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2014/09/09 02:34 by 오오카미


비가 잦았던 여름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지난주에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를 관람했다.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은 공연장뿐 아니라 매표소도 5층에 위치하고 있다.
참고로 대극장은 공연장이 지하 2층이고 매표소는 1층이다.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은 작년에 호러연극 우먼 인 블랙을 관람한 후 1년여만의 방문이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아버지 역에 김민재, 아줌마 역에 백은혜,
아들 역에 김호진, 여자 역에 노수산나,
노래방주인 역에 오의식, 소녀1역에 정선아, 소녀2역에 이지해 배우였다.





연극 우노얘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극단은 올해 봄에 연극 유도소년을 접하며 알게 되었는데
톡톡 튀는 참신함이 느껴진 무대였기에 차기작품에도 주목하게 되었다.



연극 우노얘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노래방이 메인무대였다.
이날 공연에서 노래방주인 역을 맡았던 오의식 배우는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푸념을 늘어놓았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해야지 뜬금없이 웬 얘기냐고.
그러나 공연이 무르익어감에 따라서 노래방에서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자연스레 밝혀진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노래방주인이 무대를 청소하는 장면으로 막을 올린다.
노래방주인은 객석을 향하여 탄식을 내뱉는다.
배우에게 청소를 시키는 몰지각한 연출에 대한 비난부터 시작하여
누가 봐도 놀이터인 배경을 노래방 화장실로 설정한 것에 이르기까지
한 마디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의 연출가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대사가 하나도 없는 자신의 처우에 대한 불평 또한 이어진다.

그러나 과연 노래방주인의 말은 진실이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노래방주인은 연출이 자신에게 대사를 하나도 주지 않았다고 탓했지만
1시간 50분의 공연시간 동안 대사가 가장 많은 배역은 다름 아닌 노래방주인이었다.

연극 우노얘는 노래방에서 일어나는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1. 아버지와 아들 - 재혼에 대하여 아들의 동의를 구하고자 상경한 아버지와 갈등을 조장하는 아들.
2. 아들과 여자 - 사랑하는 여자를 구속하려는 아들과 구속이 숨막혀 이별을 통보하는 여자.
3. 여자와 소녀들 - 실연한 여자와 그녀를 위로해주겠다고 뭉친 철딱서니 없는 소녀들.
4. 아버지와 아줌마 - 결혼을 구애하는 아버지와 주위를 배려하여 속마음을 억누르는 아줌마.

네 개의 에피소드 중 남자들간의 갈등을 다룬 첫 번째 에피소드는 솔직히 꽤나 지루했다. 
노래방주인의 대사를 통하여 놀이터를 화장실로 설정했다는 실험적인 연출기법을 사전에 인지한 데다가
초반의 이야기마저 지루하게 느껴지다 보니 이번 작품은 관객을 모르모트로 삼은 실험극인가,
유도소년에서 느꼈던 독특한 재미는 느낄 수 없는 것인가 싶어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연장을 뒤로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극의 재미는 서서히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걸즈토크의 진면목을 보여준 세 번째 에피소드는 극의 재미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였고
애잔한 아쉬움을 그리고 있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올드팝의 향수와 어우러져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노래방이 주무대인 만큼 에피소드마다 각각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노래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설정된 아버지 역의 배우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노래솜씨는 수준급이어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를 음미하면서 공연의 분위기에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

이 공연에 사용된 노래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에피소드 -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마이웨이(My Way).
두 번째 에피소드 - 임재범의 너를 위해.
세 번째 에피소드 - 포미닛의 오늘 뭐해,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올드팝 세 곡이 등장했다.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의 아무것도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을 바꿀 수 없어요
(Nothing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데비 분(Debby Boone)의 당신이 내 인생을 밝혀주네요(You Light Up My Life).
에릭 카멘(Eric Carmen)의 혼자이기 싫어요(All By Myself).
그리고 커튼콜에서는 싸이의 아름다운 이별 II가 사용되었다.

이들 삽입곡 중에서도 You Light Up My Life는 사랑을 노래하는 따뜻한 가사와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멜로디가 어우러진 명곡이어서 관객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소녀2역의 이지해 배우의 코믹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노래방주인이 극중에서 언급하듯이 이 연극에서 그리고 있는 이야기들은 갈등과 아쉬움 등 어두운 면이 많았다.
그럼에도 연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게 느껴지는 것은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가 삽입되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객석에 웃음을 전달한 두 조연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두 소녀는 서로를 미친년이라고 지칭하며 대사에서도 존나(졸라)를 연발한다.
공식석상에선 금지어이지만 일상에선 흔히 들을 수 있는 비속어의 사용이 오히려 친근감을 더해주었다고나 할까.
여하튼 이 두 소녀의 수다와 발광은 위로를 받아야 할 여주인공 보경이
"울게 좀 냅둬. 이 미친년들아."라는 대사를 토하게 만들 정도로 엽기적이었고 신명 났다. 
아울러 두 소녀 역의 더블캐스팅으로 여배우가 아닌 남자배우도 캐스팅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연극이 확실히 실험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겠다.

 

연극을 관람한 후 생각해 보았다.
과연 화장실과 놀이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렸다.
배설을 통한 시원함, 동심으로 돌아가는 편안함. 
일상에서 안고 있던 고민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인터뷰] 배우 오의식 "공감에서 오는 소통 풀어냈다" - 한국경제TV 와우스타 2014년 9월 1일 기사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커튼콜 영상.



서울에서 예쁜 거리, 걷기 좋은 거리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대학로를 빼놓을 수 없다.
며칠 전 포스팅한 감고당길, 인사동길 역시 같은 범주에 속하지만
대학로는 공연의 메카인 만큼 2시간 남짓의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공연의 여운을 달래며 식사 또는 차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식당과 카페도 많이 자리하고 있다.



바야흐로 곡식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한강자전거도로에서 마주한 강아지풀은 햇빛에 반짝이며 황홀한 금빛으로 영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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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준짱 2014/09/16 12:41 # 삭제 답글

    당신을 한강 자전거 도로 매니아로 임명합니다~^^
  • 오오카미 2014/09/17 01:16 #

    아이 러브 한강. 땡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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