 쭉 들어오다가 정문에 닿기 조금 전
약국 간판이 걸려있는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예술공간서울 간판이 보인다.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는 남자배우 두 명과 여배우 한 명이 등장하는 3인극이고 공연시간은 90분이다.
극단 인어의 대표이기도 한 최원석 작가의 신작이고 오유경이 연출을 맡았다.
소설가 연오 역에는 양동탁, 소설가의 친구 한기 역에는 한규남,
소설가 친구의 아내이자 소설가와 사랑에 빠진 소진 역에는 송인성 배우가 출연한다.

극단 인어 하면 연극 변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변태는 2014년 제1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대상, 연기상, 극작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명품연극이고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하듯이
생존을 위해 변태를 선택하는 여주인공을 연기했던 이유정 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던 연극이다.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공생을 소재로 삼고 있다.
가난한 소설가 연오는 옛날 여자친구였던 소진과 십년만에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소진은 연오의 부잣집 친구 한기와 십년 전에 결혼한 유부녀다.
즉 연오와 소진은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연오는 역시 십년만에 만난 친구 한기로부터 집과 생활비 등 경제적 후원까지 제공받고 있는 처지다.

어느 비 오는 밤 술에 취한 소진은 연오가 머무르고 있는 한기의 별장으로 찾아온다.
소진은 한기가 자신을 이곳으로 보냈으며 남편이 우리 관계를 알고 있으니 연오에게 도망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연오는 한기는 마음이 넓으니 우리를 이해해 줄 거라고 내가 그를 설득하겠다고 대답한다.
잠시 후 별장에 도착한 한기는 연오와 소진에게 셋이 함께 사랑을 나누자며 공생을 제안한다.

연오는 한기가 이해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했으나 온기가 아니라 한기가 느껴지는
그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기는 세 사람의 관계를 파국으로 이끄는 장본인이다.
또한 여주인공 소진은 두 남자의 삶을 소진시키는 마성의 여자다.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설정이라 하겠다.
 


작품 속에는 연오가 쓰고 있는 인어에겐 똥꼬가 없다네라는 소설이 등장한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한 이 소설은
아름답게 비춰지지만 실제로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인어의 비극적인 속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똥꼬가 없어서 입으로 배설을 해야 하고 성기가 없어서 인간 왕자와 사랑도 나눌 수 없는 가련한 인어를 말이다.

인어 이야기이므로 소설 속의 인어는 두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주인공 소진을 가리키는 것처럼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작품을 보고나서는 소진을 사랑하게 된 연오와 한기가 의외로 비운의 인어였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미 후 암컷 사마귀에게 잡아먹히는 수컷 사마귀처럼 말이다.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는 사람이 사람을 먹는 식인행위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
불타는 건물 안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죽어간 피아니스트처럼 목숨을 대가로 하면서까지
자신이 원했던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행위는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의미 즉 탐미로 미화되기도 한다.



연극 변태에서 느낄 수 있었던 주옥같은 대사가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에서도 넘쳐난다.
그의 침묵이 두렵지만 당신의 죽음은 더 두려워라는 소진의 대사라든가
소설 인어에겐 똥꼬가 없다네에 사용된 문장들은 곱씹어보는 재미가 있다.
최원석 작가의 희곡에서는 말이 갖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그가 극단 이름을 인어, 즉 사람의 말이라 명명한 것도
언어가 갖는 힘과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사량이 많아서일까 한기 역 한규남 배우가 대사를 틀리는 부분이 다소 있었고
말이 빠른 데다가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그의 대사가 시원스럽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두 번째 관람 때에는 한규남 배우의 대사 속도가 한결 완화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렇기에 첫 관람 때보다는 대사 전달력에 있어서 한층 나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공연시간이 90분이니 공연시간이 좀 더 늘어나게 되더라도
대사 스피드를 늦추어서 객석에 보다 시원하게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계인간처럼 냉철하고 계산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어서 한기의 대사처리를 빠르게 한 것이
연출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사의 의미가 객석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홍일점인 송인성 배우는 한마디로 찬란하게 빛이 났다.
그녀가 대표로 있는 씨어터송에서 연극 그녀들의 집, 나는 꽃이 싫다를 관람하며 그녀의 연기를 접한 적이 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이번 연극이 송인성 배우를 세 번째로 접한 무대가 되었는데 출연배우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세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모두 다른 배우들이었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녀는 팔색조의 매력을 보여주는 여배우였다.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에서는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뇌쇄적인 매력을 발하는 여주인공을 멋지게 연기한다. 
무대 위의 두 남자배우뿐 아니라 객석의 남성관객도 매료시킬 정도로.
Imagine을 노래하며 열정적으로 춤추는 소진은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연오와 소진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선 허림의 인어이야기,
세 주인공이 공생을 약속한 후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장면에선 존 레논의 Imagine 을 배우들이 직접 부른다.
연극 속에 노래가 삽입되어 극적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 주었으므로
앞으로 이들 노래를 듣게 되면 자연스레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가 떠오르게 될 것 같다.
Knockin' on Heaven's Door를 들으면 연극 변태가 떠오르듯이.





연극 인어를 사랑하다 커튼콜.
연극의 마지막 장면과 커튼콜이 바로 연계되므로 첫 번째 관람 때에는 촬영 타이밍을 놓쳤다.
소진이 두 번째 해골을 테이블 위에 놓으며 야릇한 표정을 띠는 장면을 연극의 엔딩으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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