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 2014/02/07 13:22 by 오오카미


덕수궁미술관에서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이 3월 30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관람요금은 덕수궁 입장료 1000원, 덕수궁미술관 입장료 5000원이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 홈페이지


이틀 간의 추위가 풀리고 따사로운 겨울햇살이 내리쬔 오후에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을 관람하러 덕수궁을 찾았다. 
미술관 건물 좌측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은 1910년에 건립된 근사한 서양식 건축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기도 한 덕수궁미술관은 1937년에 건립된 건물이다.
별칭으로 덕수궁석조전을 석조전 동관, 덕수궁미술관을 석조전 서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덕수궁미술관은 2층에 1전시장과 4전시장, 3층에 2전시장과 3전시장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2층의 1전시장을 둘러보고 3층으로 올라가 두 전시장을 거친 후
다시 2층으로 내려오는 관람동선을 취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화, 수, 목,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고
금,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객을 이끌고 전시작품의 설명을 들려주는 도슨트 타임은
평일에는 11시 30분, 12시 30분, 1시 30분, 4시 30분에 있고
주말에는 평일 시간대와 동일하고 5시 30분에도 추가로 진행된다.


이인성의 해당화.
1전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림이다.
붉은 해당화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넌지시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매혹적이었다.


2전시장에선 우리에게 친숙한 이중섭과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접할 수 있었다.

이중섭의 황소.
갈비뼈가 드러나보일 정도로 말랐으면서도 강인한 기백을 온몸으로 표출하고 있는
이중섭의 황소는 화폭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그림임에도 역동성과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과연 그 유명세만큼이나 보는 이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그림이었다.
배와 엉덩이 아래에 붉은색으로 그려져 있는 것은 수컷을 상징하는 심볼일 것이다.
작년에 재미있게 시청했던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이중섭의 삶이 언급되기도 했었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황소 이외에도 화가의 소박한 삶과 가족애를 엿볼 수 있는 그림도 함께 출품되어 있었다.


김환기의 영원의 노래.
창호지 문을 연상시키는 격자무늬와 한국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학과 청자 등 추상적 이미지가
따뜻한 파스텔톤의 청록색 배경과 어우러져 푸근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었다.
서구 모더니즘을 한국화한 추상미술의 선구자라는 화가에 대한 평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여인.
박수근의 그림은 마치 나무껍질이나 화강암 위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느껴진다.
그림 표면의 거칠고 울퉁불퉁한 마티에르(질감)는 그의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데
본그림을 그리기 전에 화폭 전체에 배경색이 되는 유화물감을
여러 차례 덧칠하여 이런 마티에르를 먼저 만들어냈다고 한다. 
화가는 거친 마티에르로 서민들의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표현하면서도
밝은 색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노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3전시장에선 천경자, 김기창 화백의 그림과 산수화 화가들의 그림을 접할 수 있었다.

천경자의 청춘의 문.
영화 속 여배우를 모델로 삼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탐미주의적 작품이라고 하는데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면서도 미를 추구하는 숙명을 타고난 여인의 서글픔이 느껴졌다.


천경자의 목화밭에서.
목화밭에서 일하다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을 목가적으로 따스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남편은 따사로운 햇빛 아래에서 오수를 즐기고 아내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평화로운 그림이었다.


김기창의 아악의 리듬.
어렸을 때 청력을 잃은 화가에게 있어 소리라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화가는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소리를 그들의 주위를 휘감고 도는 하얀 빛줄기로 형상화했다.


김기창의 군작.
4폭 병풍 크기의 큰 화폭 속에 무수한 참새떼가 무리지어 있는 이 작품은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림 속 수백 마리의 참새들이 우렁차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


김기창의 가을.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들 중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이다.

운보 김기창의 스승은 순종의 어용(초상화)을 그리기도 했던 당대 최고의 화가 김은호였다. 
김은호는 가느다란 선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기법과 사실적 묘사를 중시하는 일본화풍의 그림을 그렸고
김기창 역시 스승의 영향을 받아 광복 전에는 일본화풍의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광복 후에 일본화풍은 친일로 비판받았기 때문에 화가의 화풍은 크게 바뀌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김은호가 그린 의기 논개의 초상화는 몇 년 전 논개사당에서 치워졌다.

1934년 작품인 가을은 사실적 묘사가 뛰어난 그림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족의 평화로운 모습이 주는 안락한 분위기가 좋았고 
파란 가을하늘 아래 서서히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옥수수잎의 섬세한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아기를 업고 광주리를 머리에 인 젊은 여인의 동그랗고 귀여운 얼굴이 매혹적이었다. 
앳된 얼굴과 길게 늘어뜨린 댕기를 통해 볼 때 아기의 엄마가 아니라 큰 누나쯤으로 볼 수 있겠는데
동생들을 돌보며 가사를 돕는 든든한 장녀의 이미지가 대견스럽고 또한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3전시장의 후반부는 산수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허백련의 예쁘고 섬세한 느낌의 산수화도 좋았고
남북분단 전에 보았던 금강산을 회상하며 그렸다는 변관식의 남성미 넘치는 산수화도 인상적이었다.


노수현의 성하.
한여름의 계곡을 묘사한 은은한 분위기의 산수화였고
층을 이루고 떨어지는 얕은 폭포의 물줄기 묘사가 매우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4전시장에선 추상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덕수궁미술관을 나와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지나있었다.


덕수궁의 야경을 뒤로하고 대학로로 향했다.


서울도서관(구 서울시청) 전면에 걸려있는 현판의 글귀가 자연스레 눈에 들어왔다.
눈길 걷다 보면 꽃길 열릴 거야.
겨울을 보내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이렇게 시적으로 예쁘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유니플렉스에서 연극 웃음의 대학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 캐스팅은 검열관 역에 서현철, 작가 역에 류덕환 배우였다.
지난 12월에 관람했던 웃음의 대학도 좋았지만 이날 관람한 웃음의 대학 또한 좋았다.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연극만의 묘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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