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중순 서초동 대법원 인근에 위치한 씨어터 송에서 연극 그녀들의 집을 관람했다.

연극 그녀들의 집은 김수미 작, 오유경 연출, 극단 그룹 동 시대 제작의 작품이고
공연시간은 100분, 5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어느 호숫가에 위치한 집이 작품의 배경이다.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실내의 창문은 모두 닫혀져 있고 커튼도 드리워져 있다.
어두운 분위기다. 배경만큼이나 작품의 이야기 또한 무겁고 우울하다.
연극에는 세 자매가 등장한다.
아버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그의 뜻대로 살았지만 결국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첫째,
못난 외모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 자란 둘째,
예쁜 외모로 인하여 아버지의 성적 노리개가 되었고 결국 집을 뛰쳐나간 셋째.
첫째와 셋째가 집을 나간 이후 둘째가 홀로 집에 남아 노쇠한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다.
이렇게 노력하니까 언젠가는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세 자매가 오랜만에 집에 모이지만
아버지로 인해 왜곡된 인생을 산 그녀들인 만큼 화해와 용서같은 건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버지를 왕진하는 젊은 의사, 셋째의 어릴 적 친구 만길이 등장하면서
인물들간의 갈등과 애증은 심화되고 결국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아이러니했던 것은 세 자매가 모두 젊은 의사에게 마음을 빼았겼다는 점이다.
억압과 학대 때문에 아버지를 전적으로 사랑할 수 없었던 그녀들이기에
아버지를 닮은 젊은 의사를 통하여 아버지를 향한 딸의 사랑이라는
인간본연적 감정을 해갈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집이라는 공간 속에 관객들도 포함시키고 싶은 의도였는지
공연장 벽에 밀착된 붙박이벤치를 배우들이 등장하는 통로로 활용한 점이 이채로웠다.
이 공연에 한해서만큼은 붙박이벤치는 객석이 아니었다.
벤치와 무대 사이에 자유롭게 나열된 1인용 의자가 관객들을 위한 객석이다.
연극 그녀들의 집 커튼콜.
인사 순서대로 아버지 및 의사 역의 김종태, 셋째 딸 역의 송인성,
첫째 딸 역의 이미라, 둘째 딸 역의 이수미, 만길 역의 이혜진 배우.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