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2016/08/01 12:53 by 오오카미




7월의 마지막 주말에 씨네큐브에서 일본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를 관람했다.
코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이 연출, 각본을 담당했고
큰 키로 유명한 일본남자배우 아베 히로시(阿部寛)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고 일본에선 올해 5월 하순에 개봉했다.
영화 원제는 바다보다 더 깊이(海よりもまだ深く)이고 일본에서도 활동했던
대만의 국민가수 등려군(덩리쥔)이 부른 노래에 나오는 가사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차용했다고 한다.



씨네큐브가 있는 건물 앞에는 망치질을 하는 사람 모양의 조형물 해머링맨이 유명하다.
티켓팅 후 영화 상영까지 시간이 남았기에 길 건너편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기획전시중인 불도저 시장 김현옥전을 관람했다.



코레에다 감독은 며칠 전 내한했다고 한다.
지하 2층에 위치한 극장 로비에는 코레에다 감독의 사인이 들어간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는 잔잔한 가족영화였다.
주인공은 15년 전 문학상을 수상한 적 있고 현재는 탐정사무소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중년남 료타(良多)다.
글을 쓰지 않은 지 오래되었음에도 여전히 자칭 작가인 료타는 탐정 일을 하는 건 자료수집을 위해서라고 둘러대고 있다.
료타의 취미는 경륜 등 도박이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이혼을 당했다.
전 부인 쿄코(響子)가 아들 싱고(真吾)를 양육하고 있고 료타는 한달에 한번 아들과 만나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다.
료타는 아파트에서 홀로 사는 노모 집을 때때로 방문한다. 전당포에 맡길 만한 돈이 될 물건이 있는가 싶어서.
양육비가 입금되지 않았기에 쿄코는 료타가 싱고와 만나는 것을 중지시키려 했지만 부자간의 정을 끊을 수는 없었다.
료타가 싱고를 데리고 노모의 집으로 갔기 때문에 쿄코는 아들을 데리러 옛 시댁을 방문하지만
태풍이 몰아쳐 어쩔 수 없이 전 시어머니댁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태풍으로 인해 옛 가족이 한곳에 모인 셈이다.


영화 속에는 주옥 같은 대사가 여럿 등장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탐정사무소장 역으로 나오는
리리 프랑키(リリー・フランキー)가 료타 역 아베 히로시에게 던진 대사였다.

誰かの過去になる勇気を持つのが、大人の男ってもんだよ
(누군가의 과거가 될 용기를 가져야 진정한 어른이 되는 거다)
이혼한 전처와 아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주인공을 향해 던지는 인생선배의 조언이었다.

철이 덜 든 중년을 연기한 아베 히로시의 연기도 물론 좋았지만
노모 역 키키 키린(樹木希林)의 노련미 넘치는 연기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던 관객도 매료시킬 정도로 남달랐다.
그녀가 아들과 나누는 일상의 대화 속에는 유머가 깃들어 있었고 삶의 연륜이 녹아 있었다.

키키 키린의 개인사를 살펴보니 법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뮤지션인 남편 우치다 유야(内田裕也)와는 2년간의 신혼생활 후 35년간 별거 중이고 
딸 우치다 야야코(内田也哉子)는 배우 모토키 마사히로(本木雅弘)와 결혼했다.
즉 키키 키린은 모토키 마사히로의 장모다.
모토키의 딸 우치다 캬라(内田伽羅)도 배우 활동을 하고 있으니 대표적인 연예인가족이라 하겠다.





영화 후반부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쿄코 역 마키 요코(真木よう子)는
전 남편과는 달리 똑 부러진 성격의 야무진 여성이었다.
료타와 쿄코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째서 남자가 여자를 이길 수 없는지 수긍이 갔다.

코레에다 감독은 이 영화는 이루고자 했던 꿈을 이루지 못한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료타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탐정사무소에서 일하고 있고
쿄코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편모가장이 되었고
료타의 노모는 허름한 아파트를 떠나길 원했지만 40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극작가 미타니 코키(三谷幸喜)의 부인이기도 한 코바야시 사토미(小林聡美)는
료타의 누나 역으로 출연하는데 계산 빠르고 영악한 아줌마 역을 맛깔나게 보여주었다.





영화의 주제가는 나가즈미 타카시(永積タカシ)의 솔로유닛 하나레구미(ハナレグミ)가 부른 심호흡(深呼吸)이다.
뮤직비디오 도입부에서 영화 속 장면이 등장하여 영화와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료타와 같은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는 후배 마치다(町田) 역으로는 이케마츠 소스케(池松壮亮)가 출연하는데
료타보다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지만 오히려 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어 주인공과는 대조되는 캐릭터다.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던 도중에 마치다는 료타에게 아들 자신이 원하면 언젠가는 아버지를 찾게 된다면서
료타를 위로하는 장면이 있는데 뮤직비디오에선 스무 살의 마치다가 새 가정을 꾸린 아버지를 찾아가는 장면이 그려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마치다가 료타에게 저는 선배에게 빚이 있어요라는 대사를 던지는 장면이 있다.
언제 무슨 일로 도움을 주었다는 건지 료타 본인이 기억하지 못했기에 그냥 얼렁뚱땅 국면은 마무리되었지만
어쩌면 이 뮤직비디오의 후반부에 그 답이 들어있지는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MV의 후반부 영상이 없기에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뒤로하는데 퇴장하는 관객들에게 로비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씨네큐브에서 관람한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는
아쉽고 후회 되는 과거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속을 촉촉이 적셔주는 단비 같은 영화였다.
개인적 평점은 ★★★★★★★★☆☆






영화 원제의 유래가 되는 테레사 텡(テレサ・テン)의 노래
이별의 예감(別れの予感. 1988)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삽입곡으로 사용되었다.
테레사 텡은 등려군(鄧麗君)의 영어식 이름이자 일본에서 활동했던 이름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영화 첨밀밀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로 잘 알려져 있는 테레사 텡은
1995년 42세의 나이로 요절했을 때 대만에서 국장으로 장례가 치러졌을 정도로 국민적 가수였고
일본 활동 당시 발표했던 노래 속죄(つぐない. 1984), 불륜 애인(愛人.1985)은 각각 150만장,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時の流れに身をまかせ. 1986)는 200만장이 판매되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P.S. 2017년 8월 20일 방영된 KBS UHD 문화기행 낭만 오디세이 10회에서
내 사랑을 드립니다 - 타이완 덩리쥔 편이 방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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