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카미의 문화생활 : 연극 학교괴담 동상의 저주

대학로 레몬아트홀(구 아츠플레이씨어터)에서 공포연극 학교괴담 동상의 저주를 관람했다.
공연장은 대학성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공연관람에 앞서 더프라이팬 마로니에점에서 다리살 후라이드치킨과 샐러드 세트를 먹었다.
바삭하게 잘 구워진 순살치킨은 괜찮았으나 감자칩은 금방 눅눅해졌으므로
감자칩과 치킨이 어울린다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연극 학교괴담의 공연시간은 80분. 네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수아 역에 문선영, 혜리 역에 박새미나, 현정 역에 이민영, 체육교사 역에 김명식 배우였다.

여름과 공포영화가 잘 어울리듯이 짜릿한 스릴이 있는 공포연극 역시 더운 계절과 잘 어울린다.
연극 학교괴담은 제목 그대로 학교에 대대로 전해져오는 괴담을 소재로 삼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강남의 모 여고에는 매년 같은 날에 학생 중 누군가가 목을 매고 자살한다는 괴담이 내려온다.
죽은 학생의 이름이 학교 안 동상의 어딘가에 새겨져 있었다고 하여 동상의 저주라 불리고 있다.
수아, 혜리, 현정은 일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월반 학생들이다.
전교 1등에다가 부잣집딸인 혜리는 안하무인이고 강남에 살지 않는 현정을 수시로 괴롭힌다.
현정은 혜리에게 시궁창이라고 불리며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그녀에게 굽실댄다.
전교 2등인 수아는 얼마 전에 이 학교로 전학을 온 전학생이다. 수아 역시 혜리의 비위를 맞춘다.
이들의 담임인 체육교사 민혁도 부모 잘 만난 혜리를 편애한다.
혜리는 딱 한 명의 학생에게 주어지는 교장의 S대 추천장을 자기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나
정작 추천장을 받는 자는 혜리가 아니라 수아가 된다.
혜리의 발광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괴담으로 전해지는 그 날이 다가오는데...

좌로부터 이민영, 박새미나, 문선영 배우.

연극 학교괴담은 학교전설과 학교폭력을 버무린 공포연극이었다.
학생의 죽음과 관련된 전말은 결말부에서 밝혀지지만
학교전설의 진실이 극의 주된 내용이었던 학생 간의 폭력과 시기 등과는 연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극 전체의 유기적 결합성 면에서는 다소 미비한 점이 있었다.
또한 공포연극에서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하여 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무대의 불을 끄는 것인데
암전장면이 너무 많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암전으로 관객의 시각을 빼앗은 상황에서 객석에 물을 흩뿌리는 관객모독 연출까지 있었다.
관객의 시각을 마비시키지 않고도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진정한 공포연극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연극 학교괴담은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으나
여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적당한 짜릿함도 맛볼 수 있는, 괜찮은 공포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