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대명문화공장 3층에 위치한 수현재씨어터에서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를 관람했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2008년 초연 이후 꾸준히 공연이 되고 있는 작품으로
수현재씨어터에서는 2014년 12월에서 2015년 2월에 걸쳐서 막을 올렸고 올해 7월에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올해 공연에는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하여 주가가 오른 이일화 씨가 캐스팅에 포함되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박춘근 작, 김수희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9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젊은 부부 중 남편 중기 역에 김민상, 아내 지영 역에 이지하,
노부부 할아버지 역에 김상규, 할머니 역에 강말금 배우였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공간적 배경은 공동묘지다.
중기는 꽃을 들고 민들레가 만발한 언덕을 올라와 먼저 와 있던 아내 지영의 곁에 다가와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지영은 중기의 이야기에 맞장구도 치고 대답도 하고 때로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러나 중기에게는 그런 지영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고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중기는 요절한 아내의 무덤을 찾아와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남편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옛날 일들을 회상하는 추억담이기도 했고
남자 혼자서 딸을 키워야 하는 고충을 토로하는 하소연이기도 했으며
못다 이룬 사랑을 아쉬워하며 떠난 연인을 기리는 추모곡이기도 했다.
중기와 지영만으로는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작품 속에는 후에 지영의 이웃사촌이 되는
유쾌한 노부부가 조연으로 출연하여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기는 장면이 바뀔 때마다 나이를 먹어 간다.
재혼을 하고 딸을 시집 보내고 이혼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중에도
중기는 틈틈이 지영의 무덤가를 찾는다.
지영은 예전 모습 그대로이지만 살아 있는 중기는 지영을 찾아올 때마다 흰머리가 늘어난다.
마침내 노인이 된 중기는 지영의 무덤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안정된 연기력의 이지하 배우는 발랄하면서도 약간은 푼수기가 있는 지영이 되어
극의 중심을 잘 잡아주었고 중기 역의 김민상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다.
노부부 역의 김상규, 강말금 배우는 감초 역할을 잘 소화했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반려자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었다.
부부끼리 손 꼭 잡고 보면 좋을 작품일 것 같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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