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달빛안갯길 2016/02/01 02:44 by 오오카미


바람은 쌀쌀했지만 하늘은 화창했던 1월의 마지막 주말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달빛안갯길을 관람했다. 



연극 달빛안갯길의 공연시간은 2시간이고 
신은수 작, 신동인 연출이고 극단 한양레퍼토리가 제작했다. 

등장인물은 8명이다. 
일본인 역사학자 쓰다 소키치 역에 남명렬, 조선인 역사학도 이선규 역에 정원조, 
영친왕의 약혼녀 민갑완 역에 김유리, 민갑완의 외삼촌 이기현 역에 임형택, 
당나라 처녀 선묘 역에 박별, 인간이 되고 싶은 여우 아랑 역에 류혜린, 
일제의 앞잡이 송씨 역에 김왕근, 꼽추 승려 역에 조연호 배우였다. 



연극의 시간적 배경은 1925년. 공간적 배경은 경북 영주시의 부석사다. 
쓰다 소키치와 민갑완이라는 실존인물을 등장인물에 배치시켰다는 점만 보더라도 
역사의식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임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일본인 역사학자 쓰다 소키치는 국내에서는 식민사학자로 악명 높은 인물이고 
민갑완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약혼녀였으나 일제의 강요에 의해 파혼당한 여인이다. 


조선인 역사학도 이선규는 철저한 실증사학자다. 
실제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진짜 역사라고 믿으므로 
선규에게 있어서 신화와 전설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했다. 
친분이 있던 쓰다 교수의 권유에 의해 선규는 조선사편수회에 합류하고 
교수와 함께 편수회가 발굴작업을 진행 중인 영주 부석사로 내려간다. 

한편 일제에 의해 파혼당한 민갑완은 외삼촌 이기현과 함께 부석사에 도착했다. 
명목상으로는 기분전환을 위한 여행이었지만 
진짜 의도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중국으로 망명하려는 것이었다. 
민갑완은 조사당에 거처를 정한다. 
조사당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의 진영(초상화)을 모셔놓은 곳이다. 

부석사의 대웅전인 무량수전 앞마당을 발굴하던 인부들이 석룡을 발견한다. 
부석사에는 예로부터 석룡 전설이 내려져오고 있었다.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신라로 귀국할 때 
대사를 흠모했던 선묘라는 이름의 당나라 처녀가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 몸을 바쳐 대사를 지키는 용이 되겠노라며. 
바람대로 용이 된 선묘는 대사의 귀국길을 수호했고 
후에 대사가 부석사를 창건하자 무량수전 앞마당에 내려와 잠들어 석룡이 되었다고 한다. 

일제의 발굴작업에 의해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선묘는 
의상대사가 이미 오래 전에 입적했다는 사실에 슬퍼한다. 
선묘는 대사의 진영을 모신 조사당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민갑완과 마주친다. 
민갑완에게서 대사와 닮은 분위기를 느낀 선묘는 그녀의 도피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무대는 부석사 조사당 건물에 초점을 두면서 전반적으로 가파른 경사면으로 구성되었다. 
공연 중엔 스모그 효과로 달빛안갯길이란 제목처럼 안개가 자욱한 산길의 분위기가 연출된다. 

부석사의 선묘설화와 일제강점기의 실존인물을 결부시킨 창작물이란 점에선 신선하였으나 
부활한 선묘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데 있어서는 굳이 역사학자는 필요하지 않았다. 
적게는 선묘와 민갑완 두 인물만으로도 이야기 전개가 가능했을 것이다. 
신화와 전설을 믿지 않는 역사학자를 일부러 등장시키고 
선묘와의 만남을 통해 역사학자가 자신의 역사관에 회의를 느낀다는 
교훈적 설정을 집어넣은 것은 오히려 작위적이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작품설정에선 두 역사학자가 주연급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나 
실제 연극에선 없어도 그만이 아니라 
오히려 없는 편이 내용 전개상 더 좋겠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캐릭터 설정의 중요성을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뜻밖의 연극이었다. 

의상대사와 선묘의 관계를 알고 있고 인간이 되고 싶어 천년을 수행한 여우 
아랑 역을 연기한 류혜린 배우의 연기가 개성 있었고 인상에 남는다. 





연극 달빛안갯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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