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 2015/12/14 14:23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대학로 SH아트홀에서 창작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를 관람했다.
SH아트홀을 방문한 것은 뮤지컬 드랙퀸 이후이니 2년 반만이었다.


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는 뱀파이어 가족의 이야기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으리으리한 고성에서 우아하게 생활하는 귀족 뱀파이어가 아니라
하층서민과 다를 바 없이 고단한 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이채롭다.

가렴주구한 정치로 영지의 백성들을 괴롭혔던 드라큘라 백작이 민중봉기로 피살된 후
그의 부인 쏘냐, 아들 바냐, 딸 아냐는 루마니아를 도망쳐나와 세계 곳곳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정착한 곳이 한국의 어느 호숫가다.
호수의 풍경이 고향의 것과 닮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호수 부근에는 유원지가 있었고 세 가족은 그곳 귀신의 집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다.
관 속에 누워있다가 공포체험하러 온 관객들을 놀래키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살아남은 쏘냐 가족은 인간과의 공존을 결심했다.
인간의 목에서 생피를 빠는 대신 헌혈팩을 마시고 토마토주스를 마신다.

쏘냐는 TV드라마를 보는 것이 낙이 되었고
바냐는 유원지 사장의 부인인 미봉을 짝사랑하고 있다.
현실감각이 결여된 모자와는 달리 딸 아냐만은 각박한 현실을 인식한 똑순이다.
언젠가 이 귀신의 집을 떠나서 호화로운 고급아파트에서 사는 것을 목표로
아냐는 귀신의 집 외에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돈을 모으는 데는 백년 이상 걸릴지도 모르지만 수명이 한정된 인간과는 다르니까
시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냐의 일터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뱀파이어 가족의 가난하지만 평안했던 삶에도 위기가 닥쳐온다.


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는 김나정 작, 이용균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없이 11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쏘냐 역에 진아라, 바냐 역에 이지호, 아냐 역에 한수림,
유원지 사장 역에 박태성, 미봉 역에 박혜미, 
그리고 오화라, 최연동, 조수빈, 이상훈, 백재연 배우가 출연했다.


드림월드라는 유원지의 초라한 무대쇼로 공연은 막을 올린다.
어설픈 쇼는 이곳 유원지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말해주는 듯하다.
유원지 사장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이곳에서 일하는 흡혈귀 가족의 지갑 또한 다르지 않다.

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끌어다 쓰긴 했지만 
결국은 각박한 현실을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이야기였다.
공연을 접한 후 제목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았다.
상자 속.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한 몸을 겨우 누일 수 있는 상자 속이라니 서글픔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그 작은 공간이나마 허락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그 작은 공간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사람들도 어딘가에는 있으므로. 





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 커튼콜 영상.
좌로부터 조수빈, 최연동, 박혜미, 한수림, 이지호, 진아라, 박태성, 오화라, 이상훈, 백재연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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