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허영만전 창작의 비밀 2015/06/07 05:50 by 오오카미



허영만전 창작의 비밀은 4월 29일부터 7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허영만전을 관람했다.


미술관 입구의 허영만 캐릭터 포토존.


건물 로비에 들어서니 이 전시회를 방문한 정우성, 김희선, 이하늬 등
연예인들이 말풍선을 들고 찍은 인증샷이 시선을 끌었다.


미술관 로비에선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망치와 미스터고 페이퍼토이.


애주가이므로 개인적으론 소주잔에 특히 관심이 갔다.


그러나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 듯.


전시실 입구로 들어섰다.
만화는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허영만 씨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많은 소년들이 꿈꾸었던 직업 만화가.


처음 등장하는 전시실에는 허영만 씨의 데뷔작이 출간되었던 197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름으로 간행된 작품 중 구할 수 있는 모든 만화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초기 대표작 각시탈.
2012년엔 주원, 진세연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평균시청률 20%를 넘는 인기를 얻기도 했다.


색 바랜 70년대의 만화책들.
만화책방에서 한 권당 10원 내고 읽던 시절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1980년대 작품들부턴 낯익은 제목들이 제법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당거미 시리즈를 비롯하여 월간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되어 인기를 누렸던 제7구단,
당구만화 허슬러, 시공간을 넘나들며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이야기한 블랙홀,
심오한 권투만화 카멜레온의 시, 그리고 미스터 손 등.


권투만화 무당거미 시리즈.


블랙홀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으나 그 후속편인 화이트홀은 그림체도 엉망이었고 내용도 허술한 졸작이었다.


90년대의 작품들.
미스터 손의 후속편 날아라 수퍼보드, 인류가 멸망한 미래의 희망을 그린 망치,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아스팔트 사나이와 미스터Q.
그리고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한 비트, 타짜 등.

개인적으론 아스팔트 사나이와 미스터Q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만화 아스팔트 사나이는 대학시절 만화책방에서 본 마지막 만화였고
드라마 미스터Q는 GOP에서 군복무시절 소초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전반야 근무를 나가면 이 드라마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미스터Q를 방영하는 요일에는
어떻게든 후반야에 편성되고 싶다는 것이 부대원들의 바람이었을 정도였으니까.
주연인 김희선보다 악역을 맡았던 송윤아가 더 인기 있었다는 점에서도 특색 있는 작품이었다.

*자정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야간근무조를 전반야, 이후의 야간근무조를 후반야라 한다.


망치, 날아라 수퍼보드, 미스터Q.


자동차 세일즈맨의 성공신화를 그린 아스팔트 사나이.


21세기의 작품들. 
최근에는 일본만화를 주로 접하고 있는 관계로 
21세기에 출간된 한국만화 단행본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작품 수가 줄어든 대신 오히려 각 작품의 깊이는 더해졌을 테니
21세기에 출간된 허영만 씨의 만화는 이전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질 것만 같다.


허영만 씨의 만화 중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은 2006년에 영화를 본 후
원작이 궁금해져서 읽은 타짜였다. 며칠에 걸쳐서 1부부터 4부까지 완독했던 기억이 난다.


출간된 만화책 전시실을 나오면 종이를 복잡하게 늘어놓은 설치작품을 만나게 된다.


허영만 씨의 엄지손가락 지문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지나게 되는 어두운 통로에는
그의 작품 속 대표 캐릭터의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다.




각시탈, 무당거미, 식객, 제7구단의 캐릭터 피규어들.


다음 전시실에선 허영만 씨의 작품 중 대표적 원화를 추려내어 캠퍼스로 확대한 작품을 전시했다.


망치.


따따뚜뚜.


살라망드르.


오! 한강.


미스터Q.


그러고 보니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를 탐독했던 시절도 있었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만화 중에는 방학기 씨의 바람의 파이터가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마요일.


질 수 없다.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무당거미와 노랑머리.


다양한 복서들의 삶을 그린 권투만화 무당거미.


다음 전시실은 창작의 비밀이란 주제로
캐릭터, 연출, 스토리로 파트를 나누어 공간을 구성했다.


허영만 씨가 창조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날아라 수퍼보드의 주인공 손오공이 외우는 주문,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 초가 노래 후렴구에 사용된
동명 애니메이션의 주제가가 쉴 새 없이 전시실 내에 흐르고 있었다.
같은 노래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나중엔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다. 과유불급인 셈이다.
포스트에 사진이 너무 많으면 페이지로딩에 랙이 걸리니 이 포스트 역시 과유불급일 수도 있겠다.


캐릭터 탄생까지의 습작들.


저팔계는 정말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육중한 몸매의 돼지가 선글라스를 끼고 오토바이를 몰고 바주카포를 쏘는 모습이라니
이 얼마나 참신한가.


아이가 자신의 만화를 보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린이의 시선에서 기획한 첫 작품이 날아라 수퍼보드였다고 한다.


나루토를 능가하는 손오공의 분신술.


날아라 수퍼보드의 원화. 
 

만화가가 창조한 다양한 캐릭터들.


개그 소재로도 자주 활용되었던 사오정의 대형 피규어.


사오정은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포토존이었다.


칭기스칸을 그린 만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주위의 평이 좋은 작품이기에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읽어보고 싶은 만화이기도 하다.
허영만 씨가 다시는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을 정도로 고생을 한 작품이라고 하니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걸작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에 이어서 두 번째 순서는 연출이었다.
정적 예술인 만화가 마치 동적 예술인 영화처럼 느껴지는 것은
멈춰져 있는 그림을 보는데도 마치 연속된 동작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힘,
바로 연출력 때문이라고 한다.
블로그 포스트의 사진을 어떤 순서로 배열할까 궁리하는 것도 연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컷으로 이루어진 만화의 세계.
그 각각의 컷이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허영만의 만화는 한 번 손에 잡으면 끝날 때까지 놓을 수 없다.
그의 작품에는 영화감독들이 탐낼만한, 배우고 싶은 장면들이 많다.
타짜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이 칭찬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영상실에선 만화가 영만 씨의 일일이란 제목의 런닝타임 18분짜리 영상이 반복되어 상영된다.


허영만 씨의 작업실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인터뷰 영상에 곁들여 그가 일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영상의 후반부에는 그의 일과표가 소개되었는데
술을 네 번이나 반복하여 적은 저녁시간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애주가는 애주가를 알아보는 법이므로.


영상실 이외에도 전시실 곳곳엔 여러 대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들 모니터에선 영상실에서 반복하여 상영되는 영상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인터뷰 영상 등도 송출되므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만화 비트에 대한 허영만 씨의 회고담.
무협지 스토리작가였던 박하 씨의 드라이한 스토리에 맞추기 위하여
그림체도 대폭 바꾸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만화가의 그림체에는 그만의 개성이 담기기 마련인데 그것을 바꾸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허영만 씨의 만화는 90년대 이전과 이후의 그림체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만화 비트와 영화 비트의 결말은 다르다.
만화 쪽이 보다 현실적이라 하겠다.



비트의 주인공 민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정우성.


비트에서 오토바이는 흔들리는 청춘을 상징하는 반항의 아이콘이었다.
만화나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별반 다르지는 않겠지만.


만화 비트에 등장하는 민이의 오토바이는 스즈키 RGV250 감마이고
영화 비트에 등장하는 민이의 오토바이는 혼다 CBR600F인데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오토바이는 스즈키 하야부사1300(GSX1300R)였다.


독수리 다음가는 맹금류인 매를 의미하는 일본어 하야부사(隼).
隼이란 한자어가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이 모델 시리즈는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바이크이므로 만화와 영화에 등장하지도 않았지만
전시회에 전시되었다고 하여 전혀 불만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비트가 제작된 것이 1997년이었고,
현존하는 오토바이 중 가장 수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하야부사 시리즈가
처음 발매된 것이 1999년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화가 1999년 이후에 제작되었다면 영화 속에 출연하는 오토바이도 바뀌었을 것이다.


비트의 다음 타자는 타짜였다.
허영만 씨는 출판사의 제의를 받고서 왕년의 타짜들을 직접 만나보았고
스토리작가 김세영 씨와 함께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스포츠조선에 연재한 1부가 성공을 거두어 이후 4부까지 연이어 만들어졌다고.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타짜와 원작만화를 비교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영화 타짜 1편의 후반부. 선박 안에서 주인공 고니(지리산 작두)와 아귀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는 장면을 원작만화와 콘티 그리고 시나리오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만화가 어떻게 영화화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콘티의 일부.

*콘티 - 영어 continuity의 약어.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CF, MV 등 영상작품을 촬영하기 전에 준비하는 영상의 설계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일러스트에 대사 또는 지문이 곁들여진 형태로 만들어진다.


시나리오의 일부. 

소설이 원작인 경우와 비교한다면 만화가 원작일 때에는
콘티를 짜는 것이 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원작만화와 직접적으로 비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애로사항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니까.


여하튼 영화 타짜는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그렇기에 원작만화도 찾아서 보았고.


타짜의 다음 공간은 고릴라가 프로야구 선수로 등장한다는,
이 또한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만화 제7구단이 차지했다.


국내에 월간만화잡지의 활로를 열었던 보물섬을 기억한다.
소년중앙, 새소년, 어깨동무 등 기존의 소년잡지에선 만화가 일부분을 차지하는 조연이었던 것에 반하여
보물섬은 한마디로 만화가 주연이었다. 그리고 잡지의 대부분이 만화 페이지였기에
기존 잡지들에 비하면 훨씬 두꺼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두께 때문에 보관이 용이하지 않아 당시 구입했던 보물섬 중 현재 남아있는 것은 없지만
순정만화잡지를 표방했던 르네상스는 아직까지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요즘도 만화월간지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80년대부터 90년대에 걸쳐서는 국내 만화잡지가 전성기를 누렸던 때였다.


보물섬 연재 당시에도 많은 인기를 구가했던 미스터 고.


제7구단이 연재되던 당시에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이 6개였다.
그래서 일곱번째 프로야구 구단이라는 의미로 제7구단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졌다.


허영만 씨는 권투만화와 야구만화를 그린 스포츠만화가로도 기억된다.


재일교포 야구선수 장훈(張勲)을 주인공으로 한 야구만화 질 수 없다.
장훈 씨는 일본 내에선 일본 이름인 하리모토 이사오(張本勲)로 알려져 있으나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한국국적을 지킨 자랑스런 재일한국인이다.
1940년생인 그는 1959년부터 1981년까지 프로야구선수로 활동하며 통산 3085개의 안타를 쳤고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일본 프로야구 통산최다안타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별명이 안타제조기.

스즈키 이치로(イチロー)가 일본 리그에서 기록한 1278안타에 더하여
6월 3일 날짜로 메이저리그에서 2878개의 안타를 기록함으로써 메이저리그 통산안타순위 40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친 안타수를 합치면 미일통산안타 4156개가 된다.
일본언론은 메이저리그 통산안타순위 1위 피터 로즈(Peter Rose)가 기록한 4256개까지
이제 100개가 남았다면서 떠들썩한 분위기이다.
이치로가 대단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양국 리그에서 뛴 만큼 통산기록을 논할 때에는 각 국가에서의 성적을 우선할 수밖에 없기에
장훈 씨가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 최다안타 기록은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장훈 씨는 동갑인 왕정치(王貞治. 일본 이름 오 사다마루) 씨와도 교우관계가 돈독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역시절 라이벌이었던 왕정치 씨가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 기록 또한 대단하다.
통산최다홈런 868개, 통산최다타점 2170점, 통산최다득점 1967점 등.





날아라 수퍼보드 네 캐릭터의 피규어.


식객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음식을 요리하는 순서와 방법,
재료와 용기의 명칭 등을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오동통한 주꾸미의 식감이 그리워졌다.
음식만화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만화를 보고 나니 그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는 것 아닐까.


손으로 쌀의 물량을 조절하는 법은 남자들도 알고 있어야 할 기본상식.


시원한 냉면의 계절 여름이다. 
하지만 뜨거운 잔치국수도 이열치열의 별미이니
면을 좋아하는 식객들에겐 계절이 따로 있겠는가.


소고기의 부위별 명칭을 설명한 그림.
아는 것이 힘이라고 어느 부위에 해당하는 고기인지 알고 먹으면 맛이 더 깊어질 듯.


만화 식객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취재와 답사가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사진들.


캐릭터와 연출에 이은 세 번째 요소는 스토리, 즉 이야기를 구상하는 힘이었다.


빛바랜 메모지들.
이하윤 씨의 수필 메모광이 떠올랐다.
메모를 하는 습관은 정말 부러운 습관이다.


색 바랜 노트들.
메모지보다 자세한 사항들을 기재할 수 있는 노트에 적은 기록들은 곧 일기이기도 하다.


스포츠조선에 연재된 만화 사랑해는 사랑을 주제로 한 가족만화.


만화에 얽힌 후일담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전시회의 재미인 것 같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스토리작가의 중요성에 대하여 깨닫게 되었다.
만화가 허영만의 좋은 작품들 뒤에는 스토리를 담당한 또 한 명의 작가가 있었다는 것.


김세영, 노진수, 박하, 이호준, 장대일.
허영만 씨와 함께 작업을 했던 스토리작가들이다.


스토리작가도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그림 그리는 사람도 스토리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그림과 스토리가 궁합이 맞아야 함을 표현하는 듯
한 쪽 면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반대면에는 좋은 글귀가 쓰여져 있는 전시물이 인상적이었다.


허영만 씨의 문하생 출신으로 성공한 만화가 윤태호 씨를 소개하는 공간도 작게나마 마련되어 있었다.


허영만 씨의 만화 벽은 재벌가 3대의 이야기를 그린 기업만화.


이 만화에서 윤태호 씨가 담당했던 부분이 원화와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조그마한 컷이지만 배경이 아니라 인물을 단독으로 그린 컷임을 강조한 원화는
마치 단역배우에게 첫 대사가 맡겨졌을 때와 같은 감동 아니었을까 싶었다.


국내 주간만화잡지의 대명사인 아이큐 점프 창간과 함께 연재된 만화 망치.
허영만 씨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망치라고 한다. 


윤태호 씨가 망치에서 그린 원화들.
문하생에게 너무 많은 것을 맡기면 만화가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 문하생 시스템의 문제점이므로
최소한 주요등장인물은 만화가 본인이 직접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자의 독립을 바라보는 스승의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제자를 양성했다는 뿌듯함과 새로운 라이벌 등장에 대한 긴장감. 양쪽 모두일까.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기업만화이자 바둑만화 미생.


미생은 작년에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다음 전시실은 허영만의 더 깊숙한 이야기로 꾸며졌다.
인간 허영만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시간을 뛰어넘은 두 허영만.


숫자로 풀어보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의 일과표.
철저한 시간관리 또한 부러운 습관이다.


나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는 자신감.


여행의 본질은 여유라는 말. 일리가 있다.


여행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한편 그 여행에서 다음 작업에 관한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는 그림들.


허영만 씨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흘리는 땀만큼 마음이 가벼워져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또한 그는 애견가이기도 했다.


작업실 사진에서 시선을 끄는 글귀가 있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날고 기는 놈도 계속하는 놈한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사슴은 종이를 먹는다. 진짜다.


허영만 씨의 첫 히트작 각시탈을 테마로 한 전시실이 이어졌다.


넓은 전시실의 네 벽면에 각시탈 1권부터 3권까지의 모든 페이지를 붙여서 전시해 놓았다.
전시실 중앙의 하얀 벽면에는 각시탈의 일부 컷을 프로젝터로 비추고 있었다.


벽면을 장식한 만화 각시탈.
70년대에 간행된 만화책은 말풍선 속의 대사도 활자가 아니라
손으로 직접 쓴 필기체라는 점이 생경했다.


다음 전시실에선 허영만 씨의 대표작 중 엄선한 원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좌로부터 망치(1990), 무당거미(1981), 꼴(2008).


슈퍼보드(1999),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2010).


아스팔트 사나이(1991), 따따뚜뚜(1990).


비트(1994), 담배 한 개비(1985).


미스터 손(1989).


망치(1990).


미스터Q(1993).


전시회의 마지막 공간에 다다랐다.
최신작 커피 한잔 할까요?가 소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로비의 기념품샵에서 구입 가능한 만화일기, 여행일기의 일부를
벽면에 붙여 놓음으로써 이 책들을 홍보하고 있었다.


두 시간의 관람을 마치고 허영만전을 뒤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허영만 씨의 만화 40년 인생을 되돌아보는 전시회였고
만화 외길을 걸어온 거장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화가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은 그의 작품을 찬찬히 음미하는 것이리라.
예전에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찾아 읽으며 기억을 되살리고 감동을 되새기는 것도 좋겠다.


예술의전당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쿠아아트 육교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도심 속에서 폭포를 만난 듯한 청량감을 연출하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아쿠아아트 육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사이에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을 고려하여 3회에 걸쳐서 2시간씩 가동된다고 한다.

볼 것 많고 즐길 것 많은 도시 서울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덧글

  • 준짱 2015/06/07 06:20 # 삭제 답글

    허영만은 나도 좋아하는 만화가지. 볼 만했겠는데?^^
  • 오오카미 2015/06/07 11:50 #

    허영만은 위대한 만화가다.
    그의 만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추천하고픈 전시회였다.
  • 클로버 2015/06/07 20:52 # 답글

    글 잘 봤습니다. 대단한 만화가죠.
  • 오오카미 2015/06/07 22:41 #

    댓글 감사합니다. 한국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죠.
  • 허영만전 2015/06/11 13:38 # 삭제 답글

    축하합니다~ 후기 이벤트 당첨되셨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공지 확인해주세용
  • 오오카미 2015/06/11 21:32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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