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비노기 영웅전. 약칭 마영전.
2011년 5월부터 시작을 했으니 5년째 플레이를 해오고 있는 셈이다.
물론 몇 주째 접속하지 않은 적도 있긴 하였으나
귀환자 혜택을 받은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아무리 못해도 2개월에 한 번씩은 접속했던 모양.

티이와 카단의 슬픈 엔딩으로 끝을 맺는
시즌1 콜헨과 로체스트 스토리는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시즌1은 스토리뿐 아니라 전투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그러나 시즌2 모르반 섬의 트레저헌터에서부터
스토리도 전투도 산으로 가 버린 듯한 느낌.
한마디로 시즌1과는 거의 연관이 없는 시즌2였다.

시즌3에서 스토리가 다시 시즌1과 맥락이 이어졌다고는 하지만
시즌3 레이드(보스전)는 공제(공격력 제한)방도 많고
무엇보다도 90레벨제 무기와 방어구의 재료가 되는 봉인의 힘과 전승석으로
가득 차는 보관함과 우편함을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수반된다.
보관함 늘려주지도 않으면서 재료템은 왜 이리도 잡다하고 번잡하게 만들어 놓은 건지.
그래서 시즌3를 잘 안가게 되다 보니 스토리 진행도 벤체너 기슭에서 멈춰 있다.

최근에는 콜헨과 로체스트를 오가며 시즌1 레이드를 순회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유지하고 있다.
복장은 마공 17k, 방어 4k 정도에 맞추고서.
시즌1 하드 돌기에는 충분한 스펙이다.

하지만 늘 반복되는 레이드 돌기도 이젠 매너리즘이라 할 수 있는 바
지난주부터 드디어 제작 숙련도를 올려보기로 했다.
캐릭터별로 금속갑옷, 금속무기, 재봉, 세공을 각각 선택하여 조금씩 숙련도를 올리고 있는데
금속갑옷은 초반에도 조금씩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금속무기는 정말 답이 없더라.

금속무기는 숙련도 1부터 99 구간까지 기본적으로 재료에 칼자루가 3개씩 들어가서
무기 아이템 제작하려면 최소 4500골드 이상이 소요되지만
거래소에 올라온 매물을 보면 1000골드도 안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초반에는 적자를 감수해야만 한다.
유저들의 글을 읽어보면 숙련도가 300이상이 되면 금속무기에서도 나름 수익을 낼 수 있다고는 하는데
초반 상태 봐서는 정말 그럴지 의문이긴 하다.

하지만 금속갑옷은 숙련도 올리는 재미가 있었다.
핏불 자켓이란 아이템이 있었다는 것 금속갑옷 숙련도 올리다가 처음 알았다.
금속갑옷과 재봉은 룩템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으니 나름 숙련도 올리는 보람이 느껴진다.

탭비의 5단계 집중 스킬 레이즈는 레이저광선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기술이다.
레이즈 시전 중이신데 감히 앞에서 가랑이를... 좋아.

데브캣아. 속옷이 노출되는 의상을 많이 만들어 주렴. 아니면 시스루라도.

그리고 설연휴 즈음부터는 최근에 새롭게 출시된 여성캐릭터 델리아를 키우기 시작했다.
바스타드소드라는 대검을 휘두르는 왕녀인데 근거리 캐릭터인 만큼
생존을 위해서는 방어와 회피 타이밍 잡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은 익숙지가 않아서 레이드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델리아에게 붙여준 별명은 야구소녀.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골프소녀도 어울릴 듯.

델리아의 제압기인 퀸즈 그레이스는 한마디로 호쾌하다.
다른 플레이어의 제압기와 연계하여 사용하면 퀸즈 그레이스가 발동되는 시간만큼 홀딩이 지연되므로
파티원들이 보스를 공격하는 시간을 그만큼 늘려줄 수 있다.

퀸즈 그레이스로 보스를 마무리하면 보스가 멀리 또는 높이 날아가는
통쾌한 홈런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델리아의 액티브 스킬 중엔 로즈 크러시란 것이 있다.
스스로 방어구를 파괴하고 파워업하는 기술인데
벗는데 어떻게 더 강해질 수 있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유저도 일부 있는 모양이나
물론 필자는 반대하지 않는다. 세일러문이 변신할 때처럼 보다 섹시한 연출효과가 부족하여 아쉬울 뿐이다.
그나저나 옷을 입었을 땐 모르겠는데 로즈 크러시 상태에서 보니 퀸즈 그레이스 연출 장면의 팔 길이가 부자연스럽다.

델리아 전용 의상인 트레이닝 큐브.
교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인데 귀엽다.

여하튼 델리아로도 시즌1의 엔딩을 보게 되었다.

풍만한 티이.

예언의 무녀임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운명을 받아들여 여신 모리안이 되어버린 티이.
티이가 여신이 되어 곁에서 사라지는 걸 막겠다며
티이의 소꿉친구 카단은 스스로 마족의 신 키홀이 되는 걸 주저하지 않았지만 결국 운명을 거스르진 못했다.
언제가 될진 알 수 없지만 마영전의 진엔딩은 티이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상을 멸망시키는 일이 있더라도 사랑하는 한 사람을 지키겠다는 것.
그것은 지극한 순애보일까. 아니면 지독한 이기심일까.




벚꽃 피는 봄이 다가오고 있다.

덧글
시즌3는 뭐... 시즌2나 똑같은 상황일거 같고..
시즌1 스타일대로 다른 시즌도 만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