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자이니치 2015/09/12 21:25 by 오오카미


대학로 엘림홀에서 연극 자이니치를 관람했다. 
자이니치(在日)란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도 일본 국적이 아니라 한반도의 국적을 갖고 있는 외국인을 지칭하는 단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재일한국인과 북한 국적을 갖고 있는 재일조선인을 통틀어서 지칭하는 약어인 셈이다. 

일본에서 살고 있고 일본어를 일상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이 자이니치, 즉 재일교포들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재일교포들은 성장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보즈카 요스케 주연의 영화 Go(2001), 시오야 슌과 사와지리 에리카 주연의 영화 박치기(2004)에서도 
이들 자이니치의 정체성 혼란을 주된 소재로 삼은 바 있다.  


공연장 로비의 축하화환 중에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가 보낸 것이 눈에 띄었다. 
그 연유는 극을 관람하면서 알게 되었다. 
극에 등장하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이 넥센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작품의 연출가가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의 아들이기도 하지만서도. 


연극 자이니치는 극단 후암이 제작했고 차현석이 작, 연출을 맡았다.
공연시간은 95분. 5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 자이니치의 무대는 시종일관 장례식장이다. 
카네모토 5형제 중 둘째 히사시는 2011년 후쿠시마 츠나미 때 실종되었다가 
1년 후 건물 잔해 속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가 남겼다는 유언장에는 형제들이 모두 모여서 자신을 추모해주면 좋겠다는 것과 
자신의 시신을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 땅에 묻어달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나머지 네 형제가 장례식장에 모인다.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무려 15년만이다. 

피를 나눈 형제들이 소원해진 것은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첫째 이치로와 막내 코지는 민단 소속이고 
셋째 카네토와 넷째 토모야키는 조총련 소속이다. 
자이니치는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민단과 북한을 지지하는 조총련으로 나뉘어 있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듯이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들도 남과 북으로 갈린 것이다. 
재일교포는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도 일본인이 아니라는 정체성 혼란만으로도 모자라 
한반도의 남과 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정체성 혼란까지도 겪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연극에는 네 명의 자이니치 형제들 외에도 한 명의 한국인 사업가가 등장한다. 
죽은 둘째가 유언장에서 대한민국에 묻히고 싶다고 하였기에
둘째에게 빚이 있는 한국인 사업가에게 연락하여 빚을 청산해주는 대신 
둘째의 유골을 한국에 가져가 묻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한국인 사업가는 방사능유출 문제로 입국절차가 까다로워졌다며 
자신이 가져온 방사능 탐지기로 둘째의 시신을 스캔하는데 방사능 반응이 나타난다. 
과연 둘째는 한국에 묻힐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형제들은 화해할 수 있을 것인지... 

연극 자이니치는 흥미로웠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고 서로의 신념에 의해 다른 국적을 선택했고 그로 인하여 반목하면서도
피로 이어진 형제애로 인해 서로를 걱정하는 네 형제의 애증을 긴장의 완급 속에 재미있게 그려냈다. 

극 속의 대사 중에는 일부 일본어가 있긴 하지만 
조선말로 하라고 다그치는 셋째 때문에 넷째가 조선말로 통역하여 다시 대사를 치므로 
일본어 대사의 의미가 객석에 전달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후반부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자리를 뜰 때 
막내가 그를 향하여 내뱉는 일본어는 통역이 되지 않은 탓에 
객석에서 어리둥절한 반응이 감지되기도 했다. 
- 긴박한 장면이라서 통역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언어의 장벽을 통하여 재일교포와 한국인 사이에 놓인 벽을 상징하는 연출이기도 했다 - 
막내 코지가 내뱉은 대사는 이런 의미였다. 
"나도 한국인이라구! 우리 형제들 패스포트 따위 없어도 모두 한국인이라구!" 

영화 박치기에 O.S.T.로 삽입되기도 했던 북한가요 임진강이 연극에서도 주된 테마로 사용되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과 끝난 후에도 구슬픈 멜로디의 임진강이 장내에 흘렀는데 
임진강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군복무했기에 개인적으론 그 시절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했다. 

연극 자이니치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의 아픔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연극 자이니치 커튼콜. 
좌로부터 넷째 토모야키 역의 공재민, 셋째 카네토 역의 이황의, 첫째 이치로 역의 신현종, 
한국인 영화제작자 박기환 역의 정성호, 한국에 진출한 프로야구선수 막내 코지 역의 윤상호 배우. 





임진강(イムジン河) - 사잔 올 스타즈의 보컬 쿠와타 케이스케가 부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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