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 마당세실극장에서 연극 S다이어리를 관람했다.
2014년 12월에 관람했을 때는 시크릿 다이어리라는 제목이었는데
원작인 영화 타이틀 S다이어리로 제목이 회귀했다.

연극 S다이어리는 수상한 흥신소 시리즈로 유명한
극단 익스트림플레이가 제작했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29세의 잡지사 여기자인 주인공 진희 역에 이보아,
진희의 절친 동순 역에 김진여,
진희의 고교시절 첫사랑과 세 번째 사랑 연하남 역에 이진호,
진희의 두 번째 사랑 대학선배와 성희롱하는 원예사 역에 김진 배우였다.

진희가 유명 원예사를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연극은 시작된다.
성희롱에 격분한 진희는 원예사를 가격하고 폭행죄로 입건된다.
진희의 부탁을 받은 친구 동순이 합의서를 들고 원예사를 찾아가지만
선뜻 합의에 응해주지 않자 동순은 상대방을 구슬리기 위해
진희의 파란만장하고 애처로웠던 연애사를 늘어놓는다.
진희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시절 같은 독서실에 다니던 곱상한 상급생이었고
두 번째 사랑은 대학시절 국문과의 남자답고 듬직한 선배였고
세 번째 사랑은 사회생활하며 알게 된 자유분방한 연하남이었다.
진희는 동순의 조력으로 유치장에서 나오지만 이 사건으로 직장에서 해고된다.
사랑에도 번번히 실패했고 남자 원예사에게 성희롱까지 당하자
주인공은 남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SNS에 자신의 연애사를 올리기 시작한다.
진희의 글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지도를 넓혀갔고
급기야 방송에 연애칼럼니스트로 초대되어 얼굴이 알려지는 유명인이 되기에 이른다.
네티즌 수사대의 신상털기로 진희의 과거남들의 정보가 세간에 폭로되자
과거의 남자들은 곤경에 처하게 되고 사태를 수습하고자 진희에게 연락을 시도해온다.

좌로부터 김진, 김진여, 이보아, 이진호 배우.
연극 S다이어리는 무척 재미있었다. 2년 전에 봤을 때보다 더 많이 웃은 것 같다.
동순 역의 김진여 배우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를 통해서 이미 그 존재감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공연 시작 전 주의사항 전달 때부터 객석에 웃음을 몰고 오니까.
주연 이보아 배우는 매력 넘치는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포토타임 때 그녀의 지인으로 보이는 관객이 왜 이렇게 예쁘냐며 당사자에게 반문할 정도였으니까.
여주가 예쁘고 연기를 잘하면 극에 대한 몰입도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이진호 배우의 배역들은 조금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았으나
김진 배우가 연기하는 원예사와 대학선배는 임팩트가 강했다.
이 연극을 보고나서 실제로 화룡점정 자세에 도전해본 이가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연극 S다이어리는 연애의 아픔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사랑으로 아팠던 과거도 세월이 흐르면 아련한 추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19금적 개그코드로 적절하게 무장하여 관객의 가슴에 웃음을 가득 선물하는 좋은 공연이었다.

공연 후엔 관객과 배우가 함께 추억을 아로새기는 포토타임이 준비되어 있다.
연극 S다이어리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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