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롤라장의 플라멩코 카르멘을 관람했다.
카르멘 역에 한국플라멩코협회 회장이기도 한 롤라 장, 호세 역에 김흥래,
투우사 역에 까를로스, 미카엘라 역에 에바 장 출연이었고 85분 공연이었다.

선글라스를 가져올 걸 싶었을 정도로 화창한 휴일의 오후였다.

전속단체 공연연습장 건립공사로 인하여 국립극장은 정문부터 어수선했다.
공사는 2016년 9월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니 당분간은 계속 이런 분위기일 듯.
롤라장의 플라멩코 카르멘 커튼콜 영상.
비제의 오페라이자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원작소설로 유명한 카르멘의 여주인공
카르멘은 정열적 팜므파탈의 전형이자 집시여인을 대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카르멘은 여러 남자를 홀리며 뜨겁고 자유롭게 살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여인의 이야기인 만큼
열정 가득한 춤이자 집시의 춤으로 유명한 플라멩코로 연출해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작품이기도 했다.
극중에서 플라멩코를 추는 장면은 화려하고 매력적이어서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였으나
인물들의 대사가 거의 없이 극이 진행되다보니 장면 전환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춤을 추지 않고 몸짓으로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어색함이 묻어났다는 점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다.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귀에 익은 노래들을 배경음악으로 하여 카르멘의 줄거리대로 극은 진행되었다.
호세를 카르멘에게 빼앗긴 미카엘라가 집시여인의 구슬픈 노래를 반주로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을 보고온 후 플라멩코(Flamenco)에 대해 찾아보니
플라멩코는 춤(바일레. Baile), 기타(토케. Toque), 노래(칸테. Cante), 박수소리(팔마스. Palmas)로 구성되며
춤의 경우 무대바닥을 발로 치는 동작을 사파테아도(Zapateado)라고 하는데 사파테아도는
신발 앞코로 바닥을 치는 푼타(Punta), 앞창으로 치는 플란타(Planta), 뒤굽으로 치는 타콘(Tacon)으로 구분되고
팔동작은 브라세오(Braceo), 손동작은 마노(Mano)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공연에서 플라멩코를 실제로 접해보니 춤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파테아도 때문에
플라멩코의 다른 명칭이 탭댄스인가 싶을 정도였다.
플라멩코가 주로 공연되었던 곳이 집시들이 거주했던 동굴이었기 때문에
사파테아도로 인한 발소리가 동굴 내를 울리는 효과는 컸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때문인지 사파테아도야말로 플라멩코 춤의 백미라고도 한다지만
대극장처럼 넓은 공연장에서는 청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사파테아도보다는
시각적 효과에 탁월한 브라세오와 마노를 강조하는 것도 좋으리란 생각을 해보았다.
플라멩코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주름치마의 한쪽 끝을 손으로 부여잡고
치맛속이 보일락말락 요염하면서도 관능적으로 여성미를 표출하는 춤사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에선 외국인 무희 두 명의 플라멩코에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관객들의 성원에 커튼콜은 한 번 더 진행됐다.
탱고로 카르멘을 연출한다면 보다 재미있을 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P.S. 아울러 김태희가 10년 전 CF에서 플라멩코를 추던 장면을 회상해본다.
2004년 세빌리아에서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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